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정물화
현대미술작품과 고대유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가지 전시품을 각각 기획하고 전시연출하는데 주안점은 무엇일까? 비슷한 듯 다른 두 뮤지엄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발 킴 작품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데, 필자는 평소에 두 뮤지엄의 자료 연구시스템, 전시메커니즘을 적절하게 상호 보완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다발 킴의 작품은 새로운 과거를 발굴하여 스토리를 입히는 과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작품의 첫인상은 동물의 그로테스크적 표현, 많이 그리기, 박물관 전시연출 등으로 요약되는데 다분히 자의식(自意識)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동물의 몸을 통해 생명, 자연(사막), 문명(기계)의 유동(flowage), 순환(circulation)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예사롭지 않은 건, 작품의 시각적인 것 보다 저변에 내재되어 있는 철학(개념)과 에너지 때문으로 확신한다. 이번 전시로 작가를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것이 평면 작업만 하는 작가와 다른 에너지를 느꼈는데, 그것이 프로젝트 디렉터 및 큐레이터 활동이다. 뉴욕에서의 큐레이터 경력(2003~5), 두 번의 국제사막프로젝트(International Desert ArtProject / 몽골, 미국) 디렉터 경력(2006~9), 상하이엑스포 큐레이터 경력(2010), 오스트리아 코스타리카 레지던시, 워크숍 참가 등 작가 그 이상의 열정으로 활동한 이력들이다. 그것은 다발 킴에게 큰 장점으로 기존의 작품을 ‘재맥락화’(인식의 틀을 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손성진 (SOMA 큐레이터)
드로잉 단상
생각이 생각을 부르고, 친숙한 것인데 생소하고 엉뚱한 배열과 관계를 이룬다. 모든 것을 컬렉션한다. 꿈에서 보았던 늘 이방인의 모습으로 던져진 나 자신과 그 주변의 것들까지도 박제한다. 그것을 다시금 만져보고 느껴보고 싶을 때를 대비하고자, 해부하고 박제하는 일이 나의 작업에 일부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오래된 것, 흔적, 시간의 나침반이 뒤로 돌아간 오랜 과거에 있었던 것처럼 꾸며낸 허상을 미래의 돌연변이처럼 각색한다. 알 수 없는 과학적 명칭들, 식물적 동물적 변이를 실험하고 기록한 고고학이나 자연과학을 연구한 드로잉들처럼, 난 이것을 나만의 잠재된(혹은 이상한)정물화라고 말하고 싶다. 이 세상의 누군가에 의해 분류되고, 체계가 세워지고 필수목록의 것들을 처절한 나의 방식으로 다시 해체한다. 보았던 비전을 다시 폐쇄시키기도 하고, 억압된 것들의 촉매를 다시 희석시켜 버리기도 한다.
논리와 설명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을 그린다. 나의 작업들은 불완전한 객체로 이어져 있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창출하듯 몽상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내러티브적 메커니즘의 서사적 구조를 여러 작품에서 볼 수 있다. 상징과 메타포가 가득한 실재와 신화, 현상과 환상의 경계에서 부단히 방황하는 가운데 지금 현실 밖으로 밀려나와 덩그러니 서 있게 되는 것이 나의 드로잉이다.
-다발킴 Dabal Kim
전시제목Into Drawing 19(다발 킴)展 개최
전시기간2012.11.02(금) - 2012.11.18(일)
참여작가
다발 킴
초대일시2012년 11월 02일 금요일 05:00pm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몸의 사유] 관람 시 무료 관람
ㅇ성인, 대학생 : 개인 3,000원 / 단체 1,500원
ㅇ청소년(13-18세) : 개인 2,000원 / 단체 1,000원
ㅇ어린이(12세 미만) : 개인 1,000원 / 단체 500원
※ 단체 : 20인 이상
장소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Soma Drawing Center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
연락처02-410-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