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큐브미술관은 성남의 청년작가를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한 ‘아트마켓-아트로(路)’ 사업의 파일럿 전시로 <성남청년작가: 블루 in 성남>展을 진행하였다. 두 차례의 파일럿 전시 참여작가 중 6명을 선정하여 2016년 개인전 형태로 성남청년작가전을 선보인다.
그 세 번째 전시인 성남청년작가전3 <조성훈: NewsDiary>는 사람들은 일상에서 똑같은 사건을 보지만 각자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기억하기 때문에 다른 해석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성훈은 TV, 신문, 인터넷 등 언론사들이 대중들에게 기사를 주목시키기 위해 자극적인 헤드카피나 이미지를 사용한다거나 기사내용과 유사성을 찾기 어려운 이미지를 사용하여 대중들의 시선을 끄는 목적으로 사용된 이미지에 노출되어져 기사내용보다는 이미지를 통해 기사내용을 이해하고 실제 기사내용과 관계가 없는 내용을 받아들이게 되는 현상에 대해 집중한다.
친구들과 모여 특정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사건의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사건을 이해하고 있었던 경우가 있지 않은가? 매일 매일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사건사고,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 스포츠, 연예계 등 이러한 다양한 정보 속에서 우리는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습득하기위해 보고 싶은 것과 관심 있는 것을 구분하며 정보를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또, 주 관심사가 아닌 기사에 대해서는 헤드카피나 이미지만을 보며 기사를 이해해 버린다.
여기에 스마트폰은 이러한 정보들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우리에게 전달해 준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열람한 인터넷 뉴스의 경우 클릭 횟수에 따라 페이지 방문자 수가 카운트 되어져 배너광고 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극적인 이미지의 사용이 더해지며 때로는 사건내용과 맞지 않은 이미지들이 사용될 때도 있다. 나의 관심사가 아니라서 스치듯 이미지만 보고 이해해 버렸던 많은 기사들이 과연 내가 이해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을까? 나의 주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에 다소 무관심하게 넘어가 버린 사건의 진실들은 그것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우리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매일 접하는 너무나 많은 사건사고로 인해 감정 및 공감능력이 무뎌졌다. 인터넷, TV, 영화 등 스펙타클한 이미지들도 이제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렇게 또 페이지를 넘기며 내게 필요한 자극을 찾는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어떤 사건인지 깊게 알 필요도 없다. 심지어는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단지 신선한 자극만 있으면 그만이다.”
- 작가노트 중에서 -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조성훈은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 정보전달 능력에 대해 주목하며 의미가 불분명한 이미지들은 작가의 작품 안에서 단순히 도구로서 생산되어 진다. 이미지를 재편집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참고가 된 사건들은 전혀 다른 내용을 이야기하게 된다. 전혀 다른 상황의 사건과 사건, 이미지와 이미지를 하나로 결합하여 만든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본래 이미지가 가지고 있던 의미를 상실하게 만들어 우리로 하여금 어떠한 사건의 본질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한 단면의 이미지를 보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조성훈의 2013년 작업인 “Hey, Why do you look so tired?"는 스페인의 대표 축제인 산 페르민 축제(Festival of San Fermin) 중 거리에서 벌어지는 투우라고 할 수 있는 엔시에로(Encierro)를 배경으로 화가로 보이는 한 여인이 나열된 그림 도구들 앞에 서서 무표정한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엔시에로(Encierro)는 약 15마리의 소가 사육장에서 좁은 골목길을 지나 투우장까지 달려가게 되는데 이때 축제 참가자 1천여 명의 사람들이 달려오는 소를 피해 투우 경기장까지 함께 뛰어간다. 엔시에로 중에 소에 받치거나 쇠뿔에 찔려 부상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발생하고 때로는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위험한 축제이기도 하다.
난폭해 보이는 소를 피하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과 모습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는 대조적으로 화면 중앙에 서 있는 여인의 표정에서 우리는 ‘무관심’을 읽을 수 있다. 이는 조성훈 작업 전반에 걸쳐 펼쳐져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 서핑을 즐긴다, 산사태 앞에서 골프를 친다, 집체만한 고릴라를 옆에 두고 한가롭게 산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화면 연출을 통해 작가는 무관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성훈은 매일 매일 마치 그림일기를 그리듯 그 날 있었던 일 또는 인상 깊게 보았던 일을 드로잉으로 남긴다. 이러한 드로잉작업을 <한담 시리즈>라 부른다. 심심하거나 한가할 때 나누는 이야기 또는 별로 중요하지 아니한 이야기를 한담(閑談)이라 한다. 하루의 기록 또는 가벼운 마음으로 끄적거리는 한담 드로잉은 작가에게 새로운 작업의 방향성과 주제들이 생성되어진다. 이러한 결과물들이 한 겹, 또 한 겹, 그렇게 쌓이고 쌓여 좋은 작가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방학기간이 되면 세계 유명작가들의 전시가 반복되어지며 하루 관람객이 몇 천명을 돌파했다는 기사가 실린다. 그러나 국내 작가들의 전시는 어떤가? 한산하기만 하다. 동시대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성장해가고 있는 피카소, 고흐보다 소중한 우리 작가들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면 먼 훗날 우리는 거장과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민재홍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큐레이터
전시제목조성훈 - NewsDiary
전시기간2016.07.22(금) - 2016.08.21(일)
참여작가
조성훈
초대일시2016-07-21 17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회화와 조각
장소성남아트센터 SEONGNAM ART CENTER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757번지)
연락처031-783-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