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상설전이 1월 8일(수)부터 2월 15일(토)까지 진행됩니다. 이준, 백남준, 윤석남, 송현숙, 강요배, 강준영, 박광수 작가가 참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백남준 Nam June PAIK (1932-2006)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1932-2006)은 21세기 현대미술의 대표로 알려진 거장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과 독일에서 음악, 철학, 미술사를 공부하고 독일과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텔레비전을 통해 전 세계가 소통하는 예술을 만들어냈고, 기술과 미디어를 통해 유토피아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유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출해냈다.
「W3」는 세 개의 'W'를 뜻하며, 'World Wide Web'을 뜻한다. 완만한 각도의 '˅' 형상과 그 역(逆)인 '˄' 형상을 교차하여 만들었다. 백남준은 인터넷 아이디어를 세계 최초로 정초한 인물이다. 1974년의 일이다. 그의 아이디어는 CIA와 미군에 의해 먼저 실현된다. 백남준은 '정보 하이웨이', '전자 초고속도로(일렉트로닉 슈퍼 하이웨이)' 개념뿐만 아니라, 핵융합 실현을 통한 인류 해방의 서사를 보여준 적도 있다. 미래 과학이나 혁명적 지식정보를 통한 사회 선순환의 구조를 이야기한 적도 있다. 「W3」는 64개의 TV 모니터로 구성되어 있다. 64개는 64비트를 상징한다. 즉, 컴퓨터와 인터넷, 디지털의 세계를 상징한다. 「W3」에서 TV 모니터가 64개로 이루어진 것 또한 인터넷이 다가올 인류사의 추동력임을 의미한다. 「다다익선」(1988), 「전자 초고속도로: 미대륙」(1995), 「TV 정원」(2000), 「TV 붓다」(1974), 「TV 첼로」(1976) 등과 함께 그의 예술철학을 대변해 주는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W3」는 포트 로더데일 미술관(포트 로더데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미술관(인디애나폴리스, 미국), 필라델피아 아카데미 미술관(필라델피아, 미국), 산호세 미술관(산호세, 미국), 샌디에고 미술관(샌디에고, 미국), 카이사 제랄 드 디포시토스 미술관(리스본, 포르투갈), 넬슨-에킨스 미술관(캔자스시티, 미국), 호놀룰루 아카데미 오브 아트(호놀룰루, 미국)에서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진행된 순회전 『일렉트로닉 슈퍼 하이웨이』에 출품되었다. 이밖에 호림박물관(2021), 서울시립미술관(2016), 소마미술관(2012), 백남준아트센터(2011), 포항시립미술관(2010), 광주비엔날레(2010), 중앙미술학원미술관(2009), 쿤스트할레브레멘(1999-2000) 등에서 전시된 바 있다.
송현숙 SONG Hyun-sook (1952-)
낯선 타지에서 예술가의 꿈을 키웠던 송현숙(1952-)은 '삶'을 그리는 작가다. 1970년대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이주한 이후 예술가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일상의 소소한 장면, 고향 마을에서의 옛 기억을 단순화하여 화폭에 담아낸다. 작품의 소재는 작가가 한국에서 자주 보았던 장독, 가옥의 귀퉁이, 소박한 명주 등이다. 작가의 뿌리인 한국 전통 사회에서 가져온 것으로 토속적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그는 서양의 전통적 회화 매체인 템페라와 캔버스를 사용한다. 여기에 한국의 귀얄 붓으로 단숨에 그은 한 획을 더해 동서양의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한다. 작가의 한 획에는 고요함 속 서예의 필력이 보여주는 에너지가 담겨있다. 붓질은 탄력이 넘치는 데 반해, 바탕의 화면은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이는 한국의 자연미를 짙게 풍기며 무한한 깊이를 간직한다. 작품의 색감은 '그리움'에서 비롯된다. 아른거리는 고향 땅과 이국의 낯섦, 슬픔과 갈등, 사회성, 시대의식의 잔상이 한 폭의 캔버스 위에 추상적으로 담겨 있다.
송현숙은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다. 1972년 독일로 이주한 후 함부르크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함부르크 미술관(함부르크), 모리미술관(도쿄),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샌프란시스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서울), 광주시립미술관(광주), 리움미술관(서울) 등에서 그의 작품을 전시했다. 주요 소장처로는 뒤셀도르프 미술관(뒤셀도르프), 함부르크 미술관(함부르크), 베른 미술관(베른), 본 미술관(본), 라쇼드퐁 미술관(라쇼드퐁), 모리미술관(도쿄),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후쿠오카),국립현대미술관(과천), 서울시립미술관(서울), 광주시립미술관(광주), 경기도미술관(안산), 제주도립미술관(제주), 리움미술관(서울), 금호미술관(서울) 등이 있다.
