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이 쇼자부로는 1924년 일본 미야기현 출생으로 1940년대 중반 구상중심의 유화에서 시작하여 40대에는 혼합기법을 가미한 추상의 세계로 들어섰다. 1975년부터는 동판화를 시작하였는데 이후 끝없는 도전과 실험으로 동판화라 한정짓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기법과 형식을 만들어 냈다. 그는 동판화 본연의 형식을 넘어서 종이 대신 얇은 납판을 사용하여 입체감과 재질감을 극대화 시켰고, 식물성 화석가루인 규조토를 캔버스나 판에 칠한 후 그것을 판화의 원판으로 사용하는 독자적인 기법을 개발하였다. 이와 같이 카와이 쇼자부로는 규조토, 납, 동판, 아연판, 종이 등 자신이 사용하는 재료의 물성을 온전히 파악하고 그것들을 자유자재로 운영하는 테크닉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판화에서 발생하는 우연성을 필연의 경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만의 노하우와 끊임없는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축적된 테크닉은 내적 숙성의 과정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세계를 더욱 심화시키고 견고하게 만들었다.
추상의 세계에 진입한 이래 카와이 쇼자부로는 “생명”을 예술의 주제로 삼고 있다. 카와이 쇼자부로의 화면에서 보여주는 거침없는 흔적들은 때로는 힘차고 거칠게 생명의 요동을 보여주며, 때로는 정적과 고요의 순간을 전달한다. 두터운 화면을 긁어낸 자국에는 세상의 모순과 상처와 아픔의 흔적이, 투명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색채 속에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기쁨과 희망이 담겨있다. 스크래치의 자취나 부식의 흔적은 시각적 형체를 넘어서 우주만물과 자신의 역사 속에 새겨진 생명의 흔적이자 삶의 경험과 기억이 내재된 내적 울림이 있다. 그것은 지나간 과거가 집적되어 만들어낸 현재의 상태이자 미래를 예견하는 파장과도 같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무수한 실험이 난무하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오늘도 여전히 많은 작가들은 실험을 계속한다. 그러나 명확한 자기세계가 없는 맹목적 실험은 결국 시도에 그칠 뿐 예술로 승화될 수는 없다. 오랜 시간 부단한 연마와 실험을 통해 응축하고 꽃을 피워내는 카와이 쇼자부로의 예술가로서의 태도는 얄팍한 감각과 기교에 길들여져 있는 이 시대, 예술의 진정성에 대한 의미를 제고해 보게 한다.
전시제목하정웅컬렉션 생의흔적 '가와이 쇼자부로'전
전시기간2016.02.02(화) - 2016.06.05(일)
참여작가
가와이 쇼자부로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어른 500원
청소년,군인 300원
어린이 200원원
장소광주시립미술관 Gwangju Museum of Art (광주 북구 하서로 52 (광주시립미술관) )
연락처062-613-7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