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을 구분하는
박노을
집이 갖는 기본적 의미는 안식의 공간이다. 집은 인간 존재의 최초의 세계라는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의 말처럼 인간은 집이라는 물리적이며 정신적인 울타리 안에서 하나의 인생을 만들어 간다. 박노을은 이러한 의미의 집을 화면 안에 무수히 채워 자신만의 허구적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집이라는 공간은 어린 시절, 남들과는 다른 시각이 콤플렉스였던 자신 스스로를 거리낌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안식의 공간이자 도피처였으며 유년시절 전체를 관통하는 추억이다.
집이라는 단어는 인간을 외부로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격리함을 뜻하는 이중적 의미도 내포한다. 사람이 자기 의지에 의해 집안에 은둔해 있을 때는 자연스럽게 집밖의 세계와 단절된 상태가 되며 이는 곧 타인과의 관계의 단절까지를 의미한다. 하지만 은둔을 통해 단절을 의도하였기에 불안을 느낄 필요는 없다. 의지에 의해 선택한 집안으로의 칩거이므로 언제든지 단절은 소통으로 전환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가능성은 문과 창의 설정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된다. 집안에 있을 때에는 타인과의 관계, 집 밖의 세계와 단절된 상태이므로 본인이 선택한 집안으로의 은둔과 칩거는 외부적 강압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써 일시적인 안정과 의도된 단절을 의미했으므로 언제든 창과 문이라는 외부로 향하는, 혹은 향할 수 있는 출구를 통해 소통의 가능성과 재개에 대한 심리상태나 욕망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축적된 집의 형상이나 창과 문은 박노을의 작업에 있어 중요한 기억과 의미를 차지한다.
즉, 집이 갖는 의미는 외부와의 단절과 사물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단순히 묘사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감정이 이입된 하나의 상징물들로 형상화한다.
박노을은 이런 자신과 사회를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인 집을 본인만의 도식화된 형상과 저채도의 색감으로 그려낸다. 도식화된 집의 형태를 반복해 그리는 행위는 자가치유 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또, 전체적으로 따듯한 저채도의 색이 사용되면서 소통의 단절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단지 어두운 기억으로만 남지 않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박노을은 여행하면서 본 집의 이미지를 결집시켜 실재하는 세계와 상상하는 세계를 한 화면 안에 구성한다. 그려내는 집은 실재 이미지의 재현이기보다는 본인 스스로 보고 느낀 복합적인 기억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근감이 사라져 단순한 형식을 지닌 그녀의 집은 그녀 자신만의 주관적이며 허구적인 세계로 안과 밖을 구분 짓고 있다.
전시제목안과 밖을 구분하는
전시기간2018.07.10(화) - 2018.07.24(화)
참여작가
박노을
초대일시2018년 07월 10일 화요일 05:00pm
관람시간월 - 금: 10:30am - 06:30pm
토요일: 12:00pm - 06:00pm
휴관일일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최정아 갤러리 CHOI JUNG AH GALLERY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94 (상수동, 홍익대학교) 홍문관 로비층 우리은행 옆)
연락처02-540-5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