현재 함부르크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강요배 KANG Yo Bae (1952-)
강요배(1952-)는 미술그룹 '현실과 발언'의 멤버이자 1980년대 한국의 민중미술 운동을 이끈 작가로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닌다. 리얼리즘 회화와 역사 주제화의 새로운 지평을 펼쳐 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강요배는 제주 4・3 항쟁 연작을 비롯하여, 제주의 역사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캔버스 위에 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매일 집에서 작업실을 오가며, 외출하고 여행하며 자연의 풍경을 본다.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른 장면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중 마음에 남은 장면을 기억하고 담아두었다가 작품으로 펼친다. 그의 작품은 작가가 조우한 순간의 감정, 그리고 나아가 시대의 정서를 담고 있다. 강요배의 작품 세계를 독자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천지 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이해하고 표현하기 때문이다.
강요배는 1952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천), 국립중앙박물관(서울), 경기도미술관(안산), 대전시립미술관(대전), 대구미술관(대구), 부산시립미술관(부산), 제주도립미술관(제주), 이중섭미술관(서귀포), 조선일보미술관(서울), 소노마카운티뮤지엄(산타로사), 우에노모리미술관(도쿄), 국립현대미술관(뉴델리), 사야마이케박물관(오사카) 등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주요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서울시립미술관(서울), 대구미술관(대구), 제주도립미술관(제주), 기당미술관(서귀포) 등이 있다. 호반미술상(2024), 이인성미술상(2020), 이중섭미술상(2015)을 수상했다. 201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현재 제주도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이준 LEE Joon (1919-2021)남사(藍史)
이준(1919-2021) 화백은 한국 기하추상의 선구자이다.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세상의 조화와 율동감, 그리고 생동하는 삶의 기쁨을 표현한다. 일본에서 습득한 서양미술의 영향을 바탕으로 구상적 작품을 선보인 그는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거쳐 기하학적 색채 추상으로 작업 방향을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기에도 그는 구상적 작품을 꾸준히 제작하며 형태에 대한 연구를 그치지 않았다. 여행을 다니며 마주한 풍경이나 인물, 삐에로 등이 작품의 주제가 되었다. 그는 빛과 색채에 대한 관심을 끊임 없이 투영하며 다양한 회화적 실험을 지속했다. 그 결과, 서양의 회화 기법과 한국적 서정성이 혼재하는 연작이 탄생했다. 이시기 제작된 소품 14 점은 서울시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준 화백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삐에로는 작가의 자아가 투영된 자화상으로 해석된다. 그는 1973년 파리에서 프랑스 배우의 광대 연기를 보고 삐에로에 인생의 모든 순간과 감정이 담겨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인생의 무거운 짐을 이겨내려는 모습과 희로애락이 담긴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아 삐에로를 자신을 상징하는 인물로 삼게 되었다. 그는 자신을 한국현대미술사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기하추상의 시기를 거친 후, 말년에 다시 삐에로를 비롯한 구상 회화를 제작하며 삐에로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준은 1919년 경상남도 남해에서 태어났다. 1939년 일본 태평양미술학교에 입학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천), 경남도립미술관(창원), 아람누리미술관(고양)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과천)과 덕수궁(서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광주),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서울), 성북구립미술관(서울), 토탈미술관(서울) 등에서 개최한 단체전에 참여했다. 주요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과천), 경남도립미술관(창원), 대전시립미술관(대전), 부산시립미술관(부산) 등이 있다.
박광수 PARK Gwangsoo (1984-)
박광수(1984-)는 신과 인간, 자연과 문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 너머의 초월적인 영역을 그린다. 강원도 철원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작가는 숲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탐구한다. 만물이 꿈틀대고, 생성과 소멸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숲은 인간에게 경의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공간에 사람의 형상이 등장한다. 자연과 하나된 듯 경계를 알 수 없는 형태로 그려지기도, 반대로 숲을 창조한 신의 형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작가는 동양의 기운생동 정신을 떠올리는 빠르고 유려한 필선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극대화하는 강렬한 색을 사용하여, 동시대적 감수성과 동양적 가치를 한 화면에 접목시킨다.
