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 아트스페이스는 2017년 국내작가 개인전으로 비물질적 소재인 ‘빛’을 탐구해 온 리경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 “more Light: 향유고래 회로도”는 빛의 물성을 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구현하며 연구해 온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부제 ‘향유고래 회로도’는 송은 아트스페이스의 전시공간 입면도가 향유고래의 머리 모양과 유사한 것에서 착안되었으며,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 속 향유고래와 인간의 사투가 빚어내는 암울한 명상적 분위기를 영상과 레이저로 연출한 빛에 담아내고 이를 통해 작가의 세계관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리경 작가의 작업은 광파나 광원과 같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구체적인 유동성을 갖고 있는 ‘빛’이라는 소재의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작가는 이러한 비물질적 소재가 갖는 특이성과 확장성에 착안하여 다양한 변모를 통한 도전을 해 왔으며, 이전 작업에서는 관람객이 작품을 관람할 때에 비로소 완성되는 ‘주체’로서 빛을 받아들이는 존재였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완벽하게 계산되고 연출된 공간 안에서 빛을 응시하는 ‘객체’가 된다.
공간 특정적 설치작업을 해 온 리경 작가는 송은 아트스페이스 전층에 걸쳐 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어두운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두 개의 빛 기둥을 마주하게 된다. 이 두 개의 빛 기둥은 천천히 교차하며 켜짐과 꺼짐을 반복한다. 이는 탄생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가는 인간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드러내며, ‘생성과 소멸’의 루프를 보여준다.
3층 첫 번째 방에서는 3D 영상으로 구현한 미지의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처음 작품을 접할 때에는 인지하기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응시하면 미세한 빛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3층 두 번째 전시장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빛의 세계에 도달한다. 주황색 싸이키 조명이 가득한 방 안에서 관람객은 눈부심과 이로 인한 고통, 그리고 빛의 잔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 잔상은 긴 여운을 남기며 다른 작품들의 감상을 간섭한다.
마지막으로 4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푸른 빛의 레이져 프로젝션이 강렬하게 빛을 뿜어내며 춤추듯 유동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푸른 빛 레이져의 움직임은 연기와 어우러져 오묘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전시장 반대편 벽면에 설치된 유리거울을 통해 공간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리경의 설치작업은 관람객이 사색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전시장 각 층에서 울려 퍼지는 사운드는 공간 속에서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이 하나로 어우러져 관람객이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다양한 빛의 향연 속에서 ‘생성과 소멸’에 대해 되새김 하기를 호소한다.
전시제목more Light: 향유고래 회로도
전시기간2017.09.22(금) - 2017.11.25(토)
참여작가
리경
초대일시2017년 09월 22일 금요일 06:00pm
관람시간11:00am - 07:00pm
<아티스트 토크>
2017. 10. 27 (금) 오후 3-5시
예약: info@songeunartspace.org
휴관일일,공휴일 휴관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송은 아트스페이스 SONGEUN ARTSPACE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6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 )
기획(주)로렌스 제프리스
주최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
연락처02.3448.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