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의 제목《노동요: 흙과 매트리스와 물결》속의 '노동요'는, 작업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부르는 상식적 의미의 노동요가 아니라, 오히려 적막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또 다른 노동요'를 뜻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갤러리의 넓은 벽면을 분방하게 채운 신작 페인팅 60여 점과 설치작품이 공개되고, 퍼포먼스 <뮤지컬: 영원한 봄>이 매주 펼쳐진다.
백현진은 화가, 설치미술가, 행위예술가, 음악가, 배우, 감독, 그래픽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를 가로지르는 예술가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특히 그가 수행(修行)하듯 직관적으로 실행하는 페인팅 작업은 다채로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작가로서의 적응력과 구성능력의 모판(matrix)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매체다. 그의 캔버스 화면에는 화가, 가수, 행위예술가, 배우를 관통하는 그의 '몸짓(gesture)/동작(action),' 그리고 그만의 '시적/음악적 리듬'이 중첩되어 순수 추상과 일러스트적 구상이 아우러져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회화는 각각의 페인팅이 독립적으로, 혹은 두 개 이상으로 조합될 경우, 전체의 구성요소로서 존재하고 기능한다. 즉,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각 페인팅은 전체이기도 하고, 부분이기도 하다. 일정한 규격(93x93cm)의 리넨 캔버스는 하나의 유닛으로 작동한다. 캔버스는 몇 배수로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으며, 이들을 설치하는 매뉴얼은 따로 없다. 페인팅은 무작위로, 혹은 의도적으로 조합되거나 배열될 수 있고, 페인팅 중에는 상하좌우가 없는 것들도 있다. 작가의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과정을 통해 제작된 이러한 작품들은 전시장 벽면을 유기적이면서도 불균형하게 채우며 독특한 난장을 만들어낸다. 설치작품 <뮤지컬: 영원한 봄>의 중요 요소는 벽화와 노래이고, 작가는 그 설치작품 안에서 동명의 퍼포먼스를 수행한다. 퍼포먼스가 펼쳐지면 설치작품은 무대로 기능하고 퍼포먼스가 끝나면 다시 작품으로 기능한다. 퍼포먼스 <뮤지컬: 영원한 봄>은 호화롭고 스펙타클한 쇼를 대놓고 지양하며, 적막하고 단조로운 무드를 만든다. 이 엉뚱한 뮤지컬에 사용되는 스코어는, 백현진이라는 예술적 모체를 통해 헐렁하게 나열된 작품들을 잇는 모종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백현진은 한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플라토, 아트선재센터, 성곡미술관, 상해 민생 현대미술관, 쿤스트할레 빈 등 주요 미술 기관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2017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7' 후원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그는 한국 인디밴드 1세대인 '어어부 프로젝트'와 프로젝트 팀 '방백'의 멤버이자 솔로 가수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영화 <북촌방향>, <경주>, <그것만이 내 세상>과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 속의 개성 강한 배우로서 전방위적 예술 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전시제목백현진: 노동요: 흙과 매트리스와 물결
전시기간2019.02.15(금) - 2019.03.31(일)
참여작가
백현진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
장소PKM 갤러리 PKM Gallery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40-16 (삼청동) )
연락처02-734-9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