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진: 雪空 설공

2022.12.02 ▶ 2022.12.31

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5 (통의동, 갤러리 아트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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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22년 12월 02일 금요일 07:00pm

  • 임수진

    yukizora 雪空 70x40cm, woodcut, 2022 (A.P.)

  • 임수진

    설국 40x70cm, woodcut 2022 (A.P)

  • 임수진

    dry&glow 40x70cm, woodcut, 2022 (A.P.)

  • 임수진

    high and dry 80.3x80.3cm, oil in canvas, 2022

  • 임수진

    Rishiri Island 22x30cm, woodcut, 2022 (A.P)

  • 임수진

    겨울이 불러낸 기억 116.8x91.0cm, oil on canvas, 2022

Press Release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2년 12월 02일 (금)부터 12월 31일 (토)까지 임수진(b.1991)의 개인전인 <雪空 설공>을 개최한다. 현대미술에서 소외된 장르인 목판화를 전공한 작가는 판화와 회화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그만의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작품을 A.P(Artist Proof)만 찍어내고 목판을 파기함으로 오리지널리티를 판화에 부여한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느껴진다. 지난 2021년 겨울, 아트사이드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은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목판화로 관람객에게 깊은 감동과 향수를 불러와 전시 작품이 95% 이상 판매가 되었을 정도로 성황리에 마쳤다. 꾸준히 많은 관람객의 요청으로 2022년 겨울에도 아트사이드에서는 임수진과 함께하는 두번째 개인전을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는 전보다 짙은 감성으로 일상적인 풍경과 사물에서 따스함을 발견하고, 이를 보는 이들에게 공유한다. 새로이 작업한 32점(판화 22점, 회화 10점)과 함께 다시 한번 포근한 임수진만의 겨울을 선보이고자 한다.

대중에게 잊혀져가는 예술장르, 목판화. 젊은 작가의 뚝심 있는 선택
나무에 새겨 일일이 찍어내는 목판화는 전공자들조차 경제적, 체력적인 여러 상황으로 인해 쉽게 선택되지 않은 장르이다. 하지만 임수진에게 오랜 인내를 가지고 완성하는 목판화가 가진 이 작업방식은 즉각적인 결과를 보이는 다른 예술장르에서 느낄 수 없던 큰 매력을 안겨주어 그는 많은 어려움에도 목판화 작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목판에 물감을 입히고 여러 번의 반복 끝에 완성되는 수성목판화는 자연스러운 물감의 번짐과 그 위에 함께 나오는 나무의 결, 때론 선명한 형태가 가진 힘은 강렬하다. 특히 직접 촬영한 카메라 속 풍경, 어디선가 마주한 이미지들을 본인만의 시선으로 편집한 그의 장면들은 수차례 반복되어지는 섬세한 작업에서 우연과 의도를 만나 색다른 조형미를 보여준다. 그는 판화를 오직 한,두점만 작업하는데 이는 A.P(Artist Proof)를 제외한 에디션을 지니는 기존 판화가 가진 복제의 기능을 벗어나 그가 하고자 하는 예술의 가치를 목판화라는 재료와 방법의 특성을 통해 말하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판화, 회화 두 장르를 넘나드는 젊은 작가, 임수진이 보여주는 독보적인 분위기
판화와 회화, 임수진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관조적인 그의 태도는 작품의 분위기를 평온하게 혹은 따스하게 만들어 냈으며 장르에 상관없이 그가 가진 분위기가 어떻게 표출되는지 흥미있게 바라볼 수 있다. 희미하지만 또렷하고, 고요하지만 외롭지 않은 분위기는 그만이 표현해내는 풍경에서 나타난다. 마치 필름영화를 보는 것처럼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그의 작품 속 광활하게 펼쳐진 하늘과 새하얀 눈, 잔잔한 물결들은 추운 겨울바람을 시원하고 상쾌하게 볼을 간지럽히는 것으로 변화시킨다. 오로지 자연의 소리와 기분 좋은 은은한 향기가 날 것 같은 공간으로 우리를 이끄는 그의 판화와 회화, 각기 다른 두 장르는 임수진의 감성이 담겨 평화롭게 어우러지고, 그가 전하는 기억과 추억에 더욱 이입되게 만든다.

雪空 yukizora : 눈이 내릴 듯한 하늘
전시 제목인 “雪空 설공“은 작가가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처음 배운 단어이다. ‘눈이 내릴 듯한 하늘‘이란 뜻을 가진 설공은 삿포로에서 지낸 그에게 눈이 가득한 일상과 함께 겨울에 대한 강한 인상을 주었다. 낯선 타지에서 보낸 시간들은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겨울이 올 때마다 그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으며 작가는 그 때 느꼈던 감정들로 인해 겨울은 무엇보다 따뜻하고 여운이 가득한 계절로 새겨졌다. 전시작 <설국>과 같이 광활한 하늘과 새하얀 눈이 쌓인 풍경들의 작품들은 그가 잊고 지냈던 지난 날의 꿈과 감흥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자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처럼 모두가 겨울이란 계절에 작은 추억이 있다. 임수진의 작품을 통해 가족과 함께 했던 크리스마스 파티, 눈이 가득 내린 날의 친구들과 했던 눈싸움 등 우리가 마음 속에 지니고 있던 오직 겨울만이 주던 행복한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임수진의 작품은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한다. 그가 표현해내는 풍경들은 너무나 일상적이라 특별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나쳤던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전 <雪空 설공>을 통해 현재의 삶은 과거의 변주이고, 미래의 삶은 현재의 변주라고 말하며 잃어버린 과거도 중요하지만 머지않아 잃어버릴 현재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깨달음도 있기에 결국은 꿈을 꾸는 현재가 중요하다고 전하고 있다. 이번 겨울, 온기로 채워진 그의 전시에서 따뜻한 겨울을 느끼고 잊었던 꿈과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아트사이드 갤러리


