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를 보았다 I 창남
하얀 포말이 떠밀려 온 자리를 따라 파도는 한 겹 야트막한 물이 되어 모래 속으로 스며든다. 전설의 이름으로 굳어버린 그리움이 끝나는 곳. 칠흑으로 덮인 밤 바다는 드디어 *어달 해안으로 접어드는 순간 여기저기 순수의 빛을 담은 알몸을 드러낸다. 아무것도 지닌 게 없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억겁을 돌아 이제서야 품 속으로 스며드는 속 울음 외, 더는 서러움도 원망도 하지 않는다. 그저 하루에 섞인 채 어제의 천년을 떠돌던 오호츠크 해안에서 목놓아 울다 오늘은 동해의 밤에 스며들며 마지막 빛을 만나는 것이다.
밤바다. 그 곳에 빛이 스며든다. 먼 하늘 스텔라로부터 가깝게는 해안가의 황색나트륨 가로등 불빛까지.. 이러한 물에 담겨있는 빛의 이미지는 한 번도 본적 없는 놀라운 에너지를 가졌으며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전혀 다른 세계로 투영한다. 나는, 바다를 보았다. 그 속에는 단어로 표현되지 않는 다양한 빛이 있었고 파도를 따라 현재와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며 숨 가쁘게 뷰 파인더 속으로 스며들었다. 밤바다, 그 빛의 발견은 살아 꿈틀 거리는 나의 기억들이며 구체적인 희망이었으며 목적인 것이다.
바다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다만 빛을 따라 제 모습을 바꾸고 그 하루를 따라 여러 벌의 색을 입을 뿐이다. 더러는 옥빛이며 쪽빛으로 물들다 황혼의 빛을 담기도하고 검푸른 침묵으로 깊은 곳까지 스며들다 한밤중 누군가의 기억 속에 운명처럼 남을 남보라 빛 문신으로 머물기도 한다.
한없이 경이로운 세계, 밤바다. 그 곳에 나의 꿈이 물고기처럼 빛나고 있었다.
*어달해안. 강원도 묵호에 인접한 해안가 이름
전시제목나는, 바다를 보았다
전시기간2010.06.16(수) - 2010.06.22(화)
참여작가
창남
초대일시2010-06-16 18pm
관람시간10:00am~19:00pm
휴관일일요일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엠(종로) Gallery M (서울 종로구 낙원동 283-38 )
연락처02-737-00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