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맛(Tastes of Weather)

2018.06.12 ▶ 2018.08.15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2076 (남현동, 서울시립미술관) 1층, 2층

Map

초대일시ㅣ 2018년 06월 15일 금요일 04:00pm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로비

  • 전시포스터

  • 정만영

    좌_반사된 소리_2018_스테인리스강, 스피커, 앰프 외 혼합재료_가변크기, 우_순환하는 소리2_2018_양철지붕, 피에조스피커, 앰프 외 혼합재료_가변크기

  • 박여주

    트와일라잇 존 2015~, 창에 다이크로익 필름, 가변크기

  • 바이런 킴

    일요일 회화 2007~2016, 캔버스에 아크릴, 펜, 35.5x35.5cm

  • 김윤수

    바람의 표면, 2011~2018 PVC, 가변크기, 작가, 닻 미술관 소장

  • 성유삼

    버섯구름 2018, 스펀지 폼, 100×200cm

  • 백정기

    기우제: 마하미드 2008, 싱글채널비디오, 4분 39초

  • 임영주

    대체로 맑음 2017, 싱글채널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 임영주

    무드 2018, 싱글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11초 4분

  • 정화용 ·김형중

    에코트론 V2.0 2018, 혼합재료, 가변크기

  • 이소요

    회양목 2018, 혼합재료, 가변크기

  • 이소요

    회양목 2018, 혼합재료, 가변크기

  • 백정기

    무제 2018, 자철석, 바늘, 레진, 가변크기

Press Release

<날씨의 맛>전은 일상 속의 날씨를 음미하고 날씨와 맺어온 역사와 미래에 대해 숙고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전시명은 알랭 코르뱅의 「날씨의 맛: 비, 햇빛, 바람, 눈, 안개, 뇌우를 느끼는 감수성의 역사 (La pluie, le soleil et le vent. Une histoire de la sensibilité au temps qu’il fait)」라는 도서명을 인용했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원제에서는 쓰이지 않은 바로 '맛'이라는 표현이다. ‘맛’은 감수성, 감각, 기억, 생각 등을 함의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대해서 개개인은 미묘하게 다르게 받아들이고 기억하기도 하는 한편, 공통적으로 무엇인가를 느끼고 생각하기도 한다.

롤랑바르트는 ‘날씨만큼 이데올로기적인 것은 없다.’고 하였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우리는 개인의 감정과 삶, 정치와 경제, 종교와 과학, 문명의 성쇠, 인류의 미래 등 광범위한 스펙트럼 속에서 날씨와 관련을 맺고 있다. 본 전시는 현재 우리에게 날씨가 선사하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부여잡기 위한 시도이자 지금까지 우리가 맺어오고 있는 날씨와의 관계에 대한 단상이다. 즉, 가까운 혹은 먼 미래에는 잊힐지 모를 현 시대 ‘날씨’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맛’에 관한 소고(小考)이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감각적으로 인식되는 날씨 관련 요소를 점차 지각적으로 확장하여 인지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날씨를 맛보다(정만영, 박여주, 바이런 킴, 김윤수)’에서는 일상 속에서 익숙하게 스쳐 지나는 날씨의 편린들을 날 것 그대로 음미한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날씨 현상과 자연이 어우러진 찰나의 순간이 다양한 감정을 자아낸다. ‘날씨에 맛을 더하다(성유삼, 백정기, 임영주, 김형중⦁정화용)’에서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이 아닌, 과거부터 인간의 개입과 관계 맺음을 통해 변화해온 날씨의 다층적 면모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가 날씨에 대한 감각, 감수성, 생각 등을 개인적 나아가 사회적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날씨를 맛보다 Tasting Weather
정만영은 이번 전시에서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날씨를 표현하는 신작 <반사된 소리>를 선보인다. 녹음된 천둥소리와 함께 울리는 우퍼의 진동 그리고 미러판에 비춰지는 전시장 풍경의 떨림은 관람객을 다른 시공간으로 이끈다.
<순환하는 소리>에서 작가는 실제 양철지붕에 흘러내리는 비와 같이 피에조 스피커를 부착하여 소리 파장에 따라 양철이 떨리도록 하였다. 아시아전역에서 채집한 양철에 떨어지는 서정적인 빗소리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빗소리와 대비되어 ‘비’가 주는 다양한 감흥을 동시에 전달한다.

