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색채 조각: 한국 전통의 현대적 계승
최종태는 전통을 중시하며 한국적인 것에 뿌리를 두고 작업을 전개하는데, 이를 잘 드러내는 특성은 채색이다. 2000년대 이후부터 나무 조각에 채색을 하기 시작한 작가는 전통적인 오방색을 사용하여 새색시의 한복이나 전통혼례복 등을 표현하거나 조각에 고려청자를 연상시키는 맑은 옥색을 칠했다. 작가가 전통에 입각하여 한국의 미로 재해석한 성모자상은 서구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여타의 성상조각과는 다른 한국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작가가 조각에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채색 재료 중 하나는 바로 흙이다. 황토와 백토 등 흙의 종류는 다양한데, 이렇게 제작된 조각은 나무가 아닌 마치 흙을 빚어 놓은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와 같이 흙을 비롯한 나무, 돌을 작업의 매체로 활용하는 작가는 예술과 자연이 긴밀하게 연결된다고 여긴다. 물질, 그 자체에 불과했던 자연물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조각으로 만들어진다. 작가가 나무에 채색을 하게 된 계기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는 썩은 나무 토막을 색채로 덮음으로써 조각으로 새롭게 재탄생 시키고자 했다.
예술에 창조라는 명칭을 다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겠지만 생성과 표현 그리고 탄생의 과정을 보면 자연을 많이 닮아 있습니다. 예술이란 결국 자연의 질서를 닮는 것이 아닐까
-「형태는 낳는 것이다」 최종태 글 발췌
이번 전시에서는 하나의 전시 공간(2 전시장)이 그가 오랜 기간 연구한 채색조각으로 구성되었으며 본 전시를 통해 최종태의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채색조각을 다수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2. 새로운 매체의 탐구
나는 점점 파스텔 그림에 빠져들게 되었다. 내가 흙을 만지는 사람이라 그런지 손으로 문지르는 것을 좋아했다. 두 가지, 세 가지 파스텔을 함께 문지르니 참으로 재미있는 색깔이 만들어졌다. … 가끔씩 있는 일이지만 조각하는 일이 정말 힘들 때가 있다. 그때 문득 머리에 스치는 생각은 사물을 보이는 대로 가감 없이 그리는 것이었다. 역시 재료는 파스텔로 말이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졌다. 어둠이 걷히는 듯 싶었다. 그 무렵부터 나는 예술로서 파스텔 그림을 생각하게 되었다.
- 「예술이 의미를 배제할 때」 최종태 글 발췌
이번 전시에서는 근래에 제작된 조각과 함께 이전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대형크기의 파스텔화가 전시된다. 하늘과 바다의 풍경이 담긴 파스텔화는 큰 화면에 색으로만 표현되어 비구상의 색면추상과도 연결된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은 재현한적 없다’는 최종태는 조각뿐만 아니라, 회화 작업에도 마음의 심경을 풍경으로 담아낸다. 화면 속 파란 바다와 곧게 뻗은 수평선, 그리고 그 위로 흩뿌려진 하늘은 어딘가에서 본 듯 익숙하지만 이는 그의 내면에서 만들어진 허구의 풍경이다.
또한 최종태는 이번 전시에서 2017년부터 볼펜, 사인펜, 연필 등으로 그린 소묘화를 다수 공개한다. 작가에게 이러한 소묘화들은 파스텔화처럼 심적인 여유를 주는 도구로, 한달이라는 입원기간 동안 병상에서 볼펜과 종이를 이용해 그림을 그린 것이 소묘화로 이어졌다. 볼펜과 연필로 표현된 직선의 조형요소들은 표면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나는 그의 조각을 연상시킨다. 소묘화는 그가 평생을 작업의 주제로 삼은 소녀, 얼굴, 손, 성모상 등 다양한 주제로 나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최종태가 새롭게 탐구한 파스텔화와 소묘화와 같은 다양한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제목최종태 《영원의 갈망》
전시기간2018.10.11(목) - 2018.11.04(일)
참여작가
최종태
초대일시2018년 10월 11일 목요일 05:00pm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조각
관람료성인 3,000원
* 단체 20명 이상 20% 할인
* 7세 이하, 64세 이상, 장애 3급이상 무료입장
* 빌레스토랑 식사시 무료입장
장소가나아트센터 Gan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평창동, 가나아트센타) 1-3 전시장)
연락처02-72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