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etter To Mother 01 Dura-Trans on Light Box, 50x62in, 2005
Press Release
노스텔지어의 거울
류지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장태원의 작업은 유학을 간 이후 ‘사물을 바로 보는 연습’에서 비롯되었다. 작가가 말하는 사물은 단지 물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사물, 사람,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낯선 세계에 놓여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충격은 컸을 것이다. 작가는 낯선, 하지만 풀어야 할 현실의 부조리 가운데 위치한 것은 바로 자신이며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출발점이야말로 자아의 인식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작가는 작업의 단계를 처음에는 남성과 여성의 성별, 자신이 속한 그룹들, 그리고 자신으로 발전시켜 왔다.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서 자신에 대한 관심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을 떠올리는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 것은 새로운 환경에 처한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잘 비교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과거를 현실로 이끌어내는 방법은 단순히 과거의 시점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근원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서 현재에서 존재하지 않는 부재(不在)를 추구하는 데서 출발한다. 누구나 살아온 과거 중에서 가장 강렬한 기억의 잔재는 바로 노스탤지어이다. 작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노스탤지어와 은연중에 비교하거나 또한 이를 통해 현실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 중심에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의 모습이 자리잡고 있으며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넒은 의미에서 가족은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이므로 가족의 모습은 그들을 통해 바라본 자신의 자화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