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하(Kim Duk-Ha)

1722년 출생 - 1772년

서울에서 활동

추가정보

김두량(金斗樑)·김덕하(金德夏)가 그린 산수도. 1744년(영조 20) 작. 비단 바탕에 담채. <춘하도리원호흥경도 春夏桃梨園豪興景圖> 세로 8.4㎝, 가로 202㎝. <추동전원행렵승회도 秋冬田園行獵勝會圖> 세로 7.2㎝, 가로 182.9㎝.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 후기의 화원(?員) 김두량이 49세(영조 20, 1744년)에 그의 아들로 역시 화원인 김덕하와 함께 그린 작품이다.

<사계산수도> 외에 <사계풍속도 四季風俗圖> 또는 <전가락사도권 田家樂事圖券>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작품은 표제(表題)에 의해, 김두량이 도본(圖本)을 그리고 설채(設彩 : 색을 칠함)는 김덕하가 했음을 알 수 있다. 봄·여름 장면인 <춘하도리원호홍경도>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을·겨울 장면인 <추동전원행렵승회도>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전개되는 특이한 형식의 두 권(券)으로 되어 있다.

춘경(春景)은 이백(李白)의 시에 나오는 도리원(桃梨園)에서 열리는 연회로 가는 장면과 정원에서 풍류를 즐기는 모습이다. 하경(夏景)은 집안에서 바둑을 두거나 물가 나무 밑에서 쉬는 등 납량(納凉 :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여 서늘한 기운을 느낌)하는 광경이 중심으로 그려져 있다. 추경(秋景)은 추수와 타작 장면, 동경(冬景)은 겨울철 옥내의 생활과 사냥하는 모습으로 되어 있다.

각 장면은 두루마리의 순서대로 절반씩의 비중을 차지하는 8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다양한 장면들이 좁고 긴 횡권(橫券) 속에 여백 없이 꽉 차게 배열되었다. 하지만 비좁거나 옹색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부드럽고 온화한 필묵법(筆墨法) 및 담채, 산형(山形)과 짧은 파마준(波麻?), 수묘법(樹描法) 등에서 오파적(吳派的 : 중국 명나라 후반기 산수화의 한 유파) 요소를 보여 준다.

인물·가옥 표현에서 18세기 초엽에는 수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개자원화전 芥子園畵傳≫의 영향이 보인다. 그리고 타작 장면과 벼를 까부는 장면에서는 ≪패문재경작도 佩文齋耕織圖≫의 영향도 확인된다. <사계산수도>는 오파적 요소 및 ≪개자원화전≫·≪패문재경직도≫의 수용은 물론 조선 후기 풍속화의 유행을 예시하는 선구적 일면이 보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

<사계산수도>와 같은 해에 그린 <월야산수도 月夜山水圖>에서는 전통적 화풍을 추종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사계산수도>는 그것과는 매우 다른 화풍이어서 김두량이 다양한 화풍을 구사할 수 있는 화원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김덕하는 이 그림 외에 다른 작품이 알려지지 않고 있어 아직 그의 작품 경향을 알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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