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無). 생(生). 물(物)
무(無) -상실, 공허, 허무 생(生) -생물, 생활, 생존 물(物) -물리, 물건, 물질
물질문명의 고도한 발달로 인해 생이 위협받고 많은 것들이 사라진 현대사회를 표현하는 연작으로 생(生)과 물(物)의 오브제가 공존하는 현상을 광고사진의 느낌 또는 연극적으로 연출하여 이를 냉철하게 분석해 나가고 그려냄으로써 현대사회의 삭막함, 현대인의 허무함 등을 표현하고 인간들의 생명경시 풍토를 드러내 본다. 어려서부터 자연에서 대했던 생물들, 채집 또는 구입하여 함께 했던 동물들의 구조적인 아름다움, 신비한 색체들 거기에서 오는 감흥과 기억들. 일상의 미미한 존재들로 여겨지다가 어느 순간 눈길을 멈추게 하고 사색하게 만들고 마는 자그마한 생명체들. 생(生)의 메타포로 등장하는 곤충, 물고기, 개구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자연에서 그리고 우리 안에 어항 속에 있어야 할 동물들을 실크 천위나 유리통 속에 금속 식기 위에 배치하여 이질적이지만 억지로 공존하는 듯한 형상이 만들어 진다. 물(物)의 메타포로 올려 진 천, 유리, 금속들은 카메라 렌즈 앞에서 캔버스 위에서 그들의 광체와 투영, 반사, 굴절 등의 특성으로 물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현대문명에서 생물의 의미나 존재 가치는 무엇인지, 인간이 생각하는 생물은 어떤 의미인지? 같은 환경 동시간대에 존재하지만 항상 상위지배구조 속에 식용 내지는 관상용으로 대하는 생물들. 그 존재들도 확실히 한 생명체로서 존재 의미와 가치가 있음에도 우리 인간들은 나름대로 정한 뚜렷한 이유가 있을 때만 분명한 목적으로 사용할 뿐이다. 현대사회에 와서는 이러한 구조가 인간과 인간, 조직과 인간, 사회와 인간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형성된다. 생물인 인간이 하나의 기능적인 물건으로 여겨지고 사용되기도 한다. 실크 천위에 상품처럼 진열된 듯한 곤충, 뚜껑이 덮인 유리통 속의 물고기, 금속 수저 위의 개구리. 정지된 순간의 겉모습은 아름답고 화려하고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모델로서 그 동물들의 입장은 매우 답답하고 극도로 불안한 상태일 것이다. 우리 인간들도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듯 보여 지나 누군가 속을 훤히 들여다 보고 있고 갑갑한 공간 속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힘들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와 같은 내용의 의미 전달이나 현존하는 아름다운 생명체들의 기록이 될 수 있는 냉철하면서도 회화적인 작품이 탄생될 수 있도록 매일 밤 수십 자루의 세필들을 써 가며 조그만 동물들과 끝없는 사투를 벌인다.
- 김영성 작업노트 中 -
“Nothing (無). Life (生). Object (物)”Nothing (無) - Loss, Void, Nihilism Life (生) - Organisms, Living, Existence Object (物) - Physics, Materials, Matters
This series express the modern society where lives are threatened and many things have been disappeared due to the advanced development of material civilizations. The coexistence of objects representing Life (生) and Object (物) is shown as a piece of advertisement or a theatrical piece to analyze and depict the phenomenon cold-heartedly to express the desolation of modern society and nihilism of modern people and to reveal humans' negligence of life. The structural beauty and mystic colors of living organisms or animals I either found or gathered in nature or purchased as a child gave me pleasure and memories. The tiny living things that are usually considered trivial existences in life yet make me stop for a while to contemplate. These are insects, fish, frogs, etc that appear as the metaphors of Life (生). I transferred animals that should be in nature, in cages, or in fish tanks onto silk fabric, into glass bottles, or onto metal dishes to create images where they are foreign and forced to coexist with others. The fabric, glass, and metal, the metaphors of Object (物), show their physical properties through shine, projection, reflection, or refraction in front of the camera or in the canvas. What is the meaning or value of living organisms in the modern civilization? What is the meaning of living organisms to humans? They exist with us in the same environment, but they are always faced as food or decorative elements in a lower hierarchy. Despite that they are living things with meaning and value of existence, the humans only use them for clear purposes when we have certain reasons. In the modern society, this structure is applied to the relationships between men, men and organization, or men and society. Humans, a living organism, is sometimes considered and used as a functional object. The insects displayed on silk fabric, fish in a covered glass bottle, and frog on a metal spoon. They look beautiful, colorful, and stable in the captured moment, but the animals must have experienced highly stressful and anxious state as models. Humans today adorn themselves beautifully and seem to be living happy, stable lives, but their lives do not seem to be any different from the state of these animals as they are struggling to survive in a confined space that is completely exposed to others. I use tens of small brushes and insatiably struggle with small animals every night to create such cold-hearted yet painterly artworks that can convey this meaning or capture the beauty of living organisms. - From Kim, Young Sung's Artist Note -
전시제목무(無). 생(生). 물(物) 2010한국구상대제전
전시기간2010.05.04(화) - 2010.05.10(월)
참여작가
김영성
관람시간10:00am~19:00pm
휴관일일요일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무료
장소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Hangaram Art Museum (서울 서초구 서초동 700번지 한가람미술관)
연락처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