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김사피 작가의 회화 작업을 중심으로, 우리가 익숙하게 소비해온 이미지-특히 ‘미소녀 캐릭터’-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기를 시도합니다.
작가는 캐릭터를 하나의 인물이나 서사의 주체로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캐릭터를 최대한 단순화하여 순수한 시각적 형태, 즉 점, 선, 색과 같은 회화의 기본 요소로 환원시키는 데서 작업을 출발합니다. 작가의 말처럼 캐릭터는 더 이상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가 아니라 회화 안에서 작동하는 하나의 ‘단위’가 됩니다.
이때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이 바로 ‘미소녀 최소단위’입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알아볼 수 있는 캐릭터의 특징을 극도로 압축한 형태로 작가는 이 단위를 붓질 한 획과 동일한 무게로 취급합니다. 다시 말해 캐릭터가 지닌 감정이나 서사는 제거되고, 오직 물감의 두께, 질감, 반복이라는 물리적 속성만이 남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캐릭터는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회화적 요소 중 하나로 균질화됩니다. 이 과정은 이미지가 지닌 의미를 덜어내고, 회화를 다시 ‘물질’로 되돌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애니메이션, 게임, SNS를 통해 이미지를 끊임없이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미지들은 빠르게 생산되고, 빠르게 소비되며, 그 안의 의미조차 점점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김사피 작가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이미지의 의미를 더욱 제거함으로써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시각 체계를 낯설게 만듭니다. 익숙한 캐릭터는 더 이상 감정이입의 대상이 아니라, 반복되고 증식되는 하나의 구조적 요소로 전환됩니다.
전시제목김사피「하나류」
전시기간2026.05.14(목) - 2026.08.30(일)
참여작가
김사피
관람시간목-일 11:00am - 05:00pm
휴관일월, 화요일 휴관
장르사진
장소여주미술관 Yeoju Art Museum (경기 여주시 세종로 394-36 (점봉동) 여주미술관)
연락처031-884-8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