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지: 이둘점

2019.04.23 ▶ 2019.05.05

공간291

서울 종로구 통인동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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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나는 아직도 엄마 하고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마음 속 깊이 하염없이 그리운 사람이다. 엄마라고 생각 만 해도 좋고 마음 가득 엄마 엄마 하는 것이다
엄마이름 정소지엄마라고 부르면 그래그래 하면서 답을 해서 좋다 그것이 살아있기에 답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도 엄마지 하면서 더욱 더 이둘점 자신도 여자가 되어 지금 엄마가 되어, 엄마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느끼고 문득 문득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지금이다.

이둘점 어머님은 지금 요양병원에서 오양 중이다. 점점 죽음을 향하여 다가가는 모습을 인지하면서 사진기를 들고 어머니를 찍는다. 그 찍음을 과연 몇 번을 더 할 수 있을까. 살아생전 몇 번을 더 엄마 얼굴을 볼 수 있을까. 한 번, 두 번, 세 번, 그럼 100번, 아니 죽음은 그 누구도 모른다. 갑자기 다가오기에 이둘점 사진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오늘은 2018년 5월 5일 어린이 날이다. 태어나서 부모로부터 보호 받을 때를 어린이라 한다.
그 보호 하던 분이 어머님이다. 그 어머님이 나이 들면서 자식으로부터 보호 받는다.
바로 잉태한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둘점이 엄마 란 주제로 전시를 한다.
엄마 아버지 다 부모라 한다. 부모로부터 기억을 추억이라 한다.
사진은 추억이 아니라 현실이다. 생각이 아니라 지금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사진이기 때문에 특히 추억으로부터 확인이다. 그래서 사진은 인간 세상에서 참 무서운 것이 사진이다. 이둘점 은 사진을 잘 찍는다. 아주 잘, 그렇게 잘 찍는 사진으로 엄마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사진가 이다. 사진을 내 식으로 잘 찍고 논다. 나도 사진 잘 찍으려는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잘 찍는 사진 보다 느낌 가득 담긴 사진이 좋고, 그 느낌이 나 만의 나다움 가득하면 좋다 고 한다.

이둘점. 나는 이둘점을 오래전부터 보아오고 있다. 함께 즐기고 마음 나누고 서로서로 즐기기를... 그래서 이둘점이 일상 속에서 즐기는 사진은 느낌 가득 이둘점답다.
그래서 이둘점이 어머님이란 주제로 전시를 시작 할 즈음 어머님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 속에는 사진으로 잘 놀아 느낌 가득한 이둘점의 사진 놀이가 좀 더 이둘점 다워지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사진 제목은 엄마 성함인 정소지로 했다. 좋다. 엄마가 아니라 한 여자로서의 자신을 들여다 봄. 그것이다. 엄마 정소지가 아니라 엄마이름 정소지 인 것이다. 한사람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인간 정소지 인 것이다. 이것을 자신을 들여다보듯이 엄마가 아닌 한 여성으로서의 인간 정소지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그 심정을 잘 안다. 가족의 죽음 앞에 특히 엄마의 죽음 앞에서 나는 무엇이며 누구인가를 가름해 보는 좋은 수단이다. 나는 그래서 사진이 참 좋구나 라고 늘 사진가 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 지금 한 여성 정소지를 사진으로 바라보면 지금을 투시하고 그 죽음을 앞에 둔 한 인간으로서의 그 심정을 나는 보았다. 이둘점이 어머니를 두고 고민하는 것을.
그래서 나는 좋은 사진은 사진으로 지금을 사진으로 논하는 것이 제일 좋은 사진이라 늘 생각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둘점의 사진 속에서 어머니로서의 일상과 한 여자로서 꽃 좋아하는 여성의 심리가 잘 표현된 엄마가 정소지란 이름으로 다시 거듭난 사진들이 참 좋다.
나는 이번 이둘점 샘으로부터 사진이야기를 해달라는 주문을 받고 수많은 시간을 사진을 보며 생각하고 고민 했다. 참 힘든 주제이다. 엄마란 단어도 힘든데 죽음을 느끼며 요양원을 오가는 이둘점 샘의 사진 속에서 인간 정소지의 생각 속에 그 무의식 까지도 끌어내려는 시도를 보면서 나는 그렇지 못함에 많이 부끄러움 가득 내가 이글을 써도 되나 하면서 고민을 무진장 했다.

