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담은 2026년 10월 7일부터 10월 21일까지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미애 작가의 개인전 《풍경 앞에서 서성이다》를 개최한다. 작가는 독일, 영국, 그리스 등 타국에서 마주한 낯선 장소의 인상과 유년 시절 고향에 대한 기억을 감각적인 붓질과 색채로 재구성한 신작 회화 열 다섯 점을 선보인다.
김미애의 화면은 단순한 자연이나 풍경의 사생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낯선 길 위에서, 혹은 일상의 공간에서 눈앞에 펼쳐진 대상이 지닌 '시간의 층위'를 사유한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굽은 나무, 빛바랜 지붕, 정돈되지 않은 들풀과 길은 자연과 인간이 시간을 매개로 맺어온 관계의 흔적이다. 작가는 대상을 객관적으로 재현하기보다, 풍경과 직면했던 순간의 감정과 자연 속에 흐르는 고유한 시간을 강렬한 필치와 과감한 색채로 표현한다. 거칠고도 호소력 있는 붓자국은 작가의 시선이자, 세상을 향해 자신을 꺼내놓는 묵직한 조형적 고백이다.
영국 시골 여행에서 만난 해변 마을 풍경을 담은 〈Seaside Village 바닷가 동네〉(2026)와, 그리스에서 마주친 낡고 오래된 집과 그 곁을 지키는 나무를 그린 〈Things Standing for a Long Time 오래 서있는 것들〉(2025)에는 타지에서 수집한 시각적 경험이 짙게 배어 있다. 이른 아침 낯선 골목을 담은 〈Morning 아침〉(2026)의 조용한 빛 또한 여행지에서 마주친 낯선 시간의 결을 보여준다.
반면 〈Cornfield 옥수수밭〉(2025)은 유년기 할머니 집의 옥수수밭과 텃밭을 기억 속에서 소환해 그려낸 작품이다. 〈Riverside 강가〉(2026), 〈Winter Mountain 겨울산〉(2026), 〈Mountain Where Spring Arrives 봄이 오는 산〉(2026)은 작가가 고향을 떠올릴 때 마음속에 떠오르는 심상 풍경으로, 계절마다 다른 빛깔로 되살아난다. 나뭇가지 사이로 철길이 자취를 감추는 〈A Village Where Railway Ends 철길이 끊어진 동네〉(2026)는 철도길 옆에 사는 작가는 소음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 작업이기도 하다.
나무의 기다란 그림자가 저녁 시간을 암시하는 〈Old House 옛집〉(2026)에서는 가족의 귀가를 기다리며 열어둔 대문의 모습에서 오래된 집이 품은 시간이 드러난다. 좁은 담벼락 사이로 몸을 숙인 채 걸음을 옮기는 여인의 뒷모습을 담은 〈Homeward Bound 집으로〉(2026)에서는 집으로 향하는 걸음에 실린 노년의 무게가 느껴진다.
화병 가득 꽂힌 꽃을 그린 〈Yellow Flowers 노란꽃〉(2025)은 풍경 연작 사이에서 실내로 시선을 돌린 작품으로, 같은 붓질과 색채의 감각이 정물 안에서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의 글
풍경 앞에서 서성이다
낯선 곳에서나 어쩌면 매일 다니던 길 위에서도 풍경을 바라볼 때, 나는 그 곳의 모습에서 그동안 쌓여온 시간들을 느끼려고 한다.
오래동안 그곳에 서 있었을 구부러진 나무들, 오래된 집들의 빛 바랜 지붕, 어지러이 엉킨 풀과 들꽃들
그것들은 오래전부터 자연과 사람들이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며 만들어 낸 이야기이다.
나무들, 집들, 좁은 길은 항상 친숙하게 내 그림 속의 이야기로 들어오게 된다.
나는 그 모습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것을 바라보던 그 순간의 느낌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래서 내 그림의 나무들과 집들은 어지러운 붓질과 강렬한 색감으로 실제의 풍경보다 좀 강한 감정을 드러낸다.
내 시선으로 세상을 밖으로 내 보이고 나를 꺼내 놓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그리고 있는 것은 그것들과 만났던 그 순간의 기억과 그 안에서 계속 움직였을 자연의 시간이다.
전시제목김미애: 풍경 앞에서 서성이다
전시기간2026.10.07(수) - 2026.10.21(수)
참여작가
김미애
관람시간12:00pm - 06:00pm / 일요일_12:00pm - 05:00pm
마지막 날은 오후 5시까지 입니다.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 (안국동) )
연락처02.738.2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