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상 이상 : 모란조각대상의 작가들

2026.04.28 ▶ 2026.07.26

모란미술관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경춘로2110번길 8 (월산리, 모란미술관)

Map
  • 전시포스터

  • 고명근

    제1전시실 전시 전경_고명근,

  • 고명근

    Museum-3, 2017, 디지털 필름 입체 콜라주, 플라스틱, 42x42x40cm

  • 고명근

    Room-16, 2011, 디지털필름 입체 콜라주, 90x127x52cm

  • 김상균

    제3전시실 전시 전경_김상균,

  • 김상균

    Pattern #180710, 2018, 그라우트, 스테인리스 스틸, 강철 위에 페인트, 160x60x60cm

  • 김상균

    기억_Pattern #150807, 2015, 그라우트, 101x102x10cm

  • 김태곤

    제4전시실 전시 전경_김태곤,

  • 김태곤

    시간의 방, 2026, 나무 화석, 가변 크기_작품 일부

  • 김태곤

    시간의 방, 2026, 나무 화석, 가변 크기_작품 일부

  • 김황록

    제6전시실 전시 전경_김황록 ,

  • 김황록

    사물의 꿈-그의 초상, 2021, 용접, 철판에 우레탄 도장, 80x60x65cm

  • 김황록

    사물의 꿈-사라지는 것들, 2022, 스테인리스 스틸, 200x250x50cm

  • 이기칠

    제5전시실 전시 전경_이기칠,

  • 이기칠

    작업에서 연습으로, 2025, 혼합매체, 가변크기_작품 일부

  • 이기칠

    그림연습1, 2025, 캔버스에 과슈, 160x117cm

  • 이윤석

    제2전시실 전시 전경_이윤석 ,

  • 이윤석

    foREST, 2018, 스테인리스 스틸, 90x80x20cm

  • 이윤석

    Unfolded COSMOS, 2008, 스테인리스 스틸, 15x25x15cm

Press Release

상, 상 이상 : 모란조각대상의 작가들

조은정(미술평론가, 모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이번 전시명 《상, 상 이상》은 ‘상(賞, 像)’ ‘이상(以上, 理想)’이라는 언어유희를 기반으로 하였다. 참여 작가는 모란미술관의 시상 제도인 《모란조각대상전》에서 대상을 받은 수상자들이다. 1995년, 모란미술관에서 국내 젊은 작가를 발굴·지원하여 창작의지를 고취시키고, 당시로서는 척박했던 작가에 대한 지원제도를 시도한 것이 《모란조각대상전》이다. 모란미술대상, 모란조각대상 등 이름은 변화하였지만, 수상자들은 촉망받은 그들의 젊은 패기만큼이나 굳건히 자라나 한국 조각계의 미래를 담보하여 주었고, 중견으로서 한국 조각계의 버팀목이 되었다. 상을 받은 그들이 그들의 이상을 실현하는 이상적인 상태에 이르렀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이번 전시라고 하면 과언일까.

모란미술관은 공립미술관이 부재한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지난 36년 동안 공공의 미술관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해왔다. 전시와 교육 이외에 수상 제도의 시행이 그러한 업적 가운데 하나인데, 젊은 조각가들에게 《모란조각대상전》은 작가로서 입지를 다지는 주요한 관문 중 하나였다. 2026년, 모란미술관 개관 36년을 맞아 대상을 수상한 작가들을 미술관에 초대하였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대상 수상자는 6명이 배출되었는데 김황록(1995년), 고명근(1996년), 이기칠(1997년), 김태곤(1999년), 김상균(2004년), 이윤석(2007년)이 그들이다. 모두 당대 수상자로서 전시를 하고, 이후 미술관의 기획전에 여러 차례 초대되었지만 오래전 수상자의 자격으로 전시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니 나름 감회가 새로울 터이다. 이는 다시 말해 수상 당시로부터 지금까지 작가가 어떻게 자신의 작품세계를 심화하였으며 발전하여 나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여 주는 전시가 《상, 상 이상》 전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전시는 모란미술관 본관 6개의 전시실에서 6인의 작가 세계가 독자적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동시대 조각가들이 물질을 다루고, 사유의 세계를 펼치는 방식은 동시대성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은 지점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미술은 시대의 소산이며 조각은 시대의 기술과 공간에 대한 인지를 다루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술시장의 논리 안에서 조각이 장식화되어 가는 중에 이들 조각가의 작품은 예술로서의 조각을 보여준다.

