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es in Between | 사이, 흔적

2025.10.18 ▶ 2025.11.22

이길이구 갤러리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35 (신사동)

Map
  • 마이큐

    We went to Iceland together, 2025, Acrylic on Canvas 136 x 224 cm ⓒ 2GIL29 GALLERY

  • 마이큐

    On your side, 2025, Acrylic on Canvas, 190 x 154 cm ⓒ 2GIL29 GALLERY

  • 마이큐

    Little boy #2, 2025, Acrylic on Canvas, 130.5 x 96cm ⓒ 2GIL29 GALLERY

  • 마이큐

    Untitled, 2025, Acrylic on Canvas, 206 x 197cm ⓒ 2GIL29 GALLERY

  • 마이큐

    Untitled, 2025, Acrylic on Keyboard, 30 x 77.3 x 10cm ⓒ 2GIL29 GALLERY

  • 마이큐

    Untitled, 2025, Acrylic on Canvas, 198 x 198cm ⓒ 2GIL29 GALLERY

  • 마이큐

    The words touched my heart again, 2025, Acrylic on Canvas, 220 x 154cm ⓒ 2GIL29 GALLERY

  • 마이큐

    Untitled, 2025, Acrylic on Canvas, 206 x 197cm ⓒ 2GIL29 GALLERY

Press Release

사이, 흔적

이길이구 갤러리는 오는 10월 18일부터 11월 22일까지 마이큐(MY Q) B.1981의 개인전 《사이, 흔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존재와 부재, 충만과 공허 사이의 간극 속에서 태어나는 ‘흔적’ 을 주제로, 작가가 회화라는 언어를 통해 삶의 리듬과 감정의 균형을 시각화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모든 것은 심장에서 시작된다.”

마이큐는 작업의 출발점을 늘 ‘심장’이라 말한다. 감정의 진동이 몸을 거쳐 선과 색으로 번져나가는 과정을 그는 하나의 기록으로 남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계획된 구상보다 즉흥적인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캔버스를 채워간다. 검은 선은 흐르고, 끊기고, 다시 이어지며 틈을 만들고, 그 사이를 색으로 메우거나 비워낸다. 그의 화면은 충돌과 유연함이 공존하는 리듬의 장(場)으로, 시간과 감정의 파동을 포착한다.

마이큐는 “틈과 밸런스를 찾는 순간이 곧 나의 회화 행위”라고 말한다.그에게 회화는 재현이 아닌 기록이며, 감정이 머무는 순간을 시각화하는 행위이다. 선은 감각의 흔적이고, 색은 내면의 숨결이다. 그렇게 태어난 화면은 비워짐과 채워짐, 멈춤과 흐름, 통제와 우연이 만들어내는 ‘사이의 미학’을 구현한다.

박영택 미술평론가의 시선: “화면이 음악처럼 흐른다.”

박영택 미술평론가(경기대학교 교수)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한다. “마이큐의 화면은 검은 선으로 시작해 색과 붓질이 유동적으로 흘러가는 추상적 공간이다. 부드럽고 나른한 색조, 갈필의 선들이 유영하며 그 흐름은 마치 음악의 리듬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의도보다 몸의 감각에 따라 반응하고, 그 흔적은 시간과 감정의 기록으로 남는다.” 박 평론가는 또한 마이큐의 회화를 “몸의 행위가 감정의 기록으로 전환된 회화”로 해석한다. 그는 “마이큐의 그림은 물감과 붓질을 빌려 음악처럼 시간성을 가진 시각적 흐름을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그의 작업은 추상회화의 물질적 언어를 통해 음악적 울림과 내면의 리듬을 동시에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전방위 예술이 교차하는 회화

다재다능한 마이큐 작가의 감각은 그의 회화에 깊게 스며 있다. 그에게 색은 감정의 진동이며, 선은 움직임의 궤적, 붓질은 호흡의 리듬에 가깝다. 그의 화면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감정의 흐름이 교차하는 장으로, 시각적 긴장과 정서적 울림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이러한 회화적 언어는 구체적 형상을 배제하면서도 감정의 여운과 시간의 흔적을 남긴다. 이는 단순한 추상이 아니라, 삶의 감각을 기록하는 내면의 풍경에 가깝다. 멈춤과 흐름, 채움과 비움의 경계에서 태어난 마이큐의 화면은 그 경계 위에서 예술이 어떻게 삶의 리듬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틈과 발란스를 찾는 순간​

박영택 | 경기대 교수, 미술 평론가​​

좋은 미술작품은 인간의 영혼을 강타하는 무언가를 안겨준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온전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기존의 언어와 문자로는 그 경험을 재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것은 모든 일상적인 자연법칙을 뛰어넘는 아찔한 경험에 속한다. 비근하고 관습적인 삶을 소모하는 인간에게,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갑자기 다가와 머리통을 헤집어 놓거나 격렬한 감정에 휩싸이거나 너무나 낯설면서도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을 밀어 넣어준다.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느낌이 그것일 것이다. 음악과 미술은 언어, 문자에 포박되지 않는 경험과 충격을 준다. 물론 문자나 언어로도 우리는 기존의 세계를 벗어나는, 상투적인 인식에서 빠져나오는 경험을 접한다. 그러나 음악과 미술은 그것들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한 순간’에 벼락같은 것을 안기고 너무나 예리한 것으로 깊이 찔러댄다. 그래서 음악과 미술은 첫 소절 만으로도, 한 번 쳐다보는 순간에 모든 것이 거의 결정된다.

