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인도 봄베이에서 출생하였다. 인도인 아버지와 유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봄베이에서 보내고, 1973년 영국으로 이주하였다.
그는 1973년부터 1977년까지 런던의 혼시미술대학에서 미술공부를 하였으며, 1977년에서 1978년까지는 첼시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였다. 1980년대 초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리처드 디컨(Richard Deacon), 빌 우드로(Bill Woodrow) 등과 함께 '젊은 영국 조각가 The Young British Sculptors'로 불리며 국제적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카푸어는 인도와 유럽의 정체성을 모두 보유한 조각가로 그의 아름답고 명상적인 추상조각은 동양미술과 서양미술의 간극을 연결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밀교적 명상과 힌두교의 탄트리즘에 바탕을 둔 오브제 및 종교의식을 떠올리게 하며, 말레비치(Kazimir Severinovich Malevich)나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같은 유럽 미술의 초월적 전통과도 연관되어 있다. 또한 예술적인 기교를 최소화하고 사물의 본질을 구현하고자 한 미니멀리즘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카푸어가 작품을 통해 추구하는 바는 '숭고함'이다. 물성을 가장 현격히 드러내는 조각이라는 매체를 이용하여 그 물성을 뛰어넘는 정신적인 사유를 담아내는 것이 그가 조각을 하는 이유이고 목적이다. 카푸어는 매일 새벽 1시간 동안 참선과 독경으로 인간, 우주, 자연과 마주한다. 자기 내면을 응시하고 수많은 갈등과 질문에 답하면서 이를 풀어내는 성찰과정이 사물의 심층을 파고 들어가 또 다른 모습을 이끌어내는 그의 작품의 힘일 것이다.
카푸어는 1990년 제 44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참가하여 '프리미오 2000'상을 받았고, 이듬해인 1991년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런던의 테이트 모던, 암스테르담 스테데릭 미술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 등지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주요 작품에는 《단독자로서의 어머니 Mother as a Solo》(1988), 《용 Dragon》(1992), 《무제 Untitled》(1994~1995), 《마르시아스 Marsyas》(2002), 《구름 문 Cloud Gate》(2004), 《하늘 거울 Sky Mirror》(200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