북구르네상스

서양미술사 l 18C 이전

르네상스의 힘,정신을 담은 후기르네상스

16세기 북유럽의 르네상스는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 미술현상의 다양성은 매너리즘과 바로크로 나아가는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을 띄었다.

  • 자화상

    알브레히트 뒤러, 1500년, 패널에 유채, 피나코테크, 뮌헨

  • 십자가 책형(The Small Crucifixion)

    마티아스 그뤼네발트(Matthias Grunewald), 십자가 책형(The Small Crucifixion), 이젠하임제단화(닫은상태), 나무에 유채, 269x307cm, 1510-1515년, 엥테르랭텐미술관, 프랑스

  • 기사, 죽음, 그리고 악마

    1513년, 동판화, 파인아트미술관, 보스턴

  • 네명의 사도

    알브레히트 뒤러, 1523-1526년, 패널에 유채, 피나코테크, 뮌헨

  • 장님을 이끄는 장님

    브뢰겔, 1568년, 패널에 유채, 카포디몬테미술관, 나폴리

  • 사냥꾼의 귀가

    브뢰겔, 1565년, 패널에 유채, 미술사박물관

  • 왕과왕비의 와상(앙리2세와 카타리나 데메디치의 묘소)

    제르맹필롱, 대리석, 1563-1570년, 생드니 교회, 파리

  • 루브르 궁의 정면 벽

    피에르 레스코, 1546년, 파리

Description

16세기 북유럽의 르네상스는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 미술현상의 다양성은 매너리즘과 바로크로 나아가는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을 띄었다. 매너리즘이나 후기 르네상스로 분류되기도 하는 북유럽 르네상스는 양식의 통일성을 보이지 않으며 북유럽 나름대로 르네상스의 정신을 받아들여 예술의 발전을 이루어 간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후기고딕예술의 만남

알프스 산맥 북쪽의 미술가들은 15세기 내내 이탈리아 미술의 형식과 이념에 대해 무관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고립된 상황은 1500년이 다가올 무렵 갑자기 끝나고 말았다. 이탈리아의 영향은 물밀듯이 북쪽으로 쏟아져 들어왔으며 ‘북유럽 르네상스’미술이 후기 고딕 양식을 대체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은 후기 고딕 양식에 비해 그 개념이 다소 불분명하다. 후기 고딕은 분명하게 확인 할 수 있는 하나의 단일한 양식적인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6세기에 이르러 알프스 북쪽에서 발생한 미술현상의 다양성은 이탈리아보다 한층 더 복잡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영향 역시 하나의 공통분모를 제공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이탈리아의 영향자체가 이미 다양했기 때문이다. 즉 초기 르네상스, 전성기 르네상스, 매너리즘 양식이 지역에 따라 각각 다른 모습으로 소개되었던 것이다. 

 

또한 비록 더 이상 지배적인 경향으로 남아있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후기 고딕의 전통은 여전히 잔존하였다. 그리고 이탈리아 미술과 접촉하게 된 후기 고딕 양식은 16세기 초에 바로크 양식이 하나의 국제적인 경향으로 등장하여 모든 잡다한 경향을 평정하기 전까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양식이 발전해갔다. 

 


독일 르네상스_그뤼네발트, 뒤러

독일은 그 명확성과 탁월성에서 이탈리아 전성기 르네상스에 비교될 만한 이 시기 미술의 양식성은 그 지역의 대가들의 개성 차이만큼 이나 실로 폭 넓은 양상을 보여주었다. 다 같이 1528년에 세상을 떠난 이 두 사람의 화가 중 뒤러는 짧은 기간에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나, 그뤼네발트는 ‘마티스 고타르트 니타르트’라는 본명이 19세기에야 밝혀질 정도로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뤼네발트

엘그레코와 마찬가지로 마티아스 그뤼네발트의 명성은 20세기에 와서야 인정받게 되었다. 그가 남긴 걸작중 하나인 <이젠하임 제단화>는 시스틴 천장화와 맞먹는 위력으로 우리를 압도하며 당시의 북유럽 미술에서 가장 독특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오랫동안 뒤러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던 것이다. 이 작품은 접고 펼 수 있도록 제작되었는데, 좌우 양쪽 날개에 각각 두 장의 그림이 부착되어 있다. 여태껏 제작된 책형도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되는 이 그림에는 중세적인 속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가 르네상스미술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그의 원근법이나 인물에서 발산되는 육체적인 힘에서 느낄 수 있으며 또한 그의 그림에 가끔 등장하는 건축물의 세부 형태 또한 이탈리아의 영향을 충분히 입증해준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영향을 미쳤던 르네상스 미술의 전통은 바로 심리적인 요소였다. 그의 그림에 반영된 회화적인 환상과 고하감한 태도 또한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의지하고자 했던 그의 태도를 입증한다.

