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지연, 박재된 시간을 담다 - 작가 손민광의 근작 <상상예찬> 연작을 중심으로
글ㅣ홍경한(미술평론가, 월간 퍼블릭아트 편집장)
1. 도시의 야경은 때론 아름답지만 때론 을씨년스럽게 다가온다. 보석을 흩뿌려 놓은 듯 점점이 환하게 빛을 발하는 여운이 다가설 땐 곱기 그지없는 반면 그와 상반된 경우엔 비교적 눅눅한 감정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는 일정한 대상에 자신의 마음상태를 투영하려는 본능적 작용에 의한 결과로, 그것에서 반추되는 상과 그로인한 느낌 등이 심상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변화를 맞게 된다. 그렇다면 예술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야경, 그중 도시야경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어떻게 표현될까. 그림이 일러주듯 작가 손민광 근작들의 주요 모티프는 도시야경이다. 어둠 속에서 제 몸을 불사르는 빛이 아려하게 촘촘히 놓여 있고 실체에 접근해 핵심만 간추린 듯한 파노라마 형식의 밤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