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내 마음의 정원

2019.10.23 ▶ 2019.11.10

갤러리 도올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팔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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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의

    내 마음의 정원-카라가있는 정물 75X38cm, 나무에 옻칠재료기법,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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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정원-창가에서 38x75cm, 나무에 옻칠재료기법,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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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정원-달밤 35x70cm, 나무에 옻칠재료기법,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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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정원-강가에서 42x70cm, 나무에 옻칠재료기법,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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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마음의 정원-레만 호수에서 70x116cmx2ea, 나무에 옻칠재료기법,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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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정원-레만호수에서Ⅱ 70x116cm, 나무에 옻칠재료기법,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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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정원-레만호수에서Ⅰ 70x116cm, 나무에 옻칠재료기법, 2019

Press Release

이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다양한 생각이 스친다. 화면을 중심으로 가득 채운 도상들은 산이 있고 자작나무 위에 딱다구리는 달을 쳐다본다. 그런가 하면 검정 바탕 위로 올라오는 양귀비 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아련함을 선사한다. 여기서 검정 바탕 위로 올라오는 진한 붉은빛은 서양의 유화 물감과 다르며 단번에 올라온 색감이 아닌 여러 번 칠함과 마름이 반복된 연마 과정의 산물이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색들은 묘하게 반짝거린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의 성격이 잘 드러났다. 화면의 조형은 옻칠화로 생겨난 것들이다. 족자처럼 내려오는 구도안 책과 흰빛의 호리병과 꽃, 원색의 책들을 살펴보면 화려한 장식성으로 책가도를 연상시킨다. 작품들은 자연풍경과 정물로 나뉘며 생생함을 자랑하고 분명한 형태와 극명하게 나타난 색들로 아름답다. 낯설지 않게 기억의 편린들이 선사되는 것처럼 무심하면서 자유분방한 표현들은 오랜 세월로 숙련된 양식화된 것이 어떤 종합적 인식이 느껴지는 견고함이 있다. 소재면에서 따라가자면 풍경 그리고 정물 더 깊이 들어가면 화면 구도로 수직 수평의 면분할로 공간 중심 안에서 적극 활용된다. 구체적 원근법 보다 간략화된 형태로 근접된 모습은 동양화의 역사 안 형태들이 떠오른다. 최근 검정 바탕이 아닌 파란색의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물결치는 파란색이 은빛과 어울리는데 칠화의 속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현대 회화처럼 풀어내고 있다. 낯익은 것이 조용하고 아늑한 그러나 어느 때 단호함이 있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로 매체는 옻칠을 다루고 전통과 현대의 경계에서 작업을 해왔다. 평범함과 전통적인 것, 이것들만큼 폭넓고 어려운 것이 또 어디 있을까. 특히 전통을 예로 들어 얘기하자면 매우 조심스럽다. 풍경을 전제로 하면 산수화이고 이는 옆으로 길게 이어져 나가는 구도로 관찰은 경험과 기억이 무의식적인 것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형태의 선은 단번에 나타나야 한다. 시작하기 전에 얼마나 많은 관찰과 경험이 있었겠는가. 현장 안 주변을 살피고 화면 안에 다 담아내지 못하는 과정은 선택과 생략이 교차되는 순간이다. 거기에 이성적으로 누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발문을 주고 받으면 이성적인 화재는 늘어나 그림안은 풍성해진다. 여기서 나는 시조, 발문에 약하다. 한자를 모르니 더욱 그러하다. 한 가지 짐작되는 건 무병장수無病長壽, 기명절지器皿折枝와 안녕을 기원하는 단어들을 떠올려 볼 때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은 얘나 지금이나 같은 듯 보인다. 시간이 흐르고 많은 것들이 변하고 미술관에서 우연히 산수화를 접하면 지금의 시점에서 옛 것들을 다시 바라본다. 전통과 현대는 멀고도 먼 그러나 쉽게 말하면 현시점에서 어제가 포함된 그 시점이 쌓이고 쌓인 것이다. 그 경계의 어느 틈에서 지금의 작가들은 전통을 계승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작품들을 표현한다.