조각이 갖는 특성 중 대표적인 것은 3차원의 입체성, 물질성, 공간 점유, 시각과 촉각으로 경험하는 존재감 등이다. 그런데 현대에는 빛, 소리, 움직임, 다양한 신소재까지 활용하며 그 경계가 확장되고 있다. 전통적인 깎아내기(조각)와 붙이기(소조) 기법을 넘어, 재료와 매체의 다양화, 개념의 확장으로 현대 조각은 더욱 다채롭고 복합적인 특성을 보인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그들이 수상할 당시에도 첨단의 것을 보여준 작가였고, 지금도 그러한 점에서는 변함이 없다. 다만 기술이 변화하고 재료가 확장된 탓에 그들의 작품도 더 다양한 재료와 기술이 사용되고 있음을 본다. 그럼에도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조각이란 무엇인가, 본다는 것, 공간을 점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허버트 리드는 “본디 건축과 조각은 단일한 것에서 출발하여 각기 다른 길로 발전해 왔다.”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표지석과 부적의 차가 없었다는 말이다. 역사 이전의 세계에서는 상징으로 가득하지만, 실용적이었던 조각은 실용성에서 독립하여 건축과 분리하여 순수한 예술이 되었다. 하지만 공간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건축과 완전히 갈라서 독립되기 어려운 지점이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한 점을 지시하듯 이들 6인의 작가들이 어느 정도 건축과 연계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역으로 이는 그러한 조각의 시원에 이들이 여전히 충실한, 즉 조각의 본질을 놓지 않은 작가임을 방증한다.

결국 쓰임새는 기술과 맞닿아 있기 마련이어서 이들 작가의 작품들은 우리 시대 기술의 일면을 드러내는 데 역량을 쏟고 있음을 또한 보게 된다. 김황록의 평면을 넘어선 부조, 부조를 넘어선 다채로운 시각의 전개가 그러한 연구의 결과 중 하나이다. 본다는 것의 절대성을 조각에서 벗어난다면 우리는 어떤 시각에서 세상을 재구성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만날 수 있다. “필연적 운명을 긍정하고 사랑할 때 인간은 위대해지며 인간 본래의 창조성을 발휘하게 된다. 인간은 나르시시즘적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한 몸인 총체적 존재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은 인간이라는 존재로서 움직이는 작은 노력일 뿐이다. 결국 우리가 자연을 볼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보게 된다.”라는 작가는 모든 생명체의 존귀함을 이르는 동시에 절대성을 내려놓는 시각을 촉구한다.

사진을 조각으로 구성한 ‘사진조각’의 선구자인 고명근의 작업은 건축적이다. 그는 건축물을 사진 찍어 그것을 필름 형태로 출사하여 다시 집짓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차원의 필름이 3차원으로 구성되지만 실은 3차원의 건물 사진이었음을 우리는 안다. 평면과 입체, 그것은 유클리드 기하학처럼 영원히 평행하지만, 또한 미술에서는 원근법을 통해 만나는 지점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 유려한 개념을 기초로 그의 작품에서 사진과 건축이라는 기술이 만나 예술이 되는 순간을 보게 된다.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 다시 소개된 1996년 수상작인 <경기도의 콜로세움>의 육중한 물질감은 30년이 지난 뒤 제작된 작품들 사이에서 기술 또한 시간임을 보여준다. 고대 콜로세움처럼 보이는 30년 전 건물들은 지역이나 기술의 변화를 가늠하게 하는 시금석으로 느껴질 것이다.

집을 만들어오던 이기칠은 바위를 비워내 공간을 만들어 새로운 집을 구조화하였다. 벽, 천장, 바닥의 구조를 공간에 재구성하는 단단한 집의 개념은 사유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가장 기본적인 도형으로 가장 완벽한 형태를 찾아가던 작가의 최근 벽면 회화는 조각이 회화가 되는 과정을 가시화한 것으로도 보인다. 우리는 평면을 입체로 만드는 전개도로 생각하지만, 입체는 평면의 형상화가 될 수 있음을 가시화한다. <그림연습>은 “잘 그려서 명성을 떨쳤거나 예술의 역사에 중요한 사료가 된 작품을 초보 화가가 그림 연습하는 컨셉”인데 이른바 명화를 겹쳐 그림으로써 영원히 완성되기 어려운 평면에서의 레이어, 입체의 무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지난한 연속의 길이 전시장의 아카이브 박스와 벽면 안에서 교차하고 펼쳐진다.