마이큐는 검은 색으로 드로잉을 하듯 화면에 자발적이고 즉흥적인 선을, 갈필의 붓질에 의지해 그려나간다. 진하다가 이내 흐려지고 끊어지다가 이어가고 강하고 약하기를 반복하는 선이다. 그것은 굴곡이 있는, 표정이 있는 선이자 작가의 신체성을 표시하는 선이기도 하다. 인간의 발자국이 그러하듯 모든 자국은 특정한 움직임의 기억을 담고 있다. 이 선이 그어지면 이를 계기로 다시 부분적인 공간이, 불분명하게 구획된 공간이 설정되고 여기에 특정 색채가 비교적 얇고 투명하게 칠해진다. 부드럽고 나른한 파스텔톤의 색채들이 밀착된다. 균질하게 마감되지 않은 색채들 역시 여러 표정,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주어진 사각형의 화면에 색채와 붓질, 그리고 어두운 색(주로 검은 색)을 지닌 가늘고 긴 선들이 그 사이 어딘가를 지나간다. 공간에 틈을 만들고 경계를 슬쩍 설정해주거나 색채와 색채 사이의 조화를 이루려는 것 같다. 그는 어떤 틈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틈을 채우고 비우기를 거듭한다. 그는 자신이 작업이 “틈과 발란스를 찾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선은 대개 갈필의 붓질에 의해 화면을 건드린다. 대부분 부드럽고 몽환적인 색채와 나른한 붓질로 덮힌 색면들은 화면 곳곳을 점유하고 나름의 영역을 이루며 분산되어 있다. 각각의 색채, 색을 지닌 부정형의 영역들이 여기저기 흩어지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그것은 하나하나의 색들이 지닌 공간, 그 공간을 채우는 붓질의 여러 표정을 보여준다. 다양한 선과 색/붓질은 마치 만화에 쓰이는 의성어처럼 여러 감정을 표현한다. 색채로 나뉜 그 공간은 선명하게 구획된 것이 아니라 서로 밀치고 스며들고 겹치기는 거듭하면서 활성적인 운동감을 드러낸다. 그래서 이 그림은 상당히 유동적인 화면, 영상적인 편이다. 천천히 흐르고 몰려다니고 멈추기를 거듭하는 시간의 흐름에 맡겨진 듯한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그림은 화면 외곽에서 시작해 중심부로 흐르고, 위와 아래로 이동하면서 사각형 안에 갇힌 그림의 상황을 은연중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평한 화면을 부분적으로 채우고 있는 색채들은 화면 전체에 고르게 퍼져있는 편이지만 실은 사각형의 네 모서리를 따라 몰려다니고 흘러다니는 듯한 환시를 안겨준다. 그래서 그림이 마치 움직이는 것도 같은 것이다. 소리가 공기를 매질하며 흘러다니듯 이 그림은 물감(색)과 붓질이 그렇게 화면 안에서 출렁거린다. 추상화에서 결정적인 부분은 이처럼 붓질과 색채다. 그것은 단순히 선을 긋거나 색을 칠하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만의 고유한 방법론과 감각을 보여주는 놀라운 선과 붓질이어야 한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그림은 휘청거린다. 추상회화는 거의 그것이 전부에 속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큐의 그림은 추상에 해당한다. 주어진 화면에 외부세계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이미지가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전적으로 색채와 붓질, 선만으로 그림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전후 추상이 화면에서 주제와 연상될 수 있는 흔적을 지워나가면서 전적으로 회화의 물적 토대만으로 환원되어 버린 경우와 달리 이 추상은 여전히 무엇인가를 연상시키거나 공명 되는 지점을 거느린다. 그간 마이큐의 모든 그림은 다분히 은유적인 제목을 달고 있다. 보통 추상작업이 무제인데 반해 마이큐의 그림은 무언가 사람들에게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을 설정하고 있는 듯 하다. 그것이 의도된 것이 아니라 해도, 자신의 무의식이나 본능에 따라 그려나갔다고 해도 이 그림은 시각적인 흔적을 안겨 보는 이들에게 내면의 깊은 것을 건드리려는 것 같다. 마치 음악이 그렇듯이 말이다. 20세기 초에 칸딘스키는 미술이 음악이 되는 길을 추구했다. 구체적인 대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정과 정서를 전달하는 비물질적인 음악의 세계는 늘상 외부세계를 재현하는데 복무했었던 그간의 회화로부터 벗어나는 단서를 제공해주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 뮤지션으로 활동해온 마이큐의 경우도 음악에서 받은 영향력은 매우 중요한 특성이라고 본다. 인상적으로 말해 그의 그림은 의도하지 않은 색채(동시에 질감)와 붓질들간의 율동, 흐름, 동세, 조화 등이 소리처럼 연이어 이어지는 장면을 안겨준다. 그렇게 음악과 긴밀히 연동되는 그림이다. 비물질적인 소리가 인간의 영혼을 흔들 듯 이 비재현적인 그림은 붓질과 색채만으로 감정을 전달하고자 한다.