눈 내리는 하늘 아래 빈자리

1. 설공(雪空), Yukizora(ゆきぞら)

눈이 내릴 듯한 하늘을 의미하는 전시 제목 ‘설공(雪空)’은 일본 교환학생 시절 작가가 처음 배운 단어다. 일본어로는 ‘유키조라(ゆきぞら)’로 발음된다. 어떤 사람에게 한 계절은 특별히 소중해서, 다른 세 계절과 그 계절을 분리시켜 잘 기록하고, 또 잘 기억하고 싶게끔 한다. 임수진에게 그 특별한 계절은 바로 겨울이다. 한겨울 낯선 나라에서 처음 배운 한 단어가 새긴 기억은 여러 해 시간의 겹이 쌓인 후, 물리적 색을 덧입으며 선명해진다. 가령, 전시 제목과 동명의 판화 작업 (2022)는 실제로 작업의 제작 단계에서 배경을 스케치한 목판 위로 여러 번 색을 입히고 또 종이에 찍어내는 과정을 동반한다. 기억을 되뇌며 그 순간에 만났던 색이 나오기를 바라며 찍어내는 과정, 흐릿한 지난 기억의 단면을 이곳에 전시로 불러와 선명히 되살려보는 과정은 꽤나 유사하다.

2. 겨울들
임수진의 개인전 《설공》을 이루는 주된 배경은 일련의 겨울 풍경이다. 임수진은 여행을 할 때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자신을 사로잡은, 발길을 멈추게 한 풍경을 곧잘 담아 왔다.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은 꼭 인화해 보관하고, 그중 몇몇 사진은 작업을 위한 이미지로 자리를 옮겨 간다. 작가가 여행 중 찍고, 판화와 회화로 각각 옮겨 그린 풍경들은 다음과 같다. 누군가의 집 앞, 휴게소, 도시의 낮은 건물들, 산책로를 걷거나 또는 산행로 중간에 멈춰 서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이 풍경들 위로는 하나같이 새하얀 눈이 쌓여 있다. 눈 내리는 풍경, 그리고 그 풍경을 감싸고 있는 계절인 ‘겨울’은 임수진의 작업을 한층 더 깊이 들여다볼 만한 단서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작년 겨울, 같은 장소에서 겨울 풍경을 담은 개인전 《겨울 실루엣》을 먼저 선보인 바 있다. 겨울을 다룬 유사한 주제의 전시를 이어서 한 번 더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한 작가에게 특정 계절이 이렇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건 어떻게 바라봐야 좋은가, 유독 한 계절만을 특별히 다루는 작가가 있었던가? 이런 질문들을 새하얀 눈으로 덮어 잠재우고서, 어쩌면 ‘그 계절을 유난히 사랑해서 계속 그리게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충분한 답이 되지는 않을까?

3. 자리
한 바퀴 전시를 둘러본 후라면 알게 되겠지만, 일련의 작품 속 새겨진 이미지들은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만한 겨울 풍경, 또 누구나 겨울이면 보고 싶을 법한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다. 작가는 작품 속 형상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며, 자신이 경험한 풍경을 관조적으로 그려 왔다. 중간자·관찰자적 시선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작가의 태도는 그림과 마주할 관객들이 각자가 가진 기억·순간과 만날 수 있도록 그 자리를 넓히는 일과 연결된다. 일상에서 평온하고 아름다운 장면을 ‘짠’ 하고 눈앞에 펼쳐 보이는 순간은 생각보다 드물다. 임수진은 작업과 전시로 그 순간을 만들고, 또 타인과 나누고자 한다. 자신이 몇 발 뒤로 물러나면서 그 앞으로 사람들이 다가서게끔 그림의 자리를 내어준다.
■ 이상엽


겨울이 불러낸 기억

겨울이 온다.

하루마다 성큼 다가와서 추위로 쓸어낸다.
시린 가슴 위에, 매 순간 더 차가운 공기가 놓인다.
빈 마음에, 소용돌이치듯 강한 그리움은
쓸쓸함을 더욱 깊이 남긴다.

그렇게 겨울은, 우리에게
우연히 잊혔던 기억의 한 조각을
다시 꺼내들게 한다.
■ 임수진

전시제목임수진: 雪空 설공

전시기간2022.12.02(금) - 2022.12.31(토)

참여작가 임수진

초대일시2022년 12월 02일 금요일 07:00pm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월,공휴일 휴관

장르목판화, 회화

관람료무료

장소아트사이드 갤러리 GALLERY ARTSIDE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5 (통의동, 갤러리 아트싸이드) )

연락처02-7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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