그러나 이세상은 마감이 있다. 그 마감을 오늘 하기로 했다. 5월 5일 어린이 날이니까.
그런 오늘, 지금 이둘점의 사진이 내 머리 속에 한 장 한 장 다가오는 이미지가 참 곱고 아름답다. 그러고 보면 이둘점다운 사진들이 이것이 아닌가 싶다.
속임 없이 꾸밈없이 다가서는 일상. 거기다가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알고 싶어 힘없고 기억이 사라진 엄마의 무의식이 알고 싶어 그림도 그려내게 의도하는 그것만으로도 이둘점 은 정소지란 이름으로 엄마를 한 여성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사진들이구나 하고 그 이미지들이 나에게 다가온다.

당당하기도 하고 수줍기도 하면서 정성이 가득 담긴 그 고운 끼가 고스란히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 사진들이 소리친다. 살아 있음으로 엄마 딸, 딸과 엄마가 서로서로 토닥이는 울림이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이둘점의 엄마이야기. 그 설레임 가득 좋다 좋아. 살아있음으로 만끽, 그래서 어머님이 돌아 가셔도 후회 없기를 엄마 앞에 부끄럼 없기에 좋다 좋아 하면서, 나의 엄마라구요. 이름은 정소지이구요 나도 엄마로서 이둘점입니다 하며 말을 건네는 사진들이 좋다 좋아. 그 끝없는 삶의 깊이감, 눈감고 그리는 세상, 엄마라고요. 엄마 그세상 참 좋지요 하면서 나도 눈감고 엄마 그린다.

2018. 5. 5
사진작가 최광호



작업노트 / 이둘점

‘정소지’는 올해 아흔이신 나의 엄마시다. 1년 전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다가 올 일이라 생각은 했지만 아직도 받아들이기엔 불편하고 힘들다. 몇 해 전 부터 엄마를 만날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엄마와의 시간이 길지 않으리란 생각에 그 모습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처음에는 늙어 쪼그라진 모습을 찍는다고 싫어하셨지만 어느 날부터인지 카메라를 들어도 아무 말씀도 안하셨다. 거동이 불편하시게 되면서부터 집에서 일상의 모습들을 찍게 되었다.

사실 난 엄마를 따르거나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형제자매들에 비교해서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리란 생각이 늘 마음속에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바랐던 엄마에게 셋째 딸로 태어났으며, 유년시절을 기억해 봐도 아버지와의 추억만 떠오르고 엄마와의 추억이 떠오르질 않는 것도 그 이유다. 어찌되었건, 카메라를 들고 엄마 앞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엄마의 사소한 습관들과 몸짓, 말투, 화제의 대상 등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나에게도 큰 변화였다.
엄마는 잘 웃고, 때로는 아이 같고, 꽃을 좋아하고, 뱀을 무서워하고 이야기를 즐겨하고 부지런하며 자존심 강한 분이시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육남매의 가장으로 살아오신 지난한 삶에서 엄마 본연의 모습은 묻혀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마주 앉아 나를 바라봐 주시고, 웃어 달라 하면 웃어 주시니 가끔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그녀의 삶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엄마의 이름으로 말이다.

전시제목정소지: 이둘점

전시기간2019.04.23(화) - 2019.05.05(일)

참여작가 정소지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휴관

장르사진

관람료무료

장소공간291 (서울 종로구 통인동 124 )

주최협동조합사진공방, 갤러리수정

연락처02-395-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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