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아슬: 경계에 발딛기
경계에 서 있는 것은 언제나 불안하다. ‘아슬아슬’은 이런 위태롭고 불안한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다. 전시제목 아슬아슬아슬은 영화 인천스텔라 OST 사건의 지평선(이은철 곡)이란 곡의 가사에서 영감을 받았다.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은 블랙홀과 관련된 물리학 개념으로 강력한 중력으로 자칫 그 선을 넘어 빨려 들어가면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심연으로 사라지는 경계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세계로의 진입은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늘 호기심과 무모함으로 혹은 절실함으로 안과 밖을, 너와 나를, 여기와 저기를 나누는 그 경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1명의 작가들이 각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계에 대해 탐구한다. 도미노를 쌓는 극한의 신체적 체험으로 표현되는 방성욱의 작업은 노동과 놀이의 가치가 수평적으로 평가되지 않고 나뉘는 경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정성윤은 표피라는 경계를 부각시킨다. 외부로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차단하는 표피 안에서 꿈틀거리는 몸은 욕망의 현대인을 표상한다. 양승원은 조작된 허구의 이미지로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의 인식을 비튼다. 정소영은 물질계의 경계를 탐구한다. 증발하고 응집하며 환경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물질의 상태 변화에 집중하고 인간이 사라진 후에도 남아있을 물성 질료들에 천착하는 한편, 기후 위기 속 예측 불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은유한다. 오민수는 물류 운송 시스템 속 노동자들의 비인간적 노동 현장을 고발하고 빠르고 편리한 택배 시스템의 혜택 속에 우리가 외면하던 경계 너머의 이면을 직면하게 한다. 최은철은 문명과 쇠락, 도시와 황야라는 두 개의 다른 개념을 병치하여 인간 내면의 갈등을 탐구한다. 우주+림희영은 키네틱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이라는 재앙 속에 우리의 노력과 변화를 촉구하는 희망을 노래한다. 홍남기는 기후와 환경이 붕괴된 디스토피아적 가상의 미래와 세계관을 구현하여 오늘날 현실의 세계를 반추하고자 하였다. 장보윤은 파독 간호사 이야기를 산업역군이라는 기존관점과 다르게 접근하여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하고 두 문화의 경계에 서 있는 이주노동자라는 주제로서 다룬다. ‘분단’이라는 직접적인 경계에 관심을 가져왔던 한석경은 DMZ에 인접한 고양과 고성 서쪽과 동쪽 양극단을 오가며 경계 공간의 불안과 흔적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고 시각화하였다. 유비호의 <파도타는 스트리머, 헌터, 그리고 우주인>은 다른 공간 속 각기 다른 인물들이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관통하며 다차원적인 서사를 구현한다.
경기문화재단의 시각예술 지원사업 성과발표전이자 부천아트벙커B39의 특별기획전인 《아슬아슬아슬: 경계에 발딛기》는 다가올 미래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시간의 경계, 서로의 정주지역을 선 긋는 지정학적 경계, 인간 가치의 경계까지, 아슬아슬하게 선을 딛고 선 오늘의 우리를 조명한다.
전시제목아슬아슬아슬: 경계에 발딛기
전시기간2023.12.15(금) - 2024.01.28(일)
참여작가
방성욱, 양승원, 오민수, 우주+림희영, 유비호, 장보윤, 정성윤, 정소영, 최은철, 한석경, 홍남기
관람시간10:00am - 05:00pm
휴관일월요일, 1월 1일, 설날 당일 휴관
장르영상, 설치
관람료없음
장소부천아트벙커B39 Bucheon Art Bunker B39 (경기 부천시 삼작로 53 (삼정동) 부천아트벙커B39 소각동 1, 2층 전역)
주최경기도, 경기문화재단, 부천문화재단-부천아트벙커B39
주관경기도, 경기문화재단, 부천문화재단-부천아트벙커B39
연락처032-321-3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