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는 박이소 작가의 『Something for Nothing(아무 것도 아닌 것을 위한 어떤 것)』전을 개최한다. 전시 제목인 'Something for Nothing'은 박이소의 작품 제목에서 가져온 것이다. 시멘트를 가득 채운 대야와 빈 대야 그리고 나무 받침대로 구성된 이 작품은 유실되었기 때문에 전시에서 보여줄 수는 없지만 박이소가 추구했던 '어떤 것', 즉 미술작품을 만들려는 행위와 욕구, 그리고 그 공허함에 대한 고찰을 잘 드러낸다. 박이소는 작가 노트에서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이 결국 "쓸모 없는 쓰레기 더미"가 되는 것 같다면서도, 자신은 "삶의 공허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자기 치료적 탈주수단"으로서 작품을 만든다고 밝혔다. 박이소에게 미술 작품제작이란 "기존의 사물의 의미와 감각의 영역 사이에 펼쳐져 있는 광대하고도 끝없는 '틈'을 거꾸로 여행하는 것"이었다.
아트선재센터에서 2011년에 열린 『개념의 여정』전에서는 박이소의 드로잉을 통해 작가의 작업 준비 과정에서의 아이디어나 설치 작업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 『Something for Nothing』전은 그 동안 국내에서는 소개되기 어려웠던 설치작품들을 중심으로, 회화, 조각,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으로 구성된다. 우선,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초, 미국에서 '박모'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시절의 작업부터, 2000년에 미국 텍사스에 소재한 아트페이스(ArtPace) 레지던시에서 제작한 작업, 그리고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작업 등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1990년대 말부터 한국에서 가졌던 주요 그룹전 및 2002년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으로 열렸던 개인전의 작업들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와 함께 출간되는 드로잉북은 2011년 『개념의 여정』전부터 오랫동안 준비해온 책으로, 박이소가 작업을 전개하는 방법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로서 그의 작업에 관심 있는 동료 및 후배 작가와 연구자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5월 중에 현실문화연구와 공동기획으로 출간 예정인 앤솔로지는 박이소의 글과 박이소에 대한 글을 총망라하여 90년대 한국미술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했던 그의 사유의 궤적을 정리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또한, 5월에는 이영철, 박찬경 등 기획자, 작가가 참여하는 토크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박이소와의 우정을 각별한 것으로 기억하는 동료들, 선후배 작가들의 토크를 통해 작가가 일상 생활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지각"하며 미술을 사유했던 태도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박이소는 1985년 뉴욕에서 대안공간 '마이너 인저리(Minor Injury)'를 설립하여 1989년까지 관장으로 활동했으며, SADI 드로잉컨셉트학과 교수(1995-1999), 계원디자인예술대학 및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강사(2000-2003) 등을 역임했다. 2003년과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2001년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1997년 광주비엔날레, 1994년 하바나 비엔날레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 2002년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1991년 미국연방예술기금(NEA) 회화상 등을 수상 한 바 있다. 2004년 4월 26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 아트선재센터
전시제목Something for Nothing(아무 것도 아닌 것을 위한 어떤 것)
전시기간2014.04.19(토) - 2014.06.01(일)
참여작가
박이소
초대일시2014-04-25 18pm
관람시간11:00am~19: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미디어와 공연예술
관람료성인 3,000원
학생 2,000원
장소아트선재센터 Artsonje Center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 )
연락처02-739-7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