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투구에 관한 짧은 이야기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자기 방어의 행위는 현대의 문명과 함께 더욱 발전되고 전문화 되어왔다. 갈수록 겉치레가 중시되고 화려해지며 이를 앞다투어 경쟁하는 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은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드러내기 보다는 더 강한 모습으로 위장하고 과시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벌레공포증을 가진 작가에게 작품 속 벌레형 투구는 '공포대상의 자기화'를 통한 자기 방어 또는 과시의 수단이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대상을 마주하는 대신에, 벌레형 투구의 착용으로 스스로가 그 공포의 대상이 되어 자신을 방어하고 과시하는 것이다.
벌레를 두려워하는 공포의 심리는 벌레로 위장함으로써 보호받고 오히려 나약한 자신이 힘을 가진 존재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위장을 통한 자기 방어. 이 모든 행위는 한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나약함의 대변이다. 즉 불영속성, 언젠간 사라져 무(無)로 돌아가야만 하는 필연적 죽음에 대한 내면의 공포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두려움은 종교로써 승화되어 초월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각종 불상과도 흡사한 형태는 이 모든 것을 초월한 세상을 잉태하고 있는 여신, 또한 그러한 바람이 담긴 작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전시제목그녀의 투구에 관한 짧은 이야기
전시기간2010.12.04(토) - 2010.12.26(일)
참여작가
김영균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없음
장르조각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진선 GALLERY JINSUN (서울 종로구 팔판동 161번지)
연락처02-723-3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