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개인전 《고요가 머무는 곳》

2026.05.15 ▶ 2026.08.17

가나아트 남산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그랜드 하얏트 Lobby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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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포스터

  • 박대성

    유루, 2024, Ink on paper, 192 x 130 cm, 75.6 x 51.2 in

  • 박대성

    유루, 2024, Ink on paper, 192 x 130 cm, 75.6 x 51.2 in

  • 박대성

    화우, 2025, Ink on paper, 195 x 161cm, 76.8 x 63.4 in

  • 박대성

    독락당, 2021, Ink on paper, 46 x 69.5 cm, 18.1 x 27.4 in

  • 박대성

    현율, 2025, Ink on paper

Press Release

가나아트 남산은 한국 현대 수묵화의 거장 소산(小山) 박대성(b. 1945)의 개인전 《고요가 머무는 곳》을 개최한다. 겸재 정선으로부터 이어지는 진경산수의 맥을 계승한다는 전통적 수사를 넘어, 본 전시는 종이와 붓, 그리고 먹이라는 동아시아의 가장 고전적인 매체가 동시대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혁신적인 조형 언어를 획득하고 있는지를 조명한다. 전시는 작가의 화업을 관통하는 장대한 한국의 산하부터 고요한 일상의 정취까지, 소산수묵(小山水墨)의 정수를 담아낸 산수화 5점으로 구성된다. 15일 개막 이후 관람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며 성황리에 진행 중인 가운데, 가나아트 남산은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의 속도에 지친 시선이 잠시 머물며 수묵의 여백 속에서 호흡을 늦추고 깊이를 되찾는 쉼터를 관람객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수묵화의 입지가 좁아지는 현대미술의 지형도 속에서 박대성은 전통의 맥을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킨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종이와 먹, 그리고 실경산수라는 소재만으로 그의 작업을 ‘예스럽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몇 년 전 하버드대학교, 다트머스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등으로 이어진 2022-2023년 해외 순회전에서 세계적인 미술 기관들은 오히려 그의 작품에서 서구 미니멀리즘과 구조적으로 맞닿아 있는 여백의 미학과 폭발적인 추상성에 주목했다. 서양의 유화가 캔버스 위에 물감을 덧칠하며 형태를 고쳐 나갈 수 있다면, 한지와 먹은 붓이 닿는 즉시 스며들어 돌이킬 수 없는 절대적인 흔적을 남긴다. 그의 화폭 위에서 먹은 단순한 검은 안료가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하나의 우주가 된다. 다트머스대학교 후드미술관의 존 스톰버그 관장이 찬사했듯, 그의 예술은 전통 수묵 기법을 완벽히 체화하면서도 ‘절대적 동시대성’을 지닌 살아있는 현대미술 그 자체다.

박대성의 예술적 출발은 결핍과 장애라는 실존적 한계를 초월하려는 치열한 사투였다. 1945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살 되던 해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 부친과 왼쪽 팔을 잃는 참혹한 상처를 겪었다. 그러나 그는 이 가혹한 운명을 원망하는 대신, “나를 게으름 피우지 않고 치열하게 살게 만든 인생”이라 부르며 예술적 집념으로 승화시켰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한 그는 어린 시절 제사상 지방(紙榜) 종이에 그렸던 낙서를 칭찬받았던 따뜻한 기억 하나를 품고, 전국의 산천을 스승 삼아 홀로 붓을 들었다. 이후 중국 실크로드 횡단과 히말라야 등정을 통해 대자연의 원시적 에너지를 체감하던 그는, 1994년 현대미술의 심장부인 뉴욕 소호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다. 서구의 조형 언어를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대신, “내가 가장 잘 다루는 붓과 먹으로 우리 고유의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현대미술”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이후 경주에 정착한 그는 전통 수묵의 기법에 서양화의 조형적 구성을 과감히 융화하며 ‘소산수묵’이라는 독자적 화법을 개척해 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박대성의 산수화는 한국 산하의 비경을 장엄한 스케일로 펼쳐 보인다. 수직으로 거세게 떨어지는 폭포의 웅장함부터 고요한 독락당의 정취에 이르기까지, 그의 화폭 안에서는 언제나 묘사보다 사유가 앞선다. 박대성은 방대한 자연을 한 화면에 담기 위해 독특한 시각적 장치를 사용한다. 마치 하늘을 나는 새의 눈으로 산세를 굽어보거나,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의 눈으로 공간을 둥글게 왜곡해 바라보는 듯한 독창적인 다시점 구도는 관람객에게 파노라마를 보는 듯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붓을 칼처럼 사용하여 바위를 깎아내듯 긋는 도필(刀筆)은 화면에 폭발적인 장력과 운동감을 부여한다. 관람객은 단순히 대상을 재현한 풍경을 눈으로 좇는 것을 넘어, 거친 붓질 사이로 폭포의 굉음을 듣고 먹의 여백 속에서 서늘한 바람을 느끼는 공감각적 경험과 마주하게 된다.

매일 아침 냉수마찰과 임서(臨書)로 하루를 여는 구도자 같은 삶, 그 극한의 몰입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완성한 풍경은 서구의 추상 언어를 빌리지 않고도 완벽한 현대적 수묵화에 도달했다. 가장 한국적인 필묵에서 출발한 그의 예술은 오히려 세계적으로 공명하며, 우리가 잊고 있던 가치를 다시 환기한다. 동시에 그것은 우리 수묵화가 앞으로도 얼마나 넓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조용히 예고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올여름, 도심의 열기와 현대의 속도에 지친 시선이 잠시 머물며 수묵의 깊은 여백 안에서 시원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피난처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제목박대성 개인전 《고요가 머무는 곳》

전시기간2026.05.15(금) - 2026.08.17(월)

참여작가 박대성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가나아트 남산 Gana Art Center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그랜드 하얏트 Lobby층)

연락처02-6953-5504

Artists in This Show

박대성(Daesung Park)

1945년 경상북도 청도출생

가나아트 남산(Gana Art Center) Shows on M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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