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미술을 직접적으로 접촉하며 이를 수용한 것은 해방 이후 한국미술계의 큰 변화였다. 한국 화가들은 근대화 초기 일본을 통해 접했던 서구 미술을 더욱 더 근접해서 경험하고자 하는 열망에 휩싸였다. 서구 진출은 1950년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많은 미술인들이 파리에 진출하면서 한국미술의 국제화를 가속했다.
1950년대 미국은 세계미술계의 주도권 획득을 위해 해외 미술인들을 위한 여러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 미술인들은 프랑스를 선호했다. 이는 프랑스 유학출신의 일본인 교수들의 지도를 받았던 많은 이들이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세계의 변화를 빠르게 인식할 수 없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프랑스는 한국의 화가들에게는 매혹적인, 꿈의, 성공의, 예술의 본거지로 여겨졌다. 또한 화단에도 파리를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파리에 진출했던 한국의 예술가들은 서구의 미술을 현장에서 직접 배우고 경험함으로써 국제성을 획득하는 한편 동시에 한국인으로서 또는 자신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했다. 이들은 일제 잔재의 청산과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노력을 담아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갔다. 따라서 이들의 작품에서 동아시아라는 맥락 안에서 세계 속의 예술가로서 자신의 위치를 세워가며 나아가려 했던 작가들의 도전정신도 엿볼 수 있다.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의 삶은 공포와 불안 등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는 잠시 멈추어 지난 시간과 주변을 되돌아볼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 광주시립미술관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파리로 간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세계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화와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도전해 갔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형성과 국제화 과정을 되짚어 볼 수 있겠다. 더불어 이번 전시가 세계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홍윤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전시제목광주시립미술관 소장작품展
전시기간2020.12.08(화) - 2021.03.31(수)
참여작가
권영우, 권옥연, 김창열, 김환기, 김흥수, 남관, 문신, 박서보, 박영선, 방혜자, 백영수, 변종하, 오경환, 이만익, 이성자, 이세득, 이용환, 이우환, 이응노, 이항성, 정상화, 차명희, 한묵
관람시간10:00am - 06:00pm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문화가있는날)_10:00am - 08:00pm
휴관일월,공휴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 GWANGJU MUSEUM OF ART (광주 서구 상무대로 1165 (농성동) 하정웅미술관)
연락처062-613-5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