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홍의 돌 - 환경·생태·생명·자연의 메신저
제주에서 나고 자라 돌을 만들고 그리는 작가, 그가 하석홍이다. 작가에게 돌은 창작의 소재이자 노동의 도구이며 인생 노정을 견인하는 성찰의 기호로 다루어져 왔으니 그를 돌작가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해변이나 곶자왈에 산재한 거친 질감의 화산암과 함께 살아온 것이 60여년 세월, 그가 만들고 그려온 돌의 조형 방식도 지나온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다채롭다. 미생물로 숙성시킨 폐지 펄프에 천연광물 파우더와 색소 그리고 응고제를 사용해 만든 돌덩어리는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의사 자연의 메시지를 담은 신화를 만들어 내었다. 거친 질감의 표면에 숟가락이나 그릇을 올려 그리거나 물고기를 화석 이미지로 연출해 내는 작업에서 시작해, 자연물로서 까마귀나 팽나무 그리고 돌의 형상을 사실적으로 복제해낸 시뮬라크르 연작에 이르기까지 돌의 표상 작업은 그가 거둔 독자적인 결실이었다. 이러한 그의 예술 노정은 제주라는 특수한 공간을 살아온 작가 자신의 삶에서 얻은 개성의 표현이자 서사에서 물자체로 전환되어 온 모더니즘 미술사가 반영된 성취라 할 수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 하석홍은 다시 조용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 변화의 과정은 세 개의 시리즈를 통해 확인된다. 이른바 캔버스에 바위의 질감을 색면 추상처럼 깔아놓은 작업 시리즈, 그 바위의 표면에 자라는 석화 이미지를 나타낸 작업 시리즈, 그리고 돌맹이의 형상과 그 표면를 덮은 석화 이미지를 종합해 놓은 작업 시리즈가 그것이다. 이들 세 개의 시리즈 저변에 흐르는 공통적 주제 의식이 있다면 그것를 환경, 생태, 생명, 자연이라는 키컨셉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주제들은 문명사적 전환기로 불리우는 오늘날 지식사회의 담론들이다. 하석홍의 세가지 돌 시리즈에는 순수 추상의 세계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질료와 형상 자체에 대한 시선 그리고 이 본질과 순수의 터에 자라는 석화(지의류)를 통해 서사적 메시지를 드러내려는 의도가 서로 융합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땅의 옷이란 의미를 지닌 지의류(地衣類)는 바위나 나무에 달라붙어 자라는 생물이다. 이렇듯 작가의 작업에서 위에 적은 동시대의 키컨셉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영호 중앙대교수, 미술평론가 2023.3)
전시제목하석홍 개인전
전시기간2023.03.07(화) - 2023.03.31(금)
참여작가
하석홍
초대일시2023년 03월 07일 화요일 05:00pm
관람시간11:00am - 07:00pm
휴관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리서울 갤러리 LeeSeoul Gallery (서울 마포구 양화로 45 (서교동, 메세나폴리스) 메세나폴리스몰 178호)
연락처02-720-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