김태곤은 선으로 구성된 건축이 형태와 실을 통하여 빛과 구조를 드러내는 작품을 보여주었다. 그는 최근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를 회화로 옮겨 그것의 물질감을 가시화하기도 하였다. 공간이란 시각적으로는 평평할 수도 있음을 알게 한 것이다. 이번에 보여주는 신작은 1997년부터 이어온 실을 활용한 설치 작품의 형식과 재료에, 2025년에 조우한 나무 화석을 접목한 새로운 작품이다. 작가는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 등장하는 ‘동시성(Synchronicity)’, 그리고 양자물리학의 ‘관문(Portal)’과 ‘초끈(Superstring)’ 이론을 내용과 형식의 근간으로 삼아 이를 설치 및 조각 작품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동시성(칼 융), 호접몽(장자), 양자물리학, 중첩, 초끈, 관문, 파동, 입자, 다차원, 표현된 세계, 자질, 확률적 존재와 같은 단어들이 떠도는 공간에서 인간의 인식에 대해 고구하게 될 것이다.

김상균은 과거 시멘트로 건축적 구조물을 배열한 매우 구축적인 부조를 보여주었다. 서구의 건축양식이 혼재된 표면은 과거의 양식을 근대의 기술로 재연한 세기말의 건축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과거와 하위의 것들을 원용한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일면이기도 한 ‘껍질들’로서 건축을 감각하게 한다. 건조하고 무기질의 시멘트로 주조된 그의 작품은 거푸집에서 떠내기라는 조각의 방법을 고수한 입체이며, 집안의 존재들이 소거된 사라진 꿈에 대한 은유이다. 물질감 넘치는 구조로서의 건축의 외형을 가진 작품들은 최근에는 말 그대로 평면을 기반으로 한 부조로 확장하여 건축적 이미지가 무한 증식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원본 없는 이미지의 확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념비성이 두드러진 그의 작품은 물체와 사유의 틀 사이를 오간다.

이윤석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레이저 커팅 기법을 사용하여 자연의 구조를 반짝이며 아찔하고 황홀한 시간으로 보여준다. 기술을 통한 자연의 형상 보기는 사방에서 관찰되는 환조와는 다른 슬라이스 된 형상의 집합으로서 나타난다. 모란조각대상을 받은 대형의 배 모양 건조물은 여전히 야외의 모란조각공원에서 시간을 몸에 새기고 있다. 전시장 안에 빛을 반사시키고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이 자연을 상상하게 하는 것은 생명성의 원칙을 새기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패턴과 이미지들은 눈앞에서 무한히 반복되고 확장한다. 투각되어 그림자로 존재하는 어둠은 상대방의 밝음을 강화시켜 무겁고 단단한 것들을 반짝이며 환호하는 꿈틀대는 삶의 속성으로 환치시킨다. 연금술의 본질은 돌이 황금이 되는 것에 있음이 아님을 스테인리스 스틸의 기둥 사이를 거닐며 생각한다.

기술로 만들어낸 영상, 데이터, 인공지능은 예술의 새로운 재료가 되었다. 그런 탓에 예술은 이제 더 이상 기술을 자랑하는 장이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 기술을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였으며 왜 사용하였는가를 질문하게 만든다. 많은 것들을 인공지능에 묻고, 명령하고 수행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조각은 여전히 작가의 손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이고 왜 만드는가를 보여준다. AI는 데이터를 모으고 사유의 물꼬를 트는 통로이자 정보의 구름, 클라우드를 키워내고 있다.

무거워진 구름이 노아가 만났던 대홍수의 비를 만들어내었던 거대한 구름만큼 커질 수도 있음을 예견하면서, 여전히 창조하는 존재로서 인간이어서, 나만의 방주를 만들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어서 다행스럽게 여겨지는 현재이다. 어쩌면 조각의 현재를 통해 미래의 자산을, 미래의 인간적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이번 전시인지도 모른다. 그런고로 이번 전시 《상, 상 이상》은 지난 시간 최고를 보여주었던 작가들의 현재를 통해 우리가 전망하지 못했던 것들을, AI가 답을 내놓지 못한 것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의 장이 되기를 바라게 된다.

전시제목상, 상 이상 : 모란조각대상의 작가들

전시기간2026.04.28(화) - 2026.07.26(일)

참여작가 고명근, 김상균, 김태곤, 김황록, 이기칠, 이윤석

관람시간10:00am ~ 6: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장르조각, 설치

관람료성인 10,000원, 남양주시민 8,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경증장애인 6,000원, 중증 장애인, 동반자 1인 각 5,000원, 미취학 아동 무료

장소모란미술관 Moran Museum of Art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경춘로2110번길 8 (월산리, 모란미술관) )

주최모란미술관

주관모란미술관

후원경기도, 남양주시

연락처031-594-8001

Artists in This Show

고명근(Koh Myung-Keun)

1964년 경기도 평택출생

김상균(Kim Sang-Kyun)

1967년 출생

김태곤(Kim Tae-Kwon)

1968년 출생

이기칠(Yi Gee Chil)

1962년 출생

모란미술관(Moran Museum of Art) Shows on M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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