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아: ≪단순한 진심: 51 Lives≫ Candid Essence: 51 Lives

2020.12.15 ▶ 2021.02.28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2076 (남현동, 서울시립미술관)

Map
  • 전시포스터

  • 박유아

    73/74 SDN 2020, 61 x 46 x 4cm, 장지에 분채

  • 박유아

    70/78 US 2019, 61 x 46 x 4cm, 장지에 분채

  • 박유아

    52/59 US 2019, 61 x 41 x 4cm, 장지에 분채

  • 박유아

    84/88 ASTRL 2020, 61 x 46 x 4cm, 장지에 분채

  • 박유아

    60/60 US 2019, 61 x 46 x 4cm, 장지에 분채

  • 박유아

    77/78 FRNC 2020, 61 x 46 x 4cm, 장지에 분채

  • 박유아

    Mr. & Mrs. Koh Ⅰ 2013, 72x100cm, 장지에 분채, 경면주사, 아교

  • 박유아

    Mr. & Mrs. Koh Ⅱ 2013, 62×46x5cm, 장지에 분채, 아교

  • 박유아

    르쌍띠망-효 2012, 가변크기, 혼합재료

  • 박유아

    전시전경

Press Release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마지막 전시로 뉴욕에서 거주하며 활동 중인 중견작가 박유아의 초상 프로젝트 《단순한 진심: 51 Lives》를 개최한다. 남서울미술관 〈대기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박유아 작가가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해온 초상 작업을 통한 ‘정체성 탐구’의 연장선에서 한국 해외 입양인의 초상을 통해 그들의 삶의 여정과 그 흔적을 살펴본다. 전시가 진행되는 공간은 도시개발계획에 의해 회현동에서 지금의 남현동으로 이축되어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남서울미술관(구 벨기에영사관)이다. 타의에 의해 이주된 한국 해외 입양인의 기억을 기록하고 수집한 인터뷰 영상물을 재해석한 박유아의 초상 작업은 남서울미술관이 담고 있는 공간의 이주 서사와 병치되어 작품과 공간이 공명하는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로 구현된다.

전시 제목 ‘단순한 진심’*은 인간 실존의 가치를 사심 없이 바라보려는 인간애가 담긴 태도를 뜻한다. 이는 작가 박유아가 그린 한국 해외 입양인 초상에 담긴 작가의 시선이자 주어진 환경을 긍정의 의지로 극복하고자 하는 작품 주인공들의 ‘위버멘쉬(Übermensch)’적 인간 유형을 담은 표현이기도 하다. 작가는 사회 구조에 경험적, 인식적으로 내포된 기존의 가치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설정하는 니체의 위버멘쉬 개념을 이번 초상 프로젝트 이름으로 명명하였다.

이번 전시는 <위버멘쉬> 연작 중 일부인 47점을 중심으로, 작가의 지난 연작 <르쌍띠망-효>(2012)의 퍼포먼스 무대 설치와 관련 영상 3점(세트) 그리고 작가를 다음 행보로 이끈 <뮤직 박스>(2013) 연작 중 대표작 2점이 더하여 구성된다. 박유아 작가는 그간의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사회의 전통적인 가족 관념에 속박된 정체성을 자각하는 과정에서 나온 깨달음을 다양한 조형언어로 시각화해 왔다. 일련의 초상 프로젝트들은 작가가 인식한 ‘이름 없는 삶’에 대한 의미의 재해석 그리고 작가를 수식해 온 가족 공동체의 해체 의지를 담고 있다. 이 같은 내적 고민과 사회적 가치 충돌을 시각화하기 위해 작가는 오랜 시간 인물을 예리하게 관찰한다. 그리고 그 인물과 주변 환경 속에 놓인 사람 사이의 관계를 수묵과 같은 전통 방법에서 설치,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 왔다.

작가는 《단순한 진심: 51 Lives》에서 부모, 형제, 부부와 연인, 지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을 통해 지금까지 지속해 온 자신의 정체성 탐구를 심화한다. 그는 젠더로서의 여성, 부모로서의 어머니, 그리고 경계인으로서의 이민자라는 본인의 다층적인 정체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입장을 대상에 투영한 ‘입양인의 얼굴’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우연히 접한 한국 해외 입양인 100인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사이드 바이 사이드>(2018, 글렌 모리와 줄리 모리 부부 감독 제작)에서 모티브를 얻어 초상 시리즈 작품을 제작하였다. 또한 동서양의 문화와 가치가 혼재, 충돌상을 살아내는 50명의 인터뷰 대상자들의 삶과 작가 자신의 삶을 지칭하여 ’51 Lives’라는 전시 부제를 달았다.