박광수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조형예술과를 전공했다. 금호미술관(서울), 인사미술공간(서울), 두산갤러리(서울, 뉴욕)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서울시립미술관(서울), 송은(서울),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파주), 일우스페이스(서울), 주홍콩한국문화원(홍콩),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서울) 등에서 개최한 단체전 및 2022 제주비엔날레(제주) 에 참여했다. 제5회 종근당 예술지상, 제7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윤석남 YUN Suknam (1939-)윤석남(1939-)은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동아시아 가부장제 문화에 희생된 여성들의 삶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한다. 가정주부로서 가정을 보살피고 아이를 양육하며 살아온 그녀는 마흔의 나이에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첫 개인전은 198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의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그 후, 1985년 김인순과 김진숙과 함께 '시월모임'을 결성하고 여성지를 발간하는데 참여하며 여성의 문제를 탐구하는데 집중했다. 윤석남은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억압받아온 여성들의 존재를 복원하며, 이를 강렬한 시각적 언어로 표현한다. 역사 속에서 잊혀진 여성 문학가, 독립운동가, 그리고 작가의 모친과 한국의 어머니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날카로운 눈매와 커다란 손을 지닌 그의 작품 속 여성들은 역사 속에서 희생된 피해자로서의 모습이 아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강인한 존재로 묘사된다. 소외된 자들에 대한 그의 관심은 여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2008년에는 버려진 나무 패널로 유기견 1,025마리의 조각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이라크 전쟁 발발 당시 국내 여성주의 예술가들과 바그다드를 방문하여 전쟁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품을 제작하는 등, 여성주의의 개념을 다각적으로 확장했다.
다양한 매체와 주제를 넘나드는 그의 예술 세계에서,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제작한 드로잉 연작은 작가의 내면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가정주부, 어머니, 그리고 사회 속 개인으로서 경험한 고민과 감정이 내밀하게 담겨있다. 여기에는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작가의 초상도 포함되어 있다. 지면에서 조금 떠 있는 상태, 즉 보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세상을 늘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그의 신념을 상징한다. 일상의 사건에서 출발하여 일기처럼 기록된 그의 드로잉들은 예술가로서 그가 겪었던 치열한 고민과 철학을 고스란히 전한다.
윤석남은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그는 40대에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그래픽 센터와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공부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서울시립미술관(서울), 스미소니언(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샌프란시스코) 등 국내외 유수 기관에서 개최된 전시에 참여했다. 2016년에는 테이트(런던)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강준영 KANG Jun Young (1979-)
강준영은 사회적 맥락에서 개인이 체험하고 느낀 것들을 회화, 도예, 텍스트, 설치 작업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다. 팝아트를 연상시키는 그의 작품은 학창 시절 접한 서양의 스트리트 문화와 패션, 디제잉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비록 개인적 영역에서 출발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사랑, 평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본질적 주제로 확장된다. 그래피티처럼 직설적으로, 혹은 반대로 은유적인 방식으로 표현되는 텍스트는 서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삶과 주변 존재들에 대한 그의 애정을 보여준다. 하위 문화로 치부되던 그래피티적 요소를 활용하고 회화에서 부수적으로 여겨지던 텍스트를 작품의 중앙에 배치하는 그의 과감한 시도는 주변부에 대한 애정과 상위 –하위라는 경계를 허무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도자기 페인팅' 역시 작가의 이러한 태도를 반영한다. 조선의 백자를 떠올리는 형태는 어린 시절 집에서 보았던 할머니의 장독대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두터운 유백색 표면에 화려한 색의 문자를 새겨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시각화했다. 이러한 도자기 형태는 만화 속 말풍선 모양으로 변형되고 확장되기도 한다. 일상 속에서 주고받는 말 속에 사랑이 담기기를 바라는 그의 바람을 더욱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스치듯 오고가는 메시지를 담은 말풍선은 우리의 삶이 수 많은 과정과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암시한다.
강준영은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도예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길이구갤러리(2022), 아틀리에 아키(2021), CR Collective(2017), 갤러리 현대(2011)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그림의 탄생』(2022, 예술의전당), 『TOTAL SUPPORT』(2022, 토탈미술관) 등이 있다.
전시제목학고재 상설전
전시기간2025.01.08(수) - 2025.02.15(토)
참여작가
강요배, 윤석남, 송현숙, 백남준, 박광수, 이준, 강준영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조각, 드로잉 총 60여 점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학고재 Gallery Hakgojae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소격동, 학고재) 학고재 본관, 학고재 오룸)
주최학고재
연락처02-720-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