그는 주제를 정하지 않고 비교적 커다란 캔버스를 채우는 행위 자체에 몰두한다. 작품을 시작하는 방법은 그저 막연한 뭔가를 떠올리는 것이다. 화면을 대하면 막막하다가 문득 어떤 그림이 떠오르거나 느껴질 때가 있다. 존재했으면 하는 어떤 것 말이다. 어느 순간 어렴풋이 어떤 의미가 자신을 찾아오는 순간이 온다. 그때 그림이 시작된다. 그는 그림을 잘 그리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인간의 실존하는 감정을 잘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무언가를 형상화한 그림이라기 보다는 ‘초감정’의 태도와 같은, 감정의 날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그림이라는 얘기다. 조지 콘도는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 나의 그림”이라고 말했다. 아마 모든 그림이 그럴 것이다. 마이큐 역시 그림을 통해 자신의 복합적인 감정을, 내면의 흐름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명확한 형태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럼에도 화가들은 ‘그것’을 그리고자 한다. 마이큐는 물감과 붓질을 빌어 자신의 몸으로 밀고 나간다. 그러니 몸의 움직임만으로 표현 된 그림이다. 작가의 실존적 행위 자체가 그림이 되는 것은 현대회화(특히 추상표현주의)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려진 결과물은 결국 주어진 화면(한계)내에서 특정한 시간을 보낸 작가의 신체 행위(감정을 포함)인 것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마이큐 작업에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림은 사실 이론이 아니라 몸으로 아는 것에 가깝다. 신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그림이다. 그림을 본다는 것도 몸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마이큐의 그림은 그가 보낸 시간의 흐름 안에서 겪은 복합적인 감정과 의식/무의식의 흐름이자 자신의 행위 전부인 것이다. 그 흔적을 우리는 바라보고 있다.


작가소개

​마이큐 (B.1981)


홍콩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마이큐는 다문화적 감수성과 정서적 유연성을 지닌 작가다.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오랜 시간 음악계에서 활약해온 그는 2021년 2GIL29 GALLERY에서 열린 첫 개인전 《What Are You Doing the Rest of Your Life?》를 계기로 회화의 세계로 발을 디뎠다.

음악에서 출발한 그의 감각은 회화로 확장되며, 리듬과 감정이 교차하는 독자적인 감성의 구조를 구축한다. 계산된 계획보다는 즉흥적인 제스처로 완성되는 그의 화면에는 자유로운 선과 대담한 색채, 그리고 여백의 호흡이 공존한다. 마이큐의 회화는 ‘그림’이라기보다 ‘기록’에 가깝다. 그는 붓질과 색채를 통해 시간과 감정을 새기며, 우연과 불완전함, 통제와 해방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사유한다. 그에게 예술은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존재다. 작업 속에서 그는 ‘사이’의 공간—존재와 부재, 충만과 공허, 정지와 흐름 사이의 틈—을 탐색하며 균형과 감정의 진폭을 시각적으로 번역한다. 이러한 태도는 한국 동시대 회화가 지닌 서정적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갱신하고, 감성적 추상 회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마이큐는 이케아 코리아, 신세계백화점, 아트조선, 글로벌 브랜드 등과 협업하며 예술의 외연을 일상과 공간으로 확장해왔다. 특히 이케아 코리아와의 프로젝트 *〈창의적인 영감을 발현하는 공간(Creative Space of Inspiration)〉*에서는 작업과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을 직접 설계하며 자신의 회화적 시선과 감정 구조를 생활 환경에 반영했다.

2023년 두 번째 개인전 《Soft Slam》, 2024년 김종영미술관 기획전 《어떤 변화: Metamorphosis》를 거쳐, 2025년 2GIL29 GALLERY에서 열린 세 번째 개인전 《Traces in Between》을 통해 그는 한층 깊어진 리듬과 공간감, 그리고 감정의 층위를 선보인다. 결국 마이큐의 회화는 보이는 것을 그리기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는 행위다. 순간과 순간 사이의 숨, 존재의 리듬, 감정의 잔상을 포착하며 예술이 어떻게 삶 속에서 호흡할 수 있는지를 오늘의 언어로 답한다.

전시제목Traces in Between | 사이, 흔적

전시기간2025.10.18(토) - 2025.11.22(토)

참여작가 마이큐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이길이구 갤러리 2GIL29 GALLERY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35 (신사동) )

연락처02-6203-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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