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과 나
나는 매일 아침 빼곡히 들어선 빌딩 사이로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간다.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하고 부딪혀가며 나는 어디론가 가고 있다. 삶이 지치고 힘들지만 나는 꿈을 쫓아간다. 나만의 세상을 찾아서...그래서 간다.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서...작업실 빈 구석 선반위에 작은 선인장이 있었다. 까맣게 잊고 지낸지 두 달쯤 되었을까.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눈이 부셔 커튼을 내리려 다가갔을 때 선인장이 작은 꽃봉오리를 피우고 있었다.
선인장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제야 물도 주고, 볕이 잘 드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주었다. 물 한번 주지 못했지만 강인하게 잘 견뎌준 이 작은 생명의 노력이 너무나 고마웠고 나에게 삶의 긍정적 의미를 알려주었다. 악조건 속에서 마지막 힘을 다해 꽃을 피운 선인장의 절규는 마치 나의 존재를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어느덧 나는 선인장이 되었다. 앞만 보고 달려가면서 꿈을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내가 느낀 선인장을 통해 위안과 즐거움 그리고 희망을 주고 싶다. 거울과 문을 통해 그려보는 또 다른 나의 모습. 문밖에 펼쳐져 있을 세상, 거울 속의 내가 꿈꾸는 유토피아를 향해...오늘도 나는 간다.
작업노트 중에서 - 장유정 전시제목나는 지금 어디에
전시기간2010.11.01(월) - 2010.11.16(화)
참여작가
장유정
관람시간11:00am~18:00pm
휴관일없음 수요일 휴관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무료
장소스페이스 선+ Space Sun+ (서울 종로구 팔판동 61-1)
연락처02-732-0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