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이동훈 미술상 수상작가초대 이종학 전

2011.07.08 ▶ 2011.08.21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서구 만년동 둔산대로 99번지 (만년동 396) 대전시립미술관

Map
  • 이종학

    무제 oil on canvas, 91.0x72.7cm, 2008

  • 이종학

    무제 mixed media on canvas, 130x162cm, 2006

  • 이종학

    무제 oil on canvas, 100x80.3cm, 2008

  • 이종학

    무제 oil on canvas, 160x130cm, 2010

Press Release

이종학이 그림의 세계로 접어든 과정은 그 시절 대부분 그랬듯이 질곡의 시대와 동행한다. 공업학교 전기과를 졸업한 후 경성전기 주식회사(현 한국전력)에 입사하게 된다. 이때 배우지도 않았던 풍경화를 나무틀에 광목을 씌우고, 명동 안료가게에서 사온 안료로 그려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 야외스케치 하던 날 지나던 사람(당시 경동고등학교 미술교사로 기억됨)이 그림을 그리려면 미술의 기본을 배워야 한다며 혜화동 현 대학병원 뒤편에 있던 신홍휴(申鴻休 1911~1961) 중앙회화연구소(1945. 12월 설립, 김만형과 함께 운영)를 소개하여 그곳에서 2년을 공부하고, 1946년 설립된 서울대 예술대학 미술부 3회로 입학하게 된다.

대학 재학시절 미술과목뿐 아니라 국문학 쪽에도 관심이 있어 가람(嘉藍) 이병기(李秉岐)의 문학과 시를, 무애(无涯) 양주동(梁柱東)에게 고전과 향가에 대해 영향을 받았다. 이후 1952년 <미루나무>로「문예」지에 추천이 되기도 한다. 이때부터 이종학의 그림에는 시(詩)를 떠날 수 없고, 그림이 시를 닮게 되는 “시중유화 화중유시(詩中有畵 畵中有詩)”의 장으로 생각의 영역을 갖게 된다. 이시기 대전 인근 연산으로 피난을 내려와 있던 중 호서문단(湖西文壇)의 시인들, 한성기(韓性棋), 박용래(朴龍來), 박희선(朴喜宣), 정훈(丁薰)선생들과 활동하였다. 이때 대전중학교, 대전고녀(상업미술)교사로 재직했으며, 1958년 신세계화랑에서 제1회 서양화 개인전을 열게 된다. 이 전시회에「학과 해와 달」,「비둘기」등 토속성에 근거를 둔 창작품 25점이 출품되었다.

초기작품들에서는 대상의 외형을 없애고 본질을 남기는 일, 즉 잔영(殘影)을 찾아내는 공간을 만들게 된다. 이것은 결국 한국적 추상을 만들게 되는데 이시기 한국에는 비정형의 미술운동이 한창이었다.
50년대 후반 한국에 나타난 비정형 미술운동은 1945년경부터 유럽에 나타난 것으로 미국의 추상미술운동에 상응한 앵포르멜(informel)이 변형된 경향이다. 대상의 재현이나 기하적 추상미술에 반대하고 내면을 표현하는 유기적이고 추상적인 작품을 일컬으며, 잠재의식의 환상을 직접 표현해내는 넓은 의미에서는 서정적 추상미술에 일괄적으로 적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작가들에 의해 앵포르멜이 기성화 되자 1964년 신작가협회(新作家協會) 창립에 하인두(河麟斗), 손찬성(孫贊聖) 등과 함께 참여하게 된다.

