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듣는 말
장형선은 일상적 언어를 텍스트화하고 텍스트를 시각화함으로써 다중적 의미를 생산한다. 그의 작업은 만화와도 같은 배경에 부유하는 텍스트와 말풍선이 특징적이다. 그의 작업에서 텍스트는 메시지의 전달 뿐 아니라 형상을 구성하는 시각적 요소의 역할을 한다. 어릴 적부터 만화를 즐겨 보았다는 작가의 취향을 드러내듯 그의 작품은 강렬한 색채와 간결한 형태로 감성적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그의 작업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말풍선은 만화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표현 형태이다. 말풍선은 그 안에 문자를 내포함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문자가 없이 말풍선의 모양과 크기로도 다양한 느낌과 의미를 전한다.
요컨대, 장형선은 말풍선을 매개로 하여 다층적 배경에 텍스트를 접목시킴으로써 여러 가지 상황을 연상시키며 극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새로운 매체 탐구를 통한 표현 형식상의 다양한 변화 가운데서도 그의 테마는 도시, 인간관계, 소통하기로 일관된다. 작가가 몸담고 있는 ‘도시’라는 환경 속에서 겪는 ‘인간관계’의 단절, 그에 따른 소외, 혼란, 모순을 극복하고서 ‘소통하기’..., 이러한 소망은 작가로 하여금 끊임없이 창작열을 불태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장형선은 1998년 첫 개인전에서 도시의 오염을 주제로 희뿌연 대도시의 풍경, 하수구, 쓰레기통 등을 소재로 한 낙서 드로잉을, 2006년에는 말풍선과 말폭탄으로 뒤덮인 도시 풍경을 그린 팝 아트적 작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세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그는 한층 차분하고 정제된 형식의 드로잉과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중약)
장형선이 쏟아내는 메시지는 작가가 일상에서 느끼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금방 감정이입이 되도록 하는 힘이 있다. 그것은 주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시각화할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일수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일상 속에서 대개는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감정의 이면을 포착하는 능력에 있지 않나 싶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작가의 메시지를 해석하면서 제각기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장형선의 시각 언어는 살아서 진화한다. 흐릿한 배경에 중첩되어 둥둥 떠다니는 말풍선의 역할을 규정하는 외마디 텍스트처럼, 삭막한 도시 속에서 표류하는 인간관계를 회복시키는 이해의 말 한마디로 작가는 현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에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SOMA 정나영 큐레이터 전시제목Into Drawing 12 장형선
전시기간2010.12.29(수) - 2011.01.16(일)
참여작가
장형선
초대일시2010년 12월 29일 수요일 05:00pm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선택하세요
관람료무료
장소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Soma Drawing Center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
연락처02-410-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