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탄생 80주년 특별전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
백남준아트센터는 2012년 7월 20일 백남준 생일에 시작하여 2013년 1월 20일까지 특별전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을 개최한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음악가, 플럭서스 예술가인 백남준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에서 백남준의 예술혼과 그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확장시킨 작가들의 작업이 함께 선보인다.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은 백남준이 1992년도에 쓴 글의 제목으로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돌아볼 때 품게 되는 ‘노스탤지어’는 우리 시대의 미디어 아트와 만날 때 더 큰 깨달음을 줄 수 있기에 전시 제목으로 선택하였다. 본 전시는 그의 전 생애나 특정 시기의 작품을 전시하는 회고전이 아니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 백남준의 사상에서 출발한 작품들로 이뤄진 주제전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것은 인간과 기계의 영역 간의 소통을 표상하는 인간화된 로봇인 백남준의 로봇 작품들이 마치 하나의 연극 장면처럼 출연하는 ‘로봇극장’, 그리고 인간과 기계의 하이브리드인 로봇에 역사적 인물, 동료 예술가들의 이름을 따서 자신의 사유를 반추한 ‘호모 사이버네티쿠스’의 로봇들이다. 특히 1층 전시장 입구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있는 징기스칸, 꽃으로 장식된 자동차를 타고 동서를 가로지르는 ‘마르코폴로’, ‘이지 라이더’라는 이름처럼 오토바이를 탄 로봇,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한 ‘인디언’까지 마치 관객을 향해 달려들 듯 한 로봇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그리고 2층에서는 당통, 슈베르트, 선덕여왕, 율곡 등 역사적 인물들이 극장의 무대에서 그 이름이 지닌 역사와 의미를 가르치듯 서있다.
또한 이번 특별전에서는 백남준아트센터 뿐 아니라 서울도심 한복판 서울스퀘어에서 백남준의 작품 <손과 얼굴>, <비디오 신디사이저>등을 가로 98미터 세로 78미터로 이루어진 건물외벽에 설치된 LED에서 상영한다.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체할 것이라는 백남준이 예언한지 어언 삼십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건물과 거리를 수놓는 진정한 ‘비디오 회화’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한 대규모의 군중과 함께 예술을 공유하는 진정한 플럭서스적인 비디오 콘서트가 될 것이다. 유동인구가 밀집된 도심에서의 백남준의 작품 상영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백남준의 작업이 친근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은 백남준이 1992년도에 쓴 글의 제목이다. 백남준은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품게 되는 노스탤지어는 단순히 기억을 끄집어내는 행위와 느낌이 아니라, 마치 타인이 우리에게 주는 피드백 못지않은, 혹은 그 피드백보다 훨씬 큰 깨달음을 일깨울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백남준은 유난히 날짜를 이용한 작품을 많이 남겼고, 지난 시대의 유물로 간주되는 예술과 사상을 새롭게 해석하여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글도 여러 편 썼다.
본 전시는 이러한 미래의 비전과 관계된 백남준의 사유에서 출발한다. 백남준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예술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미래의 미디어 환경에 대한 통찰이 드러난 작품을 제작하였다. 그는 일찍이 인간, 기계, 자연을 별개의 영역으로 나누지 않고 어떻게 각 영역 간에 소통이 발생하고 그 소통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를 탐구하는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에 몰두하였다. 그리고 이를 예술로 구현하고자 자신의 작업 속에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사이버네틱스 예술을 통하여 백남준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꿈꾸었다. 그가 강조한 것은 각각의 대상이 아닌 대상간의 소통이며, 그 대상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기계와 자연까지도 포함된다. “비디오는 일직선으로 나가는 시간의 화살을 빠르게 하거나 늦출 수 있고, 방향을 뒤바꾸고 뒤집을 수 있으며, 그 흐름을 휘게 하거나 비틀 수도 있다” 는 백남준의 언급처럼 본 전시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이 자유롭게 뒤섞인 소통의 장이 될 것이다.
전시 구성 및 주요 작품 소개
백남준의 탄생일인 7월 20일에 개막한 본 전시는 그의 전 생애나 특정 시기의 작품을 전시하는 회고전이 아니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 백남준의 사상에서 출발한 작품들로 이뤄진 주제전으로 구성되었다. 지구별, 픽셀에서 파노라마까지, 호모 사이버네티쿠스, 로봇 극장, 사이버네틱 시공간, 열린 회로, 오픈 액세스, 참여의 예술, 백색소음의 커뮤니케이션 등의 소주제로 묶인 참여 작가 13팀의 70 여점의 작품들은 대상 간의 상호 관계와 상호 작용을 중시한 백남준의 사이버네틱스 예술 철학과 맞닿아 있다.
백남준
지구별, 픽셀에서 파노라마까지 섹션은 화면을 이루는 픽셀부터 지구 전체를 조망하는 파노라마까지 미시와 거시를 넘나드는데 탁월했던 백남준의 작품을 소개한다. 백남준의 1989년작 <촛불하나>는 단 하나의 촛불이 카메라와 프로젝터를 통해 이미지들로 세포 분열하고 그 너울거리는 이미지들이 실재와 가상을 결합한 공간을 창출한다. 비디오 이미지를 이루는 미세한 전자들의 움직임은
에서도 실재성을 획득한다. 초록빛 나뭇잎을 타고 배치된 모니터에서 각국의 춤과 음악 영상이 흘러나오는 이 정원에서 전자적 자극과 자연의 녹음이 유기체적 공간으로 수렴되며 ‘테크노-에콜로지’의 풍경을 이룬다.
