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창원조각비엔날레

2014.09.25 ▶ 2014.11.09

창원조각비엔날레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추산동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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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4-09-25 16pm

  • 전시포스터

Press Release

달은 온 세상을 비추고, 예술이 달그림자처럼 세상으로 스며든다.

“달그림자(月影)”라는 시적이면서 낭만적인 주제어는 2014창원조각비엔날레의 주요 전시장소가 집중돼 있는 마산합포구 월영동에 있는 월영대(月影臺)에서 착안한 것이다. 월영대(月影臺)는 9세기경 당에 유학하여 필명을 떨쳤던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이 말년에 지금의 마산인 합포에 머물며 세운 정자를 일컫는다. 당에 유학할 당시 빈공과(賓貢科)에 합격하여 관직에 올랐던 최치원은 17년간 중국에 머물며 많은 시와 문장을 남겼으나 당의 멸망과정을 목격하고 29세에 신라로 돌아왔다. 그가 귀국했을 때는 신라의 국운도 쇠퇴하여 부패가 만연하고 지방세력의 반란이 거듭되자 이를 바로잡고자 왕에게 ‘시무책(時務策) 10조’이란 개혁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신라왕실의 무능과 부패, 신분제도의 모순에 실망한 그는 모든 관직을 버리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해인사로 떠나기 전 월영대에서 시문을 읊었다고 한다. 최치원이 세상을 떠난 후 한반도의 많은 문객들이 월영대를 찾아 그의 높은 학덕과 예술정신을 기렸음을 볼 때 월영대는 마산의 자랑거리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달그림자”는 최치원은 물론 그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마산에 바치는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마산, 진해와 통합한 창원시는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애창곡이자 마산의 자랑이기도 한 가곡 <가고파>를 쓴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 <고향의 봄>의 이원수(李元壽)와 같은 문학가는 물론 한국 추상조각의 개척자 우성(又誠) 김종영(金鍾瑛), 고향을 사랑해 자신의 미술관을 기증한 문신(文信)과 같은 예술가를 낳은 고장이기도 하다. “달그림자”는 오늘날까지 이들의 예술정신이 창원에 살고 있는 시민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처럼 동시대미술 또한 훗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남는 달그림자와도 같은 것이 되기를 지향한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달그림자”는 비단 낭만적이고 문학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동시대예술이 지향하는 ‘삶 속으로 스며드는 예술’에 대한 메타퍼라고 할 수 있다. 즉 달그림자는 나르키소스를 현혹시킨 수면에 비친 환영이거나 플라톤이 비유적으로 표현한 ‘동굴의 그림자’, 또는 세속을 떠나 자연에 은거하는 문학가가 한가로이 바라보던 자연현상이 아니라 예술의 확산과 맞닿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나 성리학에서 말하는 ‘월인(月印)’처럼 달그림자 또한 실재와 현상에 대한 이원론적 사유를 넘어서서 예술과 세계가 조화를 이룬 상태를 지향하는 개념이다. 이것은 또한 세계적으로 저명한 조각가를 초대한 2010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과 돝섬에 20점의 야외조각을 설치한 2012창원조각비엔날레의 성과를 계승하되 전통적인 장르로서의 조각을 지양하고 비엔날레를 시민 속으로 스며드는 예술의 축제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마치 하나의 달이 바다에 비추듯이 “달그림자”는 예술이 마산 앞바다에 내려앉은 달처럼 우리의 일상 속에서 비치도록 할 수는 없을까 하는 희망을 상징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2014창원조각비엔날레는 비단 조각이란 장르에 한정하지 않고 조각을 기반으로 한 건축, 조경, 설치, 미디어아트로까지 그 영역을 확산함은 물론 전시장소 역시 야외와 실내를 모두 포괄할 것이다. 창동지역을 전시공간으로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아가 “달그림자”란 주제는 모든 것이 가능해진 만큼 그 개념의 경계가 해체된 채 표류하고 있는 현대미술과 서구 현대미술의 이론에 종속돼온 동아시아 현대미술이 찾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20세기 초반 아방가르드의 시대를 거친 후 현대미술은 더 이상 예술의 상아탑에 안주하기를 거부하고 삶과의 통합을 추구하였으나 여전히 현실과 유리된 채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을 말하는 역설적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방법과 매체의 개발에 힘입어 표현의 폭은 확장되었으나 미술은 아직 삶과 현실로부터 멀리 있다. 그곳이 미술관이든, 개념이든, 대지든, 미디어 속이든 말이다. 그래서 소통은 그럴듯하고 달콤한 유혹이지만 실제의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 불편한 타협에 만족해야 하는 지경이다. 따라서 “달그림자”는 덧없이 사라져버릴 그림자를 좇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처럼 우리 현실에 연결된 예술을 추구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자 희망을 상징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제목2014 창원조각비엔날레

전시기간2014.09.25(목) - 2014.11.09(일)

초대일시2014-09-25 16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없음

장르특별전시

장소창원조각비엔날레 Changwon Sculpture Biennale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추산동 51-1 )

연락처055-222-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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