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란 초대전 Beyond II

2020.10.20 ▶ 2020.10.31

로운 아뜨리움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225 (목동, 대한민국예술인센터)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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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포스터

  • 강호란

    Beyond_Series / Beyond_Circles II Oil on Linen, 162 x 112 x 7cm, 2020 / 가변설치 2020

  • 강호란

    Beyond_ Circles I / Beyond_Circles II 가변설치 2020 / 비디오와 음향 (8 min.) 2020

  • 강호란

    Beyond_1901 / Beyond_1902 Oil on Linen, 162 x 112 cm x 2 , 2019

  • 강호란

    Beyond_생몽휘사 / Beyond_1801 Mixed Medium on Linen, 117x80cmx3, 2018 / Watercolor on paper, 2018

  • 강호란

    Beyond_ Circles I / Beyond_Circles II 가변설치 2020 / 비디오와 음향 (8 min.) 2020

Press Release

빛 혹은 어두움 너머에 대하여

강호란 작가의 작업에서는 여러 가지 미묘한 빛을 보게 된다. 그가 표현한 빛은 새벽녁 동틀 때의 미명과 같은 것도 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인 경우도 있다. 작가는 아마도 이 미묘한 빛을 표현하기 위해 화면의 대부분을 깊은 어두움이 느껴질 때까지 짙은 색들을 캔버스에 칠해야 했고 작은 촛불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칠흑 같은 어두움을 만들어야 했을 것이다. 이는 작가가 그와 같은 어두움 속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작가는 오랜 시간 부모님의 병고를 지켜보는 가운데 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그렇기에 작가는 약해져 가는 육신을 바라보면서 작업 하는 과정에서도 존재에 대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사색에 빠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결과 작가에게는 그 희미해져 가는 생명이, 흔들리는 생명이 곧 꺼져버릴 것 같은 빛, 곧 사라져버릴 것 같은 빛처럼 느껴졌고 그것을 표현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작가는 작가와의 대화에서 이 빛은 그 빛을 바라보는 자신과도 같아 보인다고 하였다.

그리고 불빛을 바라보다 보면 그 빛이 눈빛처럼 느껴진다고도 하였다. 작가에게 있어 빛을 바라본다는 것, 생명을 바라본다는 것은 단순히 그가 바라보는 빛에 자신을 투사한 것이라기보다는 존재의 근원인 생명을 바라본다는 의미에서 이미 주체와 타자를 구분하는 것을 넘어선 세계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작가는 ‘삶’이 ‘죽음’을 전제로 하며 ‘있음’이 ‘없음’으로부터 증명된다고 말한다. 강호란 작가에게 있어 이 모든 것을 구분하는 기표로서의 경계들은 무의미해 보인다. 그러나 인간은 유한한 존재적 한계로 이 경계에 가로막혀 그 너머 무한한 세계 사이에서의 간극에 대해 불안 혹은 욕망과 같은 실체를 알 수 없는 정서들로 채워야 할 것 같은 강박에 빠지게 된다.

강호란 작가의 작업에는 이처럼 삶과 죽음의 간극에서 느껴지는 정서로부터 시작하여 생명 혹은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에 이르기까지 인간 존재에 대한 다층적 고찰과 다양한 사유가 담겨있다. 그것은 명료한 무엇이라기보다는 몽환적인 것이며 새벽 미명 아래 희미하게 비춰지는 빛처럼 보이거나 흔들리는 촛불처럼 곧 사라질 것 같은 어떤 것들과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는 무엇보다 인간의 존재적 한계로서의 경계에 대해, 그리고 그 너머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발견해내고 또 다른 이에게 안내해 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작품 가운데 작가가 그려낸 것은 대부분 짙은 어두움으로 덮여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가 그려낸 희미하게나마 비쳐오는 빛들은 그 깊은 어둠 속에서 미세한 호흡으로 살아있는 생명과 같은 세밀한 빛이었으며, 이를 알아볼 수 있는 존재는 그와 같은 생명이어야 하고 이렇게 작은 빛을 감지할 수 있고 품고 있는 이들이어야 함을 말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빛이란 눈에 보이다가 사라져도 한동안 빛의 잔상이 남겨져 있기도 하고 짙은 어두움이 먼저 있어야 그 속에서 빛이 새롭게 반짝일 수 있으니 빛과 어두움은 물과 불처럼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본래 하나이거나 아니면 뫼비우스 띠처럼 안과 밖이 나뉘어져 있으나 연속되어있는 어떤 것일 수 있다. 강호란 작가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움을 그리다가 어느새 빛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미미한 빛을 그리는 가운데 이들로부터 생명을 읽어내고 존재를 감각하도록 만드는 영역을 그려낸다.

작가는 신비할 수밖에 없는 생명에 대해, 그리고 존재에 대해 말하고자 먼저 어두움 혹은 죽음의 영역을 그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작가에게는 존재라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가시적인 영역 너머의 진정한 의미에서의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일부나마 표현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강호란 작가의 작업을 감상할 때에는 그가 작업했던 순서처럼 짙은 어두움의 영역들을 먼저 오랜 시간 주시해서 보아야 한다. 짙은 어두움에 내포된 것들을 머리로 채우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될 즈음에야 빛에 감춰져 있던 생명에 대해 그리고 그 경계를 넘어 생명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들에 대해 일부라도 느끼게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가가 빛을 보이기 위해 어두움을 그려내고 있지만 그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바로 그 그려진 것들 너머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승훈(미술비평)

전시제목강호란 초대전 Beyond II

전시기간2020.10.20(화) - 2020.10.31(토)

참여작가 강호란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설치, 영상

관람료무료

장소로운 아뜨리움 Roun Artrium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225 (목동, 대한민국예술인센터) 4층 )

주최로운 아띄리움

후원로운 아뜨리움

연락처02-2061-9500

Artists in This Show

강호란(Kang Horan)

1971년 서울출생

로운 아뜨리움(Roun Artrium) Shows on M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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