현대미술을 창작 실현하는 전위적 정신을 내세운 신작가협회는 “동회(同會)는 일부 전위화단의 비 순수한 기회 편승주의(便乘主義) 및 그 작품의 추상주의적 아카데미즘화를 지양(止揚)하고 작품제일주의를 긍지로 한다.”고 창립취지를 밝히고 있다.(동아일보 1965.05.25)
1975년 개인전에서는 “토속적 민족감정에 바탕을 두고 세계성을 추구하는 작품을 그려왔다”고 하여 그림소재나 정신세계의 뿌리를 오랜 전통에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시기 이전 이미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앵포르멜류의 비구상작품을 내놓았다. 이때 발표한「상(想)」시리즈는 서체에서 나온 문자추상을 보여준다. 거칠게 칠한 화면에 수평구조를 주(主)로 하여 곡선형을 중복으로 청(靑), 황(黃),자(紫),적(赤) 등의 원색이 바닥을 이룬다. 이에 서체의 변형인 구성들이 상형문자로 자리한다. 이는 문자의 추상화와 색채운율에 의한 추상의 형식과 내용을 담고 있다.

‘80년대에는 기운생동의 필력에 의한 텅 비어있는 충만감을 나타낸「추상정경」이 나타나며, 이것은「추상적 분출에 의한 구상성」의 완성이란 평을 받았다. 백색화면에 빗질하듯 분출된 정경들은 언덕이 되고 바람이 되며 ‘격랑의 바닷가 풀밭의 갈대’가 되기도 한다.
‘90년대는 화면이 좀 더 비워져 하얀 바탕에 격렬하게 그은 필치는 행위예술의 흔적처럼 집약되고, 마치 어떤 강변의 풍경이나 외딴시골 한 자락의 풍경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상으로서의 풍경이라기보다 심상에서 작용하는 향토 짙은 음률에서 베어 나오는 서정적 추상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2000년대에는 유희적 아동의 낙서가 빼곡히 들어차기도 하며 ‘절대자유’ 공간을 점유한다. 때로는 기억과 기억이 맞물리고, 추억과 향수가 어우러져 꽃이 되고 사람이 되며, 먼 유년의 칠판이나 담벼락에 맛보던 자유로운 상상이 된다.「추상정경」은 절대적인 자유를 찾아간 결과 제목 없음의「무제(無題)」가 된다. 딱히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몰아(沒我)의 경지에서 시(詩)와 서(書)와 그림(畵)이 한데 어울리는 화면을 만들고 있다. 부작지작(不作之作)이라 했던가. ‘만들지도 않았는데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 끝에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에서 나오는 말이다. 화가는 본인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되도록 여백이 있어야 좋다. 그리고 그리면서 적당히 지워 나타나는 흔적을 조형화하는 일을 즐겨한다.” 또한 “그릴 수 없는 자연을 존중한다.”는 것은 형태를 그릴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런 흔적의 자연스러움에 대한 존중의 뜻으로 읽혀진다. 따라서 “그림 속에 숨어있는 이미지를 좋아한다.”는 것처럼 그리고 지워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흔적, 그 흔적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이미지들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최근작이다. 미수(米壽)가 되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밑 작업의 바탕위에 대상을 그리고, 지워 그 위에 나타난 서체적 음률의 조화를 이루어 무욕과 기교 없음의 향기가 배어 있다. 이 향기는 어느덧 잔잔한 초원의 자연을 닮았다. 이것은 우리가 두고두고 간직할 그의 예술향이며 아름다운 예술 혼이다.

이번 작품전에는 2005년 이후 제작된 42점의 유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제목제8회 이동훈 미술상 수상작가초대 이종학 전

전시기간2011.07.08(금) - 2011.08.21(일)

참여작가 이종학

관람시간10:00am~19:00pm 금요일 21:00까지

휴관일월요일 1월1일, 설(당일), 추석(당일)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어른: 500원 (단체 400원)
어린이,청소년: 300원 (단체 200원)
65세이상, 6세미만: 무료
미술관 가는 날(매월 넷째주 일요일): 무료

장소대전시립미술관 Daejeon Museum of Art (대전 서구 만년동 둔산대로 99번지 (만년동 396) 대전시립미술관 )

연락처042-120

Artists in This Show

이종학(Lee Jong_hak)

1925년 출생

대전시립미술관 (Daejeon Museum of Art) Shows on M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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