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본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은 내 생애 최초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한 것에 대한 새로움일 수도 있겠지만, 화려한 조명과 무대, 그 안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배우들의 현란한 움직임, 그리고 자신이 마치 주인공이라도 된 듯 뮤지컬에 몰입해 있는 관객들의 모습은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 보였다.
이후, 난 무대를 동경하게 되었다. 이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 때문이 아닌, 많은 요소요소를 하나의 힘으로 압도하는 그 괴력 자체에 대한 동경이다.
갤러리 안에 놓여있는 무대는 현재 내가 엮어가는 무대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함께한 나의 5분이 함께 공유한 5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 안에 입장한 모든 사람들이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관객이 될 수도 있다. 각자의 포지션은 스스로의 배역을 얼마나 잘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의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때로는 대본에 충실한 사람으로, 때로는 대본에 없는 애드립으로 자신만의 드라마를 만들어 나간다.
이번 <아무개씨의 독무대전>은 누구누구의 개인전 작품이 아닌, 관람자 모두에게 주인공 혹은 관객이 될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것은 갤러리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작품이라는 매개를 통해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호흡하고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무대라는 매개가 공통된 흡입력을 발휘하듯, 내가 만든 무대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흡입된 흔적이라도 남아주길 바란다.
전시제목심경보 - 아무개씨의 독무대전
전시기간2005.03.16(수) - 2005.03.22(화)
참여작가
심경보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무료
장소모로갤러리 moro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8-16 )
연락처02-739-1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