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적인 기억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미지는 매우 주관적이며 또는 난해한 추상적 시각언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시각을 통해 전달 되는 이미지는 보는 이에게 간접 경험이 된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감정 이입으로 상상의 시간을 여행한다. 이렇듯 시각을 통한 이미지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반란이며, 다각화된 비가시적인 소통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그 속에 풀어낸 다각적 접근 방식은 이야기라는 친숙한 단어로 다가서고 있다. 이번 [New Vision 2010]전에 참여한 젊은 작가 10인은 각자의 경험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양한 이미지로 표출하고 있다. 보여지는 것에 대한 그들만의 해석은 우리들에게 함축적이고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기영진은 다의성에서 파생된 수많은 무생물적 존재들을 이웃과 같은 타인의 영역에 두고 바라보며 그에 대한 사유의 체계 내에서 재해석한다. 우정수는 꿍꿍이를 가진 것과 그것을 유지시키는 구조, 그리고 그에 대한 변형을 큰 작품과 작은 작품의 유기적인 연결 체계를 통해 드러낸다. 윤향로 작가는 작가 개인의 심리적 외상으로 만들어진 상처를 작품으로 표출한다. 이지현의 작품은 부정적이며 강렬한 경험의 기억들이 스며든 ‘하나의 사건 혹은 이야기’ 에 등장하는 인물의 심리상태, 그 이야기의 비극성에 치중하여 이미지를 구성한다.
[기영진 작가노트]
가능성에 관하여.
나에겐 의자가 있다. 그리고 그 의자는 머리를 가지고 있다. 그 의자의 다리는 사실, 지탱할 수 없을 만큼 부드럽다. 내가 앉음과 동시에 의자는 견디지 못하고 말았다. 이 문장에서 우리는 설명의 대상이 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의자가 맞는지에 관한 의심을 가진다. 이 의자는 부실한 의자인지, 또는 머리를 가진이의 몸인지, 또는 머리가 달린 의자인지, 또는 문어나 낙지의 다리를 가진, 의자 모양의 무엇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의자가 사유적 맥락에서는 의자임과 동시에 다른 무엇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포스러운 꿈>에서 탁자는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탁자는 목과 비슷한 어떤 형상을 얻었다. 그 형상은 목일 수도 있고 또는 선반이 될 수도 있고, 장식물이, 또는 발이나 머리가 될 수도 있는 모든 가능성 내에 있다. 탁자는 그가 목이라고 생각하는 대상이, 목임과 동시에 전혀 다른 무엇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잊는다. 탁자는 그것이 목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고립된다. 목이 있다면 신체가 존재할 것이고, 그것이 존재한다면 있을 곳이 필요할 것이다. 이어지는 모든 논리적 근거에 따라 그는 최소 2층 이상의 방에서만 머물게 된다. 이 이야기가 단지 존재가 다의성을 가진다는 점을 간과하게 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려는 것은 아니다. 이 이야기는 모티브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생기는 작은 사건에 불과하다.
탁자가 나의 이웃과도 같은 타자라고 생각해보자. 그가 우리와 같이 살아간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나는 그가 사유의 영역, 또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그 나름대로의 삶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찰하는 것은 본능적인 일일 수도 있다. 탁자에게 어떠한 사건이 그의 삶으로 침범했을 때, 그가 그러한 침범을 수반한 채로 살아가는 연결고리적 사유는, 그가 살아가고 나아간다는 서사성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사유의 체계 내에서 누군가의 삶을 보고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지나 망상들은 실제적 존재 자체임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공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의자는 내가 그것을 바라본 순간부터 대표되는 의자의 임무를 가질 필요가 없어진다. 따라서 존재 자체가 가지는 다의성을 단순히 환상이나 망상의 상태로만 간주하는데 그치지 않고, 의자와 같은, 수많은 존재들의 비논리적인 팽창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도 흥미로울 수 있다.