칠화란 옻나무의 수액을 채취해, 이를 여러 다른 재료들과 혼합하여 그린 그림이다. 진한 갈색기로 시작되는 불투명한 액체인데. 이를 오랜 시간 저으면 맑고 투명한 액체가 된다. 칠화를 완성하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값비싼 재료와 피부로 오르는 알레르기를 해결해야 하는 과정이 따른다. 보다 다양한 문제가 있겠지만 환경적인 조건에도 민감하다. 이 회화는 적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어야 하는 성질이 있고 이를 맞추지 못하면 상당 시간이 흐른 후에도 잘 마르지 못한다. 자연소재인 만큼 그 자체가 독립적이고 유기적인 성질로 이것을 다루려면 이해와 인내가 필요하다. 칠화의 바탕은 캔버스 대신 나무판을 사용하며 그 표면을 천으로 감싼다. 안료의 정착을 위해 그리고 밑판의 뒤틀림을 막기 위해서 이다. 이 위에 비로소 옻칠 회화가 시작된다. 옻칠하고 마르고 덧바르고 갈아내는 과정의 반복은 중첩됨의 연속이다. 옻칠과 더불어 자개와 계란껍질 그리고 알루미늄박, 금박을 도입함으로 좀더 화려한 색을 얻어내기도 한다. 동양화를 전공하고 결혼과 함께 아이 엄마로 가정과 일을 병행하여 17년이 지났지만 작가의 바람은 여전하다. 행복을 바라며 보다 나은 삶을 바라는 희망 거기에 작가로서 활동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까지. 그래서일까 형태들은 바탕과 어울려 아름답고 장식적인데 단단함에서 올라오는 무장 됨이 있다. 문인화적인 성격으로 나무는 올라오고 물결치는 모습은 수평선처럼 아득하다. 작가는 강세황이 그린 ‘지상편도’를 '池上扁圖' 를 좋아한다. 정경 안에 누각이 있고 가야금과 책과 술이 있는 그리고 앞마당에는 두루미가 서있는 상호보완적 유기 관계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선인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현실과 이상이 반영된 꿈 꾸는 듯한 모습이다. 늘 곁에 있어 생각하지 못한 광경은 일상적이어서 아름다운 것이다.

작품안은 누군가 다녀갔을 어제의 시간, 순간 현시점의 누구는 어떤 것을 꿈꾸었는가 구성된 장면들은 '내 마음의 정원'이다. 생생하게 또는 앞으로도 다가올 고요함 속에 스치는 현실과 내면이 교차된다. 대체로 극명하게 올라오는 색채 촉촉하게 선사되는 면은 촉각적이라 말해도 무방하다. 부조 작품으로 오브제라 말해도 될 듯 하다. 자연만이 나타낼 수 있는 성격 오묘한 질감이 주는 생명력은 전통을 지나 지금의 시대로 환원되며 자연과 생명의 연관성으로 조화를 이룬다. 이틈에 작가는 교감하고 마음으로 절실하게 인내하는 과정 끝에 조형은 탄생된다. 처음 이 작가의 작품과 자료를 보고 작업 설명을 망설였던 건 고전적 소재에서 오는 포괄적인 면, 자연친화적 소재 옻의 생소함과 문인화라는 아득히 먼 시간성으로 동떨어진 어떤 것을 구체적으로 끄집어내어 말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책가도 안에 장식적인 붉은 꽃은 행복을 바라는 희망으로 힘에의 의지로 아름다움은 당연한 것이라고.

전시제목이상의: 내 마음의 정원

전시기간2019.10.23(수) - 2019.11.10(일)

참여작가 이상의

관람시간10:30pm - 6:00pm
토, 일, 공휴일 11:00am - 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도올 Gallery Doll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팔판동) )

연락처02-739-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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