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주제
예술가의 치열한 삶은 때로 일상에서 멀게 느껴지지만, 그 근저에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연민’이 자리한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문명의 첫 증거로 ‘치유된 흔적이 있는 1만 5천 년 전의 대퇴골’을 꼽았다. 이는 부상당한 동료가 맹수의 위협 속에서도 누군가의 돌봄 덕분에 생존했음을 증명하며, 연민이야말로 문명의 진정한 시작임을 시사한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타인과 공감하고 그 기질을 수용하는 성향을 인간 본성의 가장 놀라운 특징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공감력은 단순한 타고난 성향을 넘어 타인과의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강화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한 창작의 여정 또한 작가 개인의 고난에 머물지 않고, 서로 지지하고 돕는 예술적 연대의 역사로 이어진다.
작가는 외부 변화에 민감하고 연약한 존재이지만, ‘연민’은 그 위기 속에서 고통을 해소할 근본적인 해법이 된다. 자신을 향한 연민은 무관심을 극복하고 타인을 향한 이타심으로 확장되며, 소외된 존재를 포용하는 도덕적 가치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연구 과정에서 도출한 구체적인 애증과 연민의 표출을 통해 예술의 본질적인 근원에 다가가고자 한다.
■ 현대미술작가 6인의 작품 31점 공개
■ 현대미술의 문법으로 풀어낸 ‘연민’의 기록과 실천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이응노미술관(관장 이갑재)은 오는 4월 7일부터 6월 7일까지 2026년 상반기 기획전 〈연민〉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주요 화두인 ‘연민’을 중심으로, 대전 지역을 기반으로 국내외 미술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6인의 조형 세계를 조명한다. 이응노미술관은 이번 기획전을 통해 현대미술 담론의 장으로서 역할을 확장하고, 회화·설치·사진 등 총 31점의 작품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예술의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고자 한다.
전시장별 주요 내용
[2전시실] 감각의 응시와 언어의 재구성
- 김선태 작가는 대상에 대한 재현을 넘어, 의식의 흐름을 응시하는 추상 회화를 펼친다. 그는 색채와 형상을 통해 언어로 포착되기 이전의 원초적 감정을 드러내며, 존재가 생성되는 찰나의 순간을 화면 위에 정착시킨다.
- 고산금 작가는 소설이나 철학서의 텍스트를 시각적 이미지로 치환하는 독창적인 작업을 보여준다. 문장을 인공 진주로 바꾸는 반복적인 수작업을 통해 기존의 의미를 지우고, 그 자리에 남은 밀도와 리듬을 통해 새로운 감각적 풍경을 제시한다.
- 권인숙 작가는 분할된 공간과 상자의 형상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적 고립과 불안을 시각화한다. 화면 속 두꺼운 벽과 여백은 단절과 연결 사이의 심리적 구조를 상징하며, 관람객에게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3전시실] 인식의 간극과 사회적 은유
- 오완석 작가는 유리 패널을 활용해 평면과 입체,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교란하며 보이는 것과 실제 사이의 간극을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인식과정을 스스로 자각하게 만드는 하나의 ‘사건’으로 기능한다.
- 김기태 작가는 우화적 형식을 빌려 사회 부조리와 권력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물성의 충돌을 통해 서사의 결론을 유예함으로써, 관람객이 익숙하게 내리던 판단 방식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
[4전시실] 사라지는 존재에 대한 기록
- 이강산 작가는 재개발 현장과 여인숙 등 소외된 공간을 기록하며 사라져가는 삶의 존엄을 복원해왔다. 그는 사진을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 ‘윤리적 실천’으로 정의하며, 타인의 고통 앞에 머무는 태도를 통해 지워진 풍경 너머에 존재했던 인간의 권리를 질문한다.
이갑재 이응노미술관장은 “이번 기획전 〈연민〉은 단순한 감정적 동요를 넘어, 우리가 세계와 타자 앞에 어떠한 윤리적 태도로 서 있을 것인가를 묻는 전시”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응노 화백이 시대적 폭력 속에서도 인간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 전시가 예술이 사회와 관계 맺는 책임 있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제목2026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연민>
전시기간2026.04.07(화) - 2026.06.07(일)
참여작가
고산금, 권인숙, 김기태, 김선태, 이강산, 오완석
관람시간- 03월 ~ 10월 : 10:00 ~ 19:00
- 11월 ~ 02월 : 10:00 ~ 18:00
- 입장시간 : 관람시간 종료 30분전까지
휴관일매주 월요일 휴관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휴관)
장르회화, 사진, 설치
관람료어른 1000원
어린이, 청소년(7~24세) 600원
<무료조건>
- 노인(65세 이상) 및 유아(6세 이하)
- 장애인(1급~3급) 및 보호자
- 고엽제휴유의증 환자증 소지자
- 유공자(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5.18민주 유공자, 참전유공자, 특수임무유공자) 및 유종증 소지자
- 명예시민증 소시자(배우자포함)
- 선거 투표 참여자(투표확인증)
- 다자녀 우대 ‘꿈나무 사랑카드’소지자 전원
- 이응노미술관 개인, 법인 멤버십
장소이응노미술관 UngnoLee Museum (대전 서구 둔산대로 135 (만년동, 대전예술의전당) 이응노미술관 2~4전시장)
연락처042-611-9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