트와이라잇(Twilight)는 해가 지고 어스름할 때의 빛을 뜻하는 동시에 빛이 도달할 수 있는 불분명한 중간 지대를 지칭한다. 인공 색을 더해 자연에서의 빛의 존재를 더욱 부각하는 박여주의 ‹트와이라잇 존›은 대형 스테인드글라스에 투과된 빛을 통해 신의 존재와 자연에 느끼던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폐쇄적인 화이트큐브가 아닌 자연광이 들어오는 창이 있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특성이 반영되어 전시 기간 동안 날씨의 변화를 시시각각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런 킴의 ‹일요일 회화›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그려온 연작이다. 작가는 지형학적 변화를 풍경화속에 녹여 낸 ‘윌리엄 터너’나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를 묘사한 ‘존 컨스터블’처럼 매주 일요일마다 본 평범하지만 서로 다른 하늘의 모습을 35.5㎝ 정사각 크기의 캔버스에17년간 담아 오고 있다. 그가 그린 하늘 그림 위에 당시의 날씨, 기분, 가족과의 일상, 그리고 작가로서의 고민이 마치 일기와 같이 기록된 시리즈에는 평범한 삶속에 자연이 녹아들어서 하나를 이루어낸 숭고함이 있다.

김윤수는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자연 현상을 시상을 가다듬듯이 섬세하게 묘사한다. ‹달빛(4/3600시간의 파도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바다에 비친 달빛과 파도의 일렁임을 4초 동안 연차적으로 묘사한 드로잉은 달의 평균 주기에 맞춰 30장으로 한 권의 책이 구성된다. 여러 권의 책은 달이 차오르는 형태와 같이 펼쳐져 자연이 들려주는 노래를 아로새겼다.
울트라마린 색상의 비닐 조각을 발모양으로 잘라 겹겹이 쌓아올린 ‹바람의 표면›은 풍화로 인해 깎인 절벽, 바람에 일렁거리는 물결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풍파 속에서 대지에 새겨진 모든 존재의 발자취이자 시공을 초월한 소우주를 연상시킨다. ‹바람은 쉼이 없이 세상의 모든 경계를 어루만져준다› 역시 바람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바람이 스쳐 가는 듯이 흑연으로 그려낸 필치는 마치 뺨과 온몸에 바람이 맞닿을 때의 공감각적 심상을 자아낸다.


날씨에 맛을 더하다 Savoring Weather
성유삼의 ‹버섯구름›은 솜사탕처럼 말랑거릴 것 같지만, 성긴 합성 소재인 스펀지로 만든 조각이다. 실상 버섯구름은 핵폭발 시 만들어지는 인위적인 구름이지만 자연계의 ‘적란운(積亂雲)’처럼 천둥, 돌풍, 번개, 폭우와 같은 기상 현상을 동반하며, 이때 내리는 비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죽음의 비이다. 본 작품은 달콤한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이 만든 재앙과 같은 날씨 현상이 흔하게 된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백정기는 스스로가 기우제를 드리는 제사장이 된다. ‹기우제: 마하미드›에서는 날씨를 관장하는 용을 닮은 도마뱀을 제물로 죽여 이에 용이 노해 비를 내리게 했다던 조선 시대의 기우제 방식과 바셀린의 치유능력에 대한 작가의 경험을 혼합하여 제사를 지내는 퍼포먼스를 한다. ‹기우제: 카이로› 역시 비를 내리게 하는 작가만의 의식으로서, 에어컨 실외기에서 떨어진 물을 모아 사탕이 가득한 필터에 부어 이른바 단비를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다. 마하미드 기우제가 신에게 비는 초월적인 주술적 성격이 두드러진다면, 카이로는 좀 더 현실적이고 위트 있는 느낌의 기우제이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무제›는 자철석과 이로부터 자성을 얻은 바늘로 구성된 나침반이다. 앞서 제시된 두 기우제 퍼포먼스 영상 사이에 위치한 이 오브제는 마치 가뭄에 대한 해결책을 자연 속에서 찾기를 암시하는 듯하다.

