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순: 필촉 筆觸 - Gesture

2025.11.01 ▶ 2025.12.05

예화랑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73 (신사동, 예화랑)

Map
  • 전시포스터

  • 임직순

    자화상 35.7x24.5cm, 종이에 펜, 1973

  • 임직순

    설경의 설악산 100x72.6cm, Oil on canvas, 1992

  • 임직순

    만추 38.2x34cm, 종이에 연필,수채, 1986

  • 임직순

    소녀 41.2x32cm, 종이에 수채 Watercolor on paper, 1984.11

  • 임직순

    가을의 여인 97x145.5cm, Oil on canvas, 1974

Press Release

예화랑은 11월 1일부터 12월 5일까지 밝고 정감어린 색채와 활달한 필치로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화가 임직순(1921-1996)의 개인전 《필촉 筆觸》을 개최한다. 본 전시에서는 임직순의 작품세계에 큰 변화가 찾아온 1973년 파리의 Monnet & Peterie 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을 계기로 1년간 파리에서 체류하던 당시 풍경을 담은 스케치들과, 1974년 서울로 돌아온 후 1980년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의 작품에 초점을 맞추어 선보일 예정이다. 1980년대의 임직순은 초기의 색채의 조화에 몰두했던 ‘시각적(視覺的) 진실’에서 내면의 탐구를 통한 ‘심각적(心覺的) 진실’로 변화하며 원숙한 화풍을 이룩하였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임직순 예술의 절정기에 펼쳐진 유화, 수채화, 스케치 등 다양한 기법의 작품들을 통해 그의 화풍을 이루는 근간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하다.

1973년 파리의 풍경을 담은 스케치에서는 세세한 형태묘사를 과감히 생략한 간결한 구성과 분방한 필치가 돋보인다. 예술가로서 당당히 유럽에서 활동하는 자신에 대한 성찰이 느껴지는 자화상, 그 당시 프랑스에서 조각가로 성공을 거두며 활동을 하던 조각가 문신의 작업실을 방문하여 그린 스케치도 눈길을 끈다.

이는 1980년대 한국의 산천을 담은 드로잉에서도 한층 깊이를 더해 이어져, 그의 잔잔한 물결처럼 부드럽지만 활력이 넘치는 붓터치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리듬과 내적인 울림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말년 작<설경의 설악산(1992)>은 그의 원숙한 필치가 집약된 작품으로, 힘찬 선으로 대담하게 표현한 산의 형세와 남색과 흰색의 강렬한 대비가 인상적이다.

또한 임직순의 수채화에서는 강렬한 색채 화가로 알려졌던 그의 새로운 면모를 느낄 수 있다. 그가 평생 사랑한 테마인 꽃과 소녀는 투명한 물빛 컬러와 담백한 붓질로 한층 온화하고 부드러운 공기가 감싸여 있어, 임직순 특유의 천진한 표현이 엿보인다. 반면 유화로 그린 <가을의 여인(1974)>에서는 붉은 단풍과 따뜻한 낙엽의 색을 닮은 여인의 차분한 모습에서 깊은 가을의 서정성을 느낄 수 있다.

임직순의 작품은 처음에는 태양을 닮은 강렬한 색채로 시선을 사로잡지만, 이후에는 생명력을 담은 필촉에 매료된다. 이에 대해 평론가 이구열은 “그림은 본래 필치, 색채, 형상으로 성립되는 것이다. 현대회화의 어떤 양상에서는 무필치, 무색채, 무형상의 평면작업으로 현대적 조형미학을 주창하기도 하지만, 전통적 인감상 대상의 그림에서는 앞에 말한 기본요소가 중요한 핵심이다. 임직순의 작품세계에는 그 요소들이 충만하고 있다.” 고 하였다. 화가 임직순의 따스한 체온을 가진 《필촉 筆觸》의 충만한 세계를 관람객들과 함께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각적(視覺的)인 진실에서 심각적(心覺的)인 진실로 탈바꿈하게 되었으며, 어느덧 색채의 세계는 환상의 세계로 변화를 일으키게 되었던 것이다.”
.
임직순의 화문집 『꽃과 태양의 마을』(1980)에서


