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4대강 살리기 사업은 2009년 6월 8일에 마스터플랜이 발표되고 같은 해 11월 22일에 착공하여 2012년까지 시행된 국책사업으로 사업규모와 예산 양면에서 이른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 불리운다. 그런 만큼 찬반 논란도 격렬했는데, 찬성 측에서는 사업을 통해 수자원 확보, 홍수예방, 수질개선, 생태복원, 일자리 창출, 지역균형발전 등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측은 이 중 어떤 항목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논란은 사업 완료와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사업의 거대한 규모나 이를 둘러싼 지면상의 격렬한 논란과 달리 대다수 국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소극적이며 이해의 깊이 또한 피상적인 것이 사실이다. 이는 사업의 특수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찬반 주장의 내용이 너무나 전문적이고 사업시행 지역에의 접근성도 좋지 않으며 지역민과의 갈등 또한 드물기 때문이다. 대다수 대형 국책사업과 환경문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에 다름 아니다.
이와 같은 모순이 주는 난감함이야말로 작업의 가장 큰 동기가 되었다. 한쪽 입장을 일방적으로 취하여 찬성 혹은 반대라는 전제 하에 ‘그림을 맞춰나가는’ 것도, 아무 고민도 의문도 없이 그저 무미건조한 기록물을 생산해내는 것도 적절한 자세는 아닐 것 같았다. 오히려 나는 적극적으로 궁금해 하기로 했다. 마치 낯선 이방인이라도 된 것처럼 눈앞에 벌어지는 기이한 사회적-산업적 풍경을 묵묵히 응시하며 의문과 성찰의 시선을 견지하고자 애썼다.
현장의 분위기도 이러한 노력을 거들었다. 착공 이후 최근까지 4년간 약 40차례에 걸쳐 마주해온 풍경/광경들 자체가 그만큼 낯설고 기이하며 광막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모든 면에서 4대강 사업의 축소판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경인아라뱃길을 작업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 데에는 사업 성격뿐 아니라 광경의 유사성도 이유가 되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지금도 숱한 논란 속에 휩싸인 채 사업 전반에 걸친 법적, 제도적 사후 검증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문제라는 보다 큰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접근하는 반성적-성찰적 모색의 태도는 흔치 않다. 대상과의 직접적인 마주함을 바탕으로 그것의 실존성을 조용히 그러나 끈질기게 상기시키는 사진의 본성은 이러한 모색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환경문제에 사진이 필요한 이유다.
전시제목4대강, 4년간 - 박정민 개인전
전시기간2013.12.02(월) - 2013.12.05(목)
참여작가
박정민
초대일시2013-12-02 18pm
관람시간9:30am~20:00pm
휴관일일요일
장르사진
관람료무료
장소상명갤러리 Sangmyung Gallery (서울 종로구 동숭동 1-38 상명대학교)
연락처02-2075-2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