임영주는 ‹대체로 맑음›을 통해 날씨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인식을 보여준다. 작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상 예보에서 ‘대체로’라는 애매모호한 부사를 사용하며 전달하는 막연함을 꼬집는다. 과거의 기상예보가 사실 전달을 위해 당일의 날씨를 전했던 반면, 현재의 기상예보는 미래의 날씨를 예견하여 송출한다는 점에서 마치 주술과 같은 속성을 지님을 포착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무드›에서는 긴급 재난문자 수신음과 함께 “당신도 그렇습니까?”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지며, 폭염, 대설, 지진과 같은 재난과 관련된 개인의 기억을 더듬도록 유도한다. ‹대체로 맑음›의 일기예보가 4월16일이라는 점 그리고 “그때를 생각나게 한다.”라는 ‹무드› 속 언급은 개인의 기억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슬픔에 빠뜨린 특정 사고와 당일의 날씨를 상기시킨다.

대기오염 수치는 이제 하나의 날씨 정보로써 예측되고 측량된다. 정화용·김형중은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에 주목하고, 이를 먹고 자라는 가상의 유기적 생물체 에코트론을 탄생시켰다. 에코트론은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서울의 미세먼지 수치에 따라 반응한다. 먼지 수치가 높을수록 변화하는 생명체는 환경 문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소요의 ‹회양목›은 지난 2018년 3월 회양목 세 그루를 남서울미술관 마당 실외기 앞에서 발견하며 시작되었다. 봄에는 작은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갈색 삭과를 맺는 회양목은 도시 조경수로 자주 활용되는 식물이다. 에어컨 작동 시 발생하는 뜨거운 인공바람이 있는 특수한 환경에서 자라는 미술관의 회양목은 전시 종료 기간까지 연구 될 예정이다. 관람객은 미술관 야외에 설치된 CCTV와 날씨 측정기의 수치를 통해 인위적인 환경으로 인해 생태계가 변화하는 양상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 전시연계프로그램 | 이소요 작가의 식물염색체 모히토 만들기
오늘날 과학자들은 온난화, 사막화에 더 잘 견디는 조경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분자생물학 기술을 동원하기에 이르렀다. ‘식물염색체 모히토 만들기’ 워크숍에서는 작가 이소요와 함께 식물 DNA를 직접 추출하여 눈으로 확인하고 더운 날에 어울리는 칵테일을 만들어 보면서 인간이 유전공학을 통해 꿈꾸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 일시: 2018년 6월 30일(토) 14:00-15:30, 16:00-17:30
2018년 7월 14일(토) 14:00-15:30, 16:00-17:30
- 장소: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1층 전시실
* 제작된 칵테일은 희망자에 한해 섭취 가능, 미성년자는 참여 불가
* 참여 방식은 추후 홈페이지에 공지

전시제목날씨의 맛(Tastes of Weather)

전시기간2018.06.12(화) - 2018.08.15(수)

참여작가 김윤수, 바이런 킴, 박여주, 백정기, 성유삼, 이소요, 임영주, 정만영, 정화용 ·김형중

초대일시2018년 06월 15일 금요일 04:00pm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로비

관람시간화~금요일 10:00am - 08:00pm
토~일, 공휴일 10:00am - 06: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휴관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SeMA, Nam-Seoul Museum of Art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2076 (남현동, 서울시립미술관) 1층, 2층)

연락처02-598-6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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