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제21회 졸업기획전시 《안단테: 걸어가듯 천천히》는 아름다운 연주를 위해 합을 맞추어나가는 악단처럼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는 우리네 모습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우리는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누군가와는 오랫동안 몸을 부대끼며 지내고, 누군가와는 가장 가까웠으나 어느 순간 가장 멀어진다. 아득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사람도 있고 이름도 얼굴도 모른 채 옷깃만 스쳐 지나간 이들은 무수하다. 물리적 소통이 가로막힌 오늘날, 23명의 기획자들은 이 관계의 단면들을 새삼스레 되돌아보게 되었다.
모든 여정 가운데 우리는 원만한 공존을 꿈꾸지만, 밀려오는 관계의 파도 위에서 난항을 겪게 된다. 상대를 위한 태도가 이따금 나의 행동을 옭아매는 굴레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자주 배려하고, 그래서 가끔은 희생하며, 종종 눈치를 본다. 이렇듯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하는 것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조율 과정과도 같다. 연주자들은 자신의 악기가 전체 화음에 녹아들고 있는지 점검하며 현을 조이고 호흡을 정돈한다. 소리가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각자의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전시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나와 타인이 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맞이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을 보여준다. 그들은 긴장감, 불안함과 같이 복잡한 관계 맺기에서 오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사회 집단에서 소외되어 고독함을 느끼는 개인의 내면에 주목한다. 이기심과 이타심이 혼재하는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며, 차이를 양극단으로 구분 짓는 경계의 모호함에 관해 이야기한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공간에서 마주친 우연한 만남들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한다.
전시 제목 ‘안단테: 걸어가듯 천천히’는 음악의 템포를 지시하는 빠르기말에서 따왔다. 이 주관적인 지시어는 연주자의 걸음걸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었다. 서로 다른 속도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 얼마나 많은 합주 끝에 안단테를 맞춰나갔을까. 《안단테: 걸어가듯 천천히》는 엇나가고 어설픈 연습 과정을 거쳐 조화로운 공서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고자 한다.
전시제목안단테: 걸어가듯 천천히
전시기간2021.06.05(토) - 2021.06.12(토)
참여작가
강지윤, 곽상원, 구은정, 김혜연, 임혜지
관람시간12:00p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영상, 설치, 퍼포먼스
관람료무료
장소17717 17717 (서울 성북구 성북동 177-17 )
기획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주최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주관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연락처010-4441-7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