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토크 / 2018_0421_토요일_03:00pm
오세린×최범(공예디자인평론가)
오세린은 지난 몇 년간 길거리 액세서리를 수집해 세상에 하나뿐인 반지와 브로치 등을 만들어왔다. 2012년 개인전 <모방과 속임수> 이후로, 이 장신구들은 미술관, 백화점, 패션잡지 등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미술작품으로 소비되면서 모방과 복제가 만연한 현실을 풍자했다.
작가는 2016년과 2018년, 저가低價 액세서리 공장이 위치한 중국 이우义乌 Yiwu 와 베트남 동반Đồng Văn을 방문했고, 그 곳 사람들에게 “’진짜’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2016년 영상 작품 <새들은 날기 위해 머리를 없앤다>를 촬영하던 중, 작가는 동반의 한 액세서리공장 대표로부터 ‘유니크’한 디자인을 그들에게 제공해주는 대가로 그 공장의 모든 설비와 노동력을 무상으로 이용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2018년 초, 하노이에서 1시간정도 떨어진 동반산업단지Đồng Văn industrial park에 머무르며 ‘베트남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곳은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액세서리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이 몰려 있는 곳이다. 공장들의 일부는 자칭 ‘카피캣copycat (오리지널 제품을 베껴서 비슷하게 흉내 내 만드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데, 어떤 브랜드의 상품이라도 일주일이면 대량 복제가 가능하다. 애초에 ‘가짜와 진짜의 경계’를 화두로 삼아온 작가는, 본인이 만든 원본을 준비했고 이것이 대량생산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변형되는지 지켜보았다.
세움아트스페이스의 작가공모 선정전시로 기획된 < How to arrange glitter and gold >는 오세린의 ‘베트남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물, 단채널 비디오 <새들은 날기 위해 머리를 없앤다> 로 구성된다.
■ 세움 아트스페이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엄마와 처음으로 롯데월드에 갔고, 그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단 하나의 장면이 있다. '신밧드의 모험'이라는 놀이기구였다. 나는 그야말로 주인공 신밧드가 되어 작은 배를 타고 어둡고 긴 동굴 속 물길을 떠다니며 이곳저곳을 모험했다. 탐험이 끝나갈 무렵 나타난 동굴 속에는 커다란 보물상자와 함께 반짝이는 보석과 금화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팔을 뻗으면 닿을듯한 거리였고, 어린 나는 그것들이 진짜라고 생각했다. 너무 많고 너무 아름다운 금은보화에 넋을 잃었지만, 내가 탄 배는 빠르게 그 앞을 지나치고 있었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잽싸게 몸을 뻗어 금화 한 줌을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어른이 될 때까지 눈을 가득 채웠던 반짝임은 잊혀지지 않았다.
■ 오세린
전시제목How to arrange glitter and gold 반짝임을 나열하는 방식
전시기간2018.04.07(토) - 2018.04.21(토)
참여작가
오세린
초대일시2018년 04월 07일 토요일 03:00pm
관람시간10:3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휴관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세움 아트스페이스 SEUM ART SPACE (서울 종로구 삼청로 48-14 (소격동) )
후원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연락처02-733-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