다의성에서 파생된 의자를 포함한 수 많은 존재를 이웃과 같은 타인의 영역에 두고, 바라보는 것이다. 사실 이런 방법으로 존재들을 보는 것이 필수적인 일은 아니지만, 단순히 망상이나 이야기 짓기의 영역에 놓아두기에는 그들의 삶이 매우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지현 작가노트]부정적이며, 강렬한 경험의 기억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몇 편의 이야기에 스며들면서 ‘하나의 사건 혹은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란 주로 동네에서 풍문으로 들리거나 간접적으로 보고 듣게 된 것들을 말한다. 선택되는 이야기는 자극적인 사건사고와 폭력적인 상황을 연상하게 하는 것들인데, 치정에 얽힌 싸움, 부부의 가정사에서 비롯된 이야기, 술주정뱅이의 이야기, 동네에서 한 번 쯤 보게 되는 미친 여자의 이야기 등이다. 다른 사람의 사적인 이야기들은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리게 하거나, 불안한 기운을 전달한다. 이러한 심리적 상태와 이야기들, 개인적인 경험의 기억들이 얽혀 상황을 상상하게 한다. 사건에 따른 인간의 심리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주로 주인공-‘나’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기도 한-이 독백하는 구조로 글을 상상한다. 이야기의 구성보다는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그 사람을 중심으로 얽혀있는 이야기의 비극성에 주목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건과 이야기는 종이 위에 그려지는 이미지의 출처가 된다. 그려진 이미지들은 언어와 이야기들에 의해 환기되고, 머릿속에 맴도는 말들은 이미지를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얼굴이 빨개지도록 부끄럽다’ ‘노란 공기가 뿌옇게 맴돈다.’ 와 같은 언어 묘사는 머릿속에 색, 선, 형태들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불러일으킨다. 이와 같은 과정과 비슷하게 이야기, 사건들은 흐름이 있는 영상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하는데 이 두 가지의 과정이 맞물리면서 하나의 이미지가 솟아오르듯이 분출하게 된다. 여기서 얻게 된 이미지는 ‘이야기’의 한 장면이거나 여러 장면이 겹쳐진, 혼합된 장면들이 되곤 한다.
<남편과 부인>은 동네 세탁소 아저씨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림에 그려진 장소는 세탁소의 터만 남아있는 장소의 사진을 참고하여 그린 것이다.
동네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세탁소 아저씨의 부인이 보일러공 아저씨와 바람이 나서 그 배신감에 자살했다고 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모르는 다른 사람의 사적인 이야기와 개인적인 경험이 얽혀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이 사건과 관계되어 떠오른 개인적인 경험의 기억과 만들어진 이야기가 섞여서 여러 장면들을 상상하게 한다. 이것들은 또 다시 서로 연결되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해준다. 인터넷에서 본 사진을 보고 그린 <구급차>에서 개인적인 기억을 떠올리며 그린 <검은 점퍼1>과 <검은 점퍼2>는 <부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턱 나간 여자><주먹><싸움> 등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어들여 사람들 사이의 사건, 사고들로 연결시킨다.
[우정수 작가노트]
음모 시리즈
작은 캔버스의 작업들은 꿍꿍이를 가진 것과 그것을 유지시키는 구조를 나타낸 것이고 큰 캔버스에서는 그것들이 허무맹랑하게 변형되어 일상화된 것을 나타내었다.
작은 캔버스 설명
해골미장아빔
미술의 역할중 하나인 미장아빔, 허구의 허구를, 모방의 모방을. 허구속의 허구가 진실을 드러내는 장치인 이유는 허구의 허구적 효과를 폭로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권위적인
낙서를 하다 우연히 나온 이미지, 어딘가 낯익음을 느껴 찾아보았더니 1달러에 있는 프리메이슨사징인 피라미드 위의 눈과 비슷하다. ANNUIT COEPTIS "신은 우리가 하는 일을 좋아하시니라"
피라미드는 위로 갈수록 힘은 세지는 반면 개체 수는 줄어든다.
그 눈은 전시안이라하는 승리의 신 호루스의 눈이다. 최상단에 위치하여 가장 멀리 보는 존재라 한다.
전시제목New Vision 2010
전시기간2010.08.06(금) - 2010.08.29(일)
참여작가
이지현 , 기영진, 우정수, 윤향로
초대일시2010-08-06 19pm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1000
장소갤러리 소소 Gallery SoSo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92 )
연락처031-949-8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