다시 인간, 호모 사이버네티쿠스 섹션은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인간의 유한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기계적인 신체에 대한 열망을 가중.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과 기계의 소통을 표상하는 다양한 로봇들이 연극적인 무대를 연출한다. 이 섹션의 <징키스칸의 복권>과 <마르코 폴로>는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에서 ‘유목민인 예술가’라는 주제 아래 열린 백남준의 <전자초고속도로 - 베니스에서 울란바토르까지>전에 출품되었다. <징기스칸의 복권>은 타고 있는 자전거 뒤 쪽에 정보 수송과 관련된 기계들을 싣고 있으며, <마르코 폴로>는 생화로 가득 채운 자동차에 올라타 있다. 백남준은 전시관의 야외 정원에 ‘실크 로드’를 빗댄 ‘스키타이 로드’를 설정하고 그 곳에 역사상 동과 서를 가로 질렀던 인물들을 로봇으로 만들어 세웠다. 서로 다른 문화가 교류하고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묻고자 한 것이다. 한편 <즐거운 인디언>과 지구별 섹션의 <사과나무>는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개관을 기념하여 열린 한국현대미술전시 <호랑이의 꼬리>전에 출품되었던 작품들이다.
로봇 극장에서는 백남준의 로봇 시리즈가 한자리에 모인다. 백남준이 인간과 기계의 하이브리드인 로봇을 만들면서 히포크라테스, 데카르트, 슈베르트, 당통 등의 역사적 인물에서부터 찰리 채플린, 코미디언 밥 호프, 선덕여왕, 율곡 등의 다양한 인물들을 비디오 조각이라 불리는 로봇으로 만든 작품들을 선보인다. 구형 텔레비전 수상기가 인간의 신체를 대신하고 TV 모니터에서는 비디오 영상이 나온다. 제목을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며 로봇의 신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형태의 텔레비전은 인간적인 개성을 표현한다.
참여의 예술 섹션은 제어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회로 시스템을 도입한 예술작품으로 관객은 전달된 정보를 수신하는 수동적인 주체가 아닌 다양한 피드백으로 참여하는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
이 섹션에서는 백남준의 <자석 TV> <참여 TV>를 비롯한 실험 TV 들과 1970년 백남준과 슈아 아베와 함께 제작한 <백-아베 신디사이저>와 2011년 비디오 신디사이저의 공동 제작자 슈야 아베와 함께<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와 기능적으로 동일하게 복원된 교육용 비디오 신디사이저를 함께 선보인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신호 입력, 엔코더 및 피드백, 출력으로 구성된 비디오 신디사이저는 입력된 영상의 형태와 색을 변형하는 동시에 다른 피드백의 입력이 가능한 초기 아날로그 영상 합성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교육용 신디사이저를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카트린 이캄 & 루이 플레리
1980년대부터 미래주의적 컨셉으로 뉴테크놀로지 장르를 개척해 온 작가인 카트린 이캄과 루이 플레리의 <원형의 파편들>은 인체의 수학적 비율에서 우주의 질서와 조화의 원리를 찾았던 르네상스 시대의 원형을 16개의 부위로 분할하고 이를 16대 모니터의 동영상으로 재조합 하면서 인간 중심주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테크놀로지를 통해 인간 신체라는 장, 영상기계의 화면이라는 장, 그리고 우주라는 장을 하나로 겹쳐 놓음으로써 인간이 기계적 개체, 자연적 환경의 관계망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백남준의 사이버네틱 예술의 주제와 부합하는 작품이다.
빌 비올라
백남준의 테크니션으로 함께 비디오 아트 작업을 했던 빌 비올라는 <지고의 존재>라는 비디오를 활용한 철학적 성찰로 잘 알려진 작품을 통해, 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을 역전시키거나 해체함으로써 주관적으로 경험되는 시간의 다양한 양상을 제시한다.
안토니 문타다스
MIT의 미디어랩 교수인 안토니 문타다스의 <파일 룸>은 커뮤니케이션의 권력 중 하나인 ‘검열’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이 작품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계 각국의 예술과 문화 분야의 검열 사례를 수집하여 검색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베이스이다. <파일룸>은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검열 사례를 추가할 수 있는 열린 구조이며 미국의 국립검열반대연합 등 관련 기관들과의 협력 하에 계속 확장되고 있는 작품이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의 데이터베이스는 서류함 캐비닛 수십 개를 사방으로 쌓아 올려 만든 실제 공간의 형태로 설치된다. 어둡고 위압적이며 닫힌 공간 안에서 컴퓨터 검색으로 검열 사례를 살펴보면서 백남준이 지향했던 쌍방향 소통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올라퍼 엘리아슨
올라퍼 엘리아슨의 <당신의 모호한 그림자> 앞에 선 관객은 여러 개의 이미지로 나누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엘리아슨은 빛, 물, 안개, 얼음, 온도와 같은 자연현상의 요소를 과학적인 원리와 테크놀로지를 통해 미술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그는 자신이 재현한 유사자연을 특정 공간에 재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문명과 자연의 만남이라는 색다른 감동을 경험하게 한다. 관객의 참여가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는 엘리아슨의 작업은 백남준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자연과 과학의 결합, 작품과 관객의 상호교류, 예술과 사회의 소통이라는 공통된 지점을 향하고 있다. 전시제목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
전시기간2012.07.20(금) - 2013.01.20(일)
참여작가
김신일, 백남준, 빌 비올라, 안토니 문타다스, 올라퍼 엘리아슨, 카트린 이캄 & 루이 플레리, 카트린 이캄 & 루이 플레리, 이불
초대일시2012년 07월 20일 금요일 05:00pm
관람시간10:00am - 08:00pm
휴관일없음 매월 둘째,넷째 월요일 휴관
장르미디어와 공연예술
관람료성인 4,000원
청소년 2,000원
(경기도민 50%할인)
장소백남준아트센터 Nam June Paik Art Center (경기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10 )
연락처031-201-8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