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너머_ 원계홍(元桂泓, 1923-1980) 탄생 100주년 기념전

2023.03.16 ▶ 2023.06.04

성곡미술관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

Map
  • 전시포스터

  • 원계홍

    수색역 1979, 캔버스에 유채, 45.5×53.2cm, 개인 소장

  • 원계홍

    골목(까치집) 1979, 캔버스에 유채, 45×53cm, 개인 소장

  • 원계홍

    설악산 1978, 캔버스에 유채, 37 x 47 cm

  • 원계홍

    산동네 1979, 캔버스에 유채, 43×51cm, 개인 소장

  • 원계홍

    기와지붕(구름) 1978, 캔버스에 유채, 53 x 45.5 cm

  • 원계홍

    꽃(튤립) 1978, 캔버스에 유채, 32.8×23.3cm, 개인 소장

Press Release

성곡미술관은 올해로 원계홍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한국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원계홍 화백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았거나 흐릿하게 지워져 가는 그의 업적들을 다시 복원하여 알리기 위한 《그 너머_ 원계홍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1940년대 초 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해 도쿄로 건너간 원계홍은 일본 주오대학의 경제과에 입학했으나, 경제학보다는 미술이 좋아 마침 유럽에서 유학한 이노쿠마 겐이치로(Inokuma Genichiro, 1902-1993) 작가가 운영하는 사설 미술아카데미에서 회화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서울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아틀리에에 홀로 파묻혀 그림을 그리고, 일본에서 보고 배운 세잔, 클레, 칸딘스키 같은 작가들의 미술이론 등 서양의 현대미술론을 스스로 파고들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일구기 위한 고독한 연구에 몰두하였다. 완전한 자유인이자 외골수였던 원계홍은 가정을 꾸린 후에도 그림 그리기를 손에서 놓지 않은 채 그가 이루고자 하는 예술세계를 향해 부단히 노력하며 한 걸음씩 나아갔다. 마침내 원계홍은 1978년 11월 공간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나이 55세였다. 이후 화가로서 자신감을 얻은 작가는 이듬해인 1979년 공간 화랑에서 제2회 개인전을 열었고, 1980년 제3회 중앙미술대전의 초대작가로 작품을 출품했다. 이후 원계홍은 1980년 미국으로 건너가 그해 12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원계홍의 나이 고작 57세 되던 해이다. 그의 안타까운 타계 이후 1984년 6월 서울의 공창화랑에서 <원계홍 유작전>이, 1989년 7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원계홍 회고전>이, 이어서 1990년 12월 공간 화랑에서 <원계홍 유작전>이 열렸으며, 이어서 오늘 성곡미술관에서 그의 전 작품들과 함께 회고전을 연다.

원계홍 화백의 작품은 주로 1970년대에 작업한 10호 내외의 유화이다. 이 작품들은 골목 풍경과 정물화가 주를 이루며, 나머지는 인물화와 추상화, 그리고 드로잉 등이다. 그중에서도 1970년대 말 작업한 ‘골목 풍경 연작’은 한국의 경제개발 이전 서울 변두리의 뒷골목을 단순하고 명쾌한 필치로 그려냈다. 이때 텅 빈 골목길은 사실 묘사에 충실하기보다는 원계홍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세잔의 풍경화처럼 단순한 기하학적 구성과 명료하고 순도 높은 색채로 표현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좀 더 다가서 보면, 그의 전 작품에 스며들어 있는 회색 조와 머뭇거리는 붓 자국들은 아직 무엇인가 더 그려야 할지, 아니면 그만 멈추어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미완성인양 캔버스 전체를 배회한다. 이러한 원계홍의 의도적 배회가 세잔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바로 원계홍 회화의 고유성일 것이리라.

그것은 순수하고 우직하게 창작에만 몰두했던 한국의 초기 서양화가들처럼 원계홍 역시 오직 예술을 위한 예술에만 매진했던 데서 오는 예술혼의 깊이 때문일 것이다. 놀랍게도 한국모더니즘 미술은 그 태동기에 새로운 문물인 서양화를 만나며 재료와 기법에 대한 엄청난 호기심과 관심을 보였지만, 서구 모더니즘의 영향은 작가의 예술적 역량과 열정을 일깨우는 것으로 끝나고, 결국 어떤 사조에도 휩쓸리지 않은 채 자신들의 고유성을 창조해냈다. 바로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0도(롤랑 바르트)”, 혹은 탈 신화화한 미술 덕분에 우리가 본래 알고 있던, 혹은 잃어버린 예술의 본질이 원계홍의 캔버스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덕분에 우리가 원계홍의 회화를 대면하며 어떤 특정 사조나 시대와 정치에 물들지 않은, 혹은 선전이나 상업성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진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리라. 현대미술의 사라짐의 위기에서 그의 예술은 결코 그러한 잡다한 시대적 상황들에 종속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원계홍 화백을 이렇게 다시 마주할 수 있게 해준 공로는 역시 일찌감치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깊은 공감력을 가졌던 두 분의 소장가 윤영주와 김태섭에게 돌려야 할 것 같다. 미술 애호가였던 두 분은 탁월한 안목으로 일찍이 원계홍 작가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작품들을 수집하고, 소장함으로써 이름 없이 먼지처럼 흩어져 버릴뻔했던 작가와 작품을 보호했다. 어떤 작품을 가치 있는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은 작가의 수준 높은 창작 활동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작품의 예술성을 평가하고 인정함으로써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단단히 잡아주는 소장가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 어떤 사심도 없던 미술계의 기인이자 외골수였던 원계홍은 이 두 예술 애호가의 관심 덕분에 다시 세상에 나와 빛을 발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못다 핀 작가의 작품을 보듬은 두 소장가의 마음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주길 바라며, 이 두 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전시는 아카이브 자료와 함께 회화 작품 100여 점으로 구성되며, 평소 원계홍 작가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던 오광수 관장과 한국현대미술사가인 김현숙 박사가 한국현대미술사 속에서 원계홍의 위상을 확인하고, 그의 작품 세계와 그 가치에 대해 우리에게 피력한다.


◆ 전시 연계 프로그램
1

윤해원 첼로 연주회
바하 무반주 첼로 모음곡 2번
2023.3.16. (Thu)
5pm, 성곡미술관

2
김현숙 한국현대미술사학자 특별 강연
«잊혀진 화가, 원계홍의 발견»
2023.4.8. (Sat)
2pm, 성곡미술관

3
첼로 연주회
2023.4.15. (Sat)
2pm, 성곡미술관

4
김상엽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특임연구관 특별 강연
«한국 근대 컬렉터와 컬렉션의 문화사»
2023.4.22. (Sat)
2pm, 성곡미술관

5
첼로 연주회
2023.5,13. (Sat)
2pm, 성곡미술관

전시제목그 너머_ 원계홍(元桂泓, 1923-1980) 탄생 100주년 기념전

전시기간2023.03.16(목) - 2023.06.04(일)

참여작가 원계홍

관람시간10:00am - 06:00pm
* 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

휴관일매주 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100여 점과 아카이브

관람료무료

장소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 )

기획성곡미술관

주최성곡미술관

연락처02.737.7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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