작가설명
‘색채의 마술사’로 불린 운창(雲昌) 임직순은 1921년 충청북도 괴산군에서 태어났다. 1936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의 일본미술학교(日本美術學校) 유화과에서 공부하였으며, 1940년에는 재학 중 제19회 선전에 <정물>을 출품하여 입선하였고, 이듬해인 20회 선전에도 입선하여 화가로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으로 귀국하여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등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7년 남도 서양화의 대부였던 오지호는 그해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임직순의 작품을 보고 자신의 뒤를 이을 교수로 임직순을 추천하였다. 1961년부터 임직순은 오지호의 뒤를 이어 14년간 조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광주에 머물러 제자들을 양성하는 것은 물론, 전국 단위 미술 전문 실기 대회인 ‘전국 학생 미술 실기 대회’를 창설하기도 하였고, ‘광주 일요 화가회’와 ‘조선대학교 미술 연구소’ 등의 발족을 통해 호남 서양화단 구상 회화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임직순은 1972년에는 도쿄 시모무라화랑(下村畵廊)에서 개인전을 열면서 일본 화단의 주목을 받게 된다. <설경> 등 24점의 작품이 출품된 이 전시를 계기로 임직순은 일본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였다. 1973년에는 프랑스 파리의 Monnet & Peterie 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을 계기로 1년여간 파리에서 체류하며 많은 스케치와 그림을 남긴다. 1974년에 한국으로 돌아온 후 서울로 작업실을 옮겨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였다.

임직순의 작품은 강렬한 색채 구성이 특징으로, 빛의 대비와 색채의 변주를 통해 유기적 조화를 이루었다. 주로 여인과 꽃을 소재로 한 안정적인 좌상 구도의 작품을 많이 남겼고, 자연 풍경 또한 즐겨 그렸다. 작품 초기에는 색채와 형상의 조화에 몰두하였으나 1973-4년의 해외 체류와 귀국 후 서울에서의 활동을 기점으로 그의 작품은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 대상의 본질에 접근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작가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시각적(視覺的)인 진실에서 심각적(心覺的)인 진실로 탈바꿈하게 되었으며, 어느덧 색채의 세계는 환상의 세계로 변화를 일으키게 되었던 것이다.” 1970-80년대의 임직순은 대상 앞에서 느껴지는 감흥을 주관적인 색채로 녹여 내며 작가 고유의 중후한 화풍을 구축하게 된다. 1986년에는 대한민국 문예상 본상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1993년에는 서울시 문화상 미술부문 본상을 수상하였으며, 같은 해 보관문화훈장 및 문예상 본상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1996년 지병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임직순은 평생을 성실하고 진지하게 화업에 정진하며 자기만의 다채로운 색채의 세계를 이루어냈다. 이에 대해 그와 친밀하게 지냈던 미술평론가 이경성 은 1989년 화집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화가에게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화려한 표정을 지니고 미술사의 표면을 표류하는 사람이고, 또 하나는 미술사 속에 끼어서 평범하게 자라가고 날이 갈수록 보석같이 빛나는 사람이다. 그렇게 볼 때 화가 임직순은 확실히 후자에 속한다. 서둘지 않고 뻐기지 않고 꾸준히 황소같이 걸어가는 그의 모습에는 희망한 내일의 영광이 보인다.”
-이경성, <한국근대회화선집> 1989

전시제목임직순: 필촉 筆觸 - Gesture

전시기간2025.11.01(토) - 2025.12.05(금)

참여작가 임직순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공휴일 및 일요일 휴관

장르유화, 수채화, 콘테, 드로잉 등

관람료무료

장소예화랑 GALLERY YEH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73 (신사동, 예화랑) )

연락처02-542-5543

Artists in This Show

임직순(Yim Jik-Soon)

1921년 출생

예화랑(GALLERY YEH) Shows on Mu:um

Current Shows

화살표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