 

-뒤러

르네상스의 영향을 뒤러에게 한 층 더 풍부한 의미를 지닌다. 타 지역의 여행을 다니는 동안 이탈리아 미술에 매료되었던 그는 특히 베네치아를 방문 한 뒤에 새로운 미술의 개념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갖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당시 최고의 판화가였던 그는 전 유럽에 보급된 자신의 목판화와 동판화 작품을 통해 16세기 미술에 폭넓은 영향을 미쳤다. 

 

또 자기의 모습에 매료된 최초의 화가였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이탈리아 화가보다도 더 르네상스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겠다. 열세살때 그린 한 점의 소묘가 그의 작품 중 최초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그의 자화상이었다. 그는 평생 자화상을 그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던 미남 작가였다.

 

 

네덜란드 르네상스_브뢰겔

16세기 네덜란드 회화는 때로는 구분되고 때로는 서로 뒤섞이는 두 가지 성격으로 특징지어진다. 그 중 하나는 라파엘로에서 틴토레토에 이르는 이탈리아 미술을 모방하려는 경향이었고, 다른 하나는 전통적으로 물려받은 종교적인 주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발하려는 시도였다. 

 

그리하여 바로크 시대에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회화에서 대대적으로 반영된 모든 세속적인 주제들은 이미 1500~1600년대에 그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아주 천천히 일어났고, 그 이유는 개별화가들의 업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신교의 우상파괴론이 특히 위세를 떨쳤던 네덜란드에서는 교회로부터의 주문이 조금씩 감소함에 따라 민중의 취향을 충족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브뢰겔

피데르 브뢰겔(Pieter Bruegel)은 풍경과 농민들의 생활 그리고 도덕적인 은유를 담은 그림을 그렸다. 그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고, 인본주의자들의 친구였을 뿐만 아니라 합스부르크 왕가로부터도 후원을 받았던 매우 교양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교회를 위해 그림을 그린 적은 한번도 없었으며 비록 종교적인 주제를 다룰 때에도 이상하고 모호한 방법으로 그림을 그렸다. 

 

또한 브뢰겔의 그림에서는 자연이 더 이상 인간들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즉, 자연 그 자체가 그림의 주제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풍속화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여 북유럽의 환상적인 풍경과 농민 생활, 사회 현상을 비판하는 내용을 주제로 삼았다.

 

 

프랑스 르네상스_레스코,필롱

이탈리아 미술이 북유럽의 국가들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건축과 조각은 회화에 비해 훨씬 더딘 진행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비해 이탈리아와 가까이 있던 프랑스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을 받아들인 최초의 국가였다. 프랑수아 1세는 1517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초대하고, 그 뒤에는 매너리즘 작가들을 프랑스로 초대했다. 

 

-레스코

피에르 리스코(Perre Lescot)가 설계한 루브르 왕궁의 정면 벽은 놀라울 정도의 고전적인 명료성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건축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 건물은 그저 피상적으로 적용된 이탈리아 형식이 아니라 프랑스의 전통적인 성(成)양식과 르네상스궁전 양식을 결합시키려는 진지한 시도의 결과다. 

 

-필롱

16세기 후반의 프랑스 조각가로는 제르맹 필롱(Germain Pilon)을 들 수 있다. 그는 퐁텐블로의 매너리즘과 고대조각에서 차용한 요소들, 미켈란젤로 그리고 고딕전통을 결합함으로써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창안했다. 그는 주로 대형 묘소조각을 많이 제작하였는데 그는 시체상을 이상적인 이미지로 연출함으로써 그것에 부여되었던 전통적인 의미를 반전시켰다. 고전적인 분위기의 비너스를 닮은 왕비와 예수의 죽은 모습을 닮은 왕의 표정은 두려움이나 측은함을 불러일으키는 대신 죽음에서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비애감을 나타낸다.

 

 

뮤움 미술사연구팀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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