박유아는 이제는 성인이 된 입양아들의 삶에 존경과 경외심을 담아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에 담긴 각기 다른 삶의 흔적을 특유의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고 표현한다. 그리고 실물 크기에 가까운 세로 61cm, 가로 41cm 또는 46cm 동일한 규격의 장지에 수십여 차례 색을 쌓아 올리는 전통 초상 기법을 사용해 입양인의 얼굴 안에 굴절된 개인의 역사를 담아냈다.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가 다른 색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보편적인 존재인 동시에 누구도 서로 같지 않은 개별적인 존재임을 나타낸다. 여기서 각 작품의 제목은 ‘출생연도/입양 연도’와 ‘입양 국가 약자’로 조합된 기호로 되어 있다. 이렇게 이름이 없이 기호화되었다는 것은, 정체성과 존재감이 소멸된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의미한다. 초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초상화를 통해 이름 없는 삶에서 자기 서사의 주인공으로 존재감과 주체성을 드러낸다. 더불어 이번 전시와 작품에 자발적으로 모델이 되어 자기 극복의 위버멘쉬적 태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박유아 작가는 그들의 삶 속에 녹아든 이 같은 인간상을 조명하는 동안 입양인들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을 자신 또한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 작업이 진행되면서 작가는 그들의 개인 서사에 공감하여 사심 없는 시선과 사랑으로 초상화와 마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작가의 깨달음의 여정에 관람객은 동참하여 경험적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대상과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전시의 구성은 작품과 관람객이 끊임없이 시선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1층 1, 2 전시실에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입양아 초상들을 일렬로 벽의 4면을 띠와 같이 둘러 39점을 설치함으로써 우리와 다를 것이라는 인식과 시선을 전복시킨다. 이제는 성인이 된, 해외로 입양된 이들은 자신들의 초상권을 승인함으로써 작품과 전시의 형태를 통해 고국을 방문한다. 타의에 의해 이주를 경험한 이들은 낯선 지역에 이축된 영사관 건물의 운명을 환기시킨다. 1층 3 전시실에서는 <위버멘쉬> 연작의 모티브가 된 <사이드 바이 사이드>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해당 영상물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큐알 코드와 태블릿 피씨를 제공하는 레퍼런스 룸이 조성되어 있다. 작가의 초상 프로젝트에 모티브가 된 프로젝트의 배경을 이해하고 각 초상의 인물에 담긴 이야기에 접속함으로써 작가와 같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어 2층 전시실은 작가의 작업 여정을 살펴보고, 일대일로 초상 속 인물을 응시하고 대화할 수 있는 집과도 같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이트 큐브 전시장이 아닌 큰 창과 벽난로가 있는 서양 고전주의 양식의 저택과도 같이 실제 사용감이 있고 손때가 묻은 집이었던 영사관 건물에 본래 있었을 법한 나무 선반이 달린 디귿자형 벽을 제안하였다. 작품 설치를 위한 벽이 아닌 초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용도의 가구 개념을 적용하여 집 같은 편안함을 연출한다. 또한 이 디귿자 벽의 양 날개는 각각 두 명의 입양인의 얼굴을 감싸 안음으로써 이들 얼굴에 새겨진 역사의 기록을 관객이 대면할 수 있도록 한다. 1층에서 올라오자마자 맨 먼저 경험하게 되는 6 전시실에서는 민낯의 자신을 드러내며 문제와 맞서는 작가의 모습을 투영한 <미러>(2012) 영상을 시작으로 입양인 초상을 마주하게 된다. 6 전시실과 연결된 7 전시실에서는 작가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둘러싸인 <르쌍띠망-효>(2012) 퍼포먼스 무대 설치와 가족 관계의 재설정을 은유하는 영상작업 <미트>(2012)로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작가의 초상 프로젝트가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을 살펴볼 수 있다. 작은 방 구조로 이루어진 나머지 전시실에서는 작가의 지난 관계를 반추하는 <뮤직 박스> 연작(2013)과 입양인 초상을 일대일로 마주 보도록 연출하여 오늘날 역할만 남은 가족 관계에 질문을 던진다.

박유아는 자신의 가족사에서 작업을 출발하여 동아시아를 지배하고 있는 전통적 가족 개념을 재구성하고 〈위버멘쉬〉 연작에 이르기까지 정상가족과 모성신화 이데올로기를 해체하고 가족관계가 작동되는 세계를 재구성하는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낸다. 이 같은 작가의 작업 여정에 기대어 이번 전시는 이민자 어머니인 작가 박유아의 눈을 통해 바라본 이름이 없었던 사람들이 실상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입양인이 겪어온 전통적 가족형태를 정상 가족으로 규정짓는 사회 제도와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전시 제목 ‘단순한 진심’은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의 표제와 기지촌 여성과 한국 해외 입양 문제 를 다룬 소설 『단순한 진심』(조해진, 민음사, 2019)에서 가져온 것이다.

전시제목박유아: ≪단순한 진심: 51 Lives≫ Candid Essence: 51 Lives

전시기간2020.12.15(화) - 2021.02.28(일)

참여작가 박유아

관람시간화~금요일 10:00am - 08:00pm
토~일, 공휴일 10:00am - 06: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1월 1일 휴관

장르회화, 설치, 영상

관람료무료

장소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SeMA, Nam-Seoul Museum of Art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2076 (남현동, 서울시립미술관) )

주최서울시립미술관

연락처02-598-6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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