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ewon Jang

2010.10.28 ▶ 2010.11.25

두산갤러리

서울 종로구 종로33길 15 두산아트센터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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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0-10-28 18pm

  • 장태원

    Portrait of Father Inkjet Print, 64x51in, 2010

  • 장태원

    Pray-1st Attempt Photogram, 182x101cm, 2010

  • 장태원

    untitled 2 Inkjet Print, 127x165cm, 2010

  • 장태원

    A Letter To Mother 01 Dura-Trans on Light Box, 50x62in, 2005

Press Release

노스텔지어의 거울
류지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장태원의 작업은 유학을 간 이후 ‘사물을 바로 보는 연습’에서 비롯되었다. 작가가 말하는 사물은 단지 물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사물, 사람,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낯선 세계에 놓여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충격은 컸을 것이다. 작가는 낯선, 하지만 풀어야 할 현실의 부조리 가운데 위치한 것은 바로 자신이며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출발점이야말로 자아의 인식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작가는 작업의 단계를 처음에는 남성과 여성의 성별, 자신이 속한 그룹들, 그리고 자신으로 발전시켜 왔다.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서 자신에 대한 관심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을 떠올리는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 것은 새로운 환경에 처한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잘 비교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과거를 현실로 이끌어내는 방법은 단순히 과거의 시점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근원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서 현재에서 존재하지 않는 부재(不在)를 추구하는 데서 출발한다. 누구나 살아온 과거 중에서 가장 강렬한 기억의 잔재는 바로 노스탤지어이다. 작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노스탤지어와 은연중에 비교하거나 또한 이를 통해 현실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 중심에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의 모습이 자리잡고 있으며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넒은 의미에서 가족은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이므로 가족의 모습은 그들을 통해 바라본 자신의 자화상인 것이다.

(Letter to Mother I)는 자신과 어머니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을 찾아서 두 사람의 존재를 환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공간은 작가 자신이 태어난 곳이었으며 빛을 통해 두 사람의 영혼을 밝힌다는 의미를 지닌다. 가족의 이미지를 이용한 작품(Portrait) 이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시리즈는 부모님, 형 그리고 작가의 얼굴 사진에서 그림자만을 오려내어 자신의 얼굴에 접착제로 붙이고 찍은 사진이다. 가족사진과 자신의 신체를 직접 접합하는 방식은 에서도 시도된다. 어릴 적 찍은 가족사진을 작가의 등에 핀을 꽂아 고정하고 찍은 사진인데 이는 자신의 신체에 대한 다소 가학적인 태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신체의 과도한 이용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혹은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현대미술의 경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신체가 이용된다. 이 작품은 전구를 온 몸에 감고서 찍은 이미지인데 찍은 장소가 작업실이라는 점은 자신과 관련된 그룹에 대하여 다루었던 이전 작업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조금 다른 위치와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들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듯한 효과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빛으로 둘러싼 신체이미지는 발산하는 에너지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신체이미지는 그와 정반대로 그림자 혹은 역광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빛과 그림자의 극명한 대비는 그의 기억과 관련되어 있다. 그는 불에 대한 공포심을 기억해내고 불과 관련된 행위에 의한 작품을 다수 제작하였다. 절에서 물건을 태우는 의식, 지장경(地藏經)을 향으로 태우는 이미지 등은 불과 관련된 직접적인 작품이다. 불과 빛은 작가에게 동일한 언어로 이해되고 있는데 존재 이미지가 최상의 상태로 작용, 발산, 발화하는 개념을 의미하고 있다. 하지만 불에 대한 집착은 동시에 그림자에 대한 탐구로 발전되기도 하였다. 그림자 주제는 대부분 물질의 소멸을 상징하고 있는데 존재의 흔적을 담은 이미지와도 연결되어 있다. 그림자를 잘라내거나 혹은 강조하는 방식은 그림자의 강한 부정인데, 이러한 표현은 빛과 불을 다룬 작품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빛과 그림자에 대한 탐구는 작가가 사진에 기반을 두고 작업을 하고 있으므로 필연적으로 체험된 매체의 특성이기는 하다. 하지만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논리에 의하여 그림자에 대한 극단적인 제거 혹은 과장은 작가가 빛과 그림자에 대한 편파적인 관심이 아니라 빛과 그림자를 동일한 선상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장태원은 빛과 그림자의 양면성을 작업에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양면성이라는 개념은 장태원의 작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빛과 그림자, 현존과 소멸, 삶과 죽음, 선과 악 등등 대상과 개념의 양면성은 어떠한 대상이나 세계를 바라보는 객관적인 사고에서 도출된다. 장태원은 작품의 소재나 재료에 있어서도 이러한 양면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선호하고 있다. 재료에 있어서는 불 피운 후 검은 재로 남는 향, 빛과 그림자 등이 대표적인 예이며 작가는 상황이나 조건에 맞게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지장경 역시 양면성을 드러내는 좋은 예이다. 지장경은 불교식 장례절차인 천도재를 지낼 때 읊조리는 경전으로서 천상과 지옥에서 중생을 구제하려고 애쓴 지장보살의 서원에 대한 불교경전이다. 지옥의 여러 모습이 자세히 그려져 있고 부모와 조상들을 지옥에서 구제하고 극락왕생하기 위한 공덕들이 열거되어 있는 내용을 지닌다는 점에서 지장경은 작가에게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경계의 상징이다.

대상을 바로 보려는 작가의 노력은 대상의 특정한 부분을 강조한 듯한 이미지로 보여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대상에 대한 작가만의 시각과 대상의 특성 등이 이미지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작가가 다루고 있는 기억들은 즐겁고 밝기 보다는 주로 어둡고 좋지 않은 기억들이었다. 작가는 옅은 기억들을 집중하다 보면 대부분 안 좋았던 기억들이 뚜렷해지며 작품으로 완성해나가는 동안 그러한 기억들이 더 잘 보이게 된다고 진술한다. 불분명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공간과 사물에 대한 기억이 아니므로 작가의 노스탤지어는 구체적인 시각언어로 구현될 수 있다. 노스탤지어를 지니고 있으면서 이를 지속적으로 환기하는 작가의 태도는 좁게는 자아의 현실극복, 넓게는 현대사회의 물질문명으로 비롯된 상실의 치유방법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장태원은 작품을 통해 단지 자신의 트라우마를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보다 큰 상실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모든 관객 역시 흔적의 상처를 안고서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시사하고 그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관객 개개인이 지닌 상처의 깊이와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관객이 받아들이는 불편한 진실은 저마다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아의 표상을 통해 상실을 극복하려는 작업의 과정과 결과물은 ‘상처받은 치유자’의 역할과 마찬가지로 관객들과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제목Taewon Jang

전시기간2010.10.28(목) - 2010.11.25(목)

참여작가 장태원

초대일시2010-10-28 18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없음

장르사진

관람료무료

장소두산갤러리 DOOSAN Gallery (서울 종로구 종로33길 15 두산아트센터 1층)

연락처02-708-5050

Artists in This Show

장태원(Jang Tae-Won)

1976년 출생

두산갤러리(DOOSAN